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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기업용 노트북도 가벼워야 팔린다

서피스 닮은 꼴 투인원, HP 엘리트 X2

한국HP가 28일 기업용 투인원인 엘리트 X2를 국내 출시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11년 인텔이 얇고 가벼운 노트북인 울트라북을 들고 나올 때만 해도 슬림 노트북은 비싸고 사기 쉽지 않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4년 반 이상이 지난 지금은 터치가 가능한 12인치 투인원을 100만원 아래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 같은 값이라면 보다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노트북을 쓰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내놓은 2016년 스마트기기 출하량도 이런 현상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 잠시 자료를 보면 기존 PC 생산대수는 2015년보다 1천400만 대 가량 줄어들어 2억 3천200만대에 그칠 예정이다. 반면 휴대성을 높인 투인원이나 슬림 노트북은 오히려 생산량이 1천만 대 늘어나 5천500만 대 가량이 생산될 예정이다.

개인용·기업용 경계 모호해진 투인원

기업용 노트북도 변화를 외면하기 어려워졌다. 노트북 한 대를 들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데스크톱PC는 더 이상 안 팔린다. 튼튼하면 투박하고 무거워도 모든 것이 용서됐던 예전과는 달리 더 가벼운 노트북을 요구한다.

HP가 28일 국내 공개한 투인원인 엘리트 X2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했다. 말쑥한 유니바디 디자인에 평소에는 태블릿으로, 필요할 때는 스탠드를 펼쳐 세워두고 쓸 수 있다. 분리형 키보드 커버도 키보드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제법 쓸만하도록 다듬었다. 스피커는 뱅앤올룹슨 음향기술을 적용했다.

심지어 무선으로 연결해서 모니터와 USB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와이기그 도킹 스테이션도 쓸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이 제품을 처음 보면 누군가 귀띔하지 않는 한 기업용 제품이라고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일반 소비자용 투인원과 업무용 투인원의 경계선이 희미해졌다.

기업용 태블릿과 일반 소비자용 태블릿을 디자인만 보고 구분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기업용 제품에 걸맞는 보안 기능이 강점

HP 엘리트 시리즈는 기업 환경에 적합한 여러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다른 투인원과 엘리트 X2의 결정적인 차이 역시 각종 보안 기능이다. 부팅되는 순간부터 바이오스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자동으로 복구해준다. 모든 데이터는 256비트로 암호화된다.

모든 모바일 기기는 항상 도난이나 분실 위험을 안고 있다. 장비를 잃어버렸을 경우 내부 바이오스와 미리 설치해 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하고 잠글 수 있다. 추가 액세서리인 키보드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리더와 IC카드 리더를 내장해 특정 태그를 대거나 카드를 꽂아야만 부팅되게 만들 수 있다.

기업용 기기에 필요한 보안 기능도 제법 충실히 갖췄다.

저장장치 암호화는 소프트웨어에 의존

엘리트 X2에서는 몇 가지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먼저 프로세서 선택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다. 코어 m3, m5, m7 등 세 가지만 고를 수 있고 코어 i3, 코어 i5 프로세서는 아예 없다. 실행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또 저장장치(SSD) 암호화 기능이 하드웨어 방식이 아닌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파일을 자주 읽고 쓰는 프로그램에서는 제 성능이 안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신 SSD에 하드웨어 암호화 기능이 기본 탑재되는 것을 감안하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약간 의아하다.

엘리트 X2의 국내 판매 가격은 미정이다. 한국HP는 엘리트 X2에 키보드 커버 등 각종 액세서리와 서비스를 결합한 패키지를 오는 3월부터 국내 판매할 계획이다.

엘리트 X2는 프로세서 선택 폭이 넓지 않은 것이 흠이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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