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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 프로4는 경쟁하지 않는다. 모범을 보일 뿐"

국내 시장에서 서피스는 여전히 ‘프리미엄 투인원’

마이크로소프트 투인원인 서피스 프로4가 오는 19일 정식 출시된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인터넷 상에서 흔히 도는 농담 중 하나는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 하겠다”가 있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를 즐기던 사람 중 기존 ‘선수들’에 불만을 지닌 사람들이 보다 못해 직접 현장으로 뛰어 드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IT 분야에서도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에 해당하는 사례들이 많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제작하고 있고 구글은 넥서스 스마트폰과 태블릿, 크롬북 등 하드웨어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직접 설계한다.

국내 예약판매 통해 1천대 완판

2012년 북미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인 뒤 2013년 국내 상륙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도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에 속하는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터치 인터페이스와 전자펜을 통합한데다 태블릿과 노트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투인원이라는 장르를 처음 개척한 것으로 유명하다.

네 번째 제품인 서피스 프로4는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둔 10월 26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후 상위 모델인 i7 제품 3가지 모델이 26일 오전에 모두 완판되었다. 코어 m3, 코어 i5 모델도 11월 6일 완판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5개 모델, 총 1천대가 매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북미 소비자도 키보드에 만족”

서피스 프로4가 가장 강조한 것은 다름아닌 키보드다. 11월 1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열린 핸즈온 세션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마케팅 담당 조성우 부장은 “서피스 프로4와 함께 출시된 타이핑 커버는 지금까지 출시된 타이핑 커버 중 가장 얇지만 적절한 반발력을 제공하는 키보드다. 국내보다 한 발 앞서 서피스 프로4를 구입한 북미 소비자들도 키보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서피스 커버와 키보드를 겸하는 타이핑 커버는 서피스의 양대 경험 축 중 하나인 노트북 모드를 지탱하는 가장 큰 요소다. 하지만 실제로 서피스를 써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타이핑 커버에 불만을 드러내곤 했다. 키가 눌리는 깊이가 얕아 손목에 피로가 쌓이기 쉽고 키 사이에 전혀 간격이 없어 오타를 내기 쉬웠다.

새롭게 바뀐 타이핑 커버는 키 사이 간격을 띄우고 키를 조금 더 깊이 눌리게 만들었다. 손목에 힘을 주어 타이핑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비교적 피로를 덜 느끼게 됐다. 서피스 프로3를 쓰는 사람이라면 새 타이핑 커버를 끼워서 활용해도 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마케팅 담당 조성우 부장은 “북미 소비자들도 키보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서피스 = 프리미엄’ 공식 당분간 계속될듯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서피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윈도우가 제공하는 여러 가치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기기의 모범을 보이고 다른 OEM 제조업체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다시 말해 PC 제조사들이 서피스와 동등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해 시장을 넓히기 원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서피스만한 투인원을 찾기는 어렵다. 현재 시장에서는 70만원이 채 안되는 코어M 프로세서 기반 투인원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운영체제만 제외한다면 풀HD급 디스플레이를 단 슬림노트북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100만원을 넘어서는 슬림 노트북이나 투인원, 특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단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여겨진다.

이러다 보니 국내 PC 시장은 터치나 윈도우 헬로 등 제품 원가를 높이는 기능을 뺀 저가 노트북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구입하는 고객사이기도 한 PC 제조사와 되도록 마찰을 피하고 싶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와는 달리 서피스 프로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우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도와는 달리 서피스 프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저가 제품이 선호되는 국내 시장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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