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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첫 윈도우10 스마트폰, 엘리트 X3

기업용 시장에 초점 맞춘 업무용 스마트폰

HP가 MWC 2016에서 윈도우10을 탑재한 스마트폰, 엘리트 X3를 공개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이제 완전히 PC와 노트북, 프린터, 복합기 회사로 자리잡은 HP가 MWC 2016에서 난데없이 스마트폰, 그것도 윈도우10을 탑재한 엘리트 X3를 공개했다. 최근 몇 년동안 스마트폰이라고는 관심조차 없어보였던 HP가 윈도우10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5년만에 들춰보는 HP 스마트폰 잔혹사

따지고 보면 HP는 윈도우가 돌아가는 모바일 기기와 상당히 많은 인연을 가진 회사다. 키보드를 단 윈도우CE 기반 모바일 기기인 조나다 700 시리즈, 2001년 컴팩을 인수한 후 가져온 PDA 브랜드인 아이팩 등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국내 정식 발매된 적은 없지만 블랙베리와 비슷하게 생긴 3G(HSPA) 모델도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HP는 스마트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1년에는 PDA 제조사로 유명했던 팜을 인수하고 웹OS를 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내놨지만 모두 실패했다. 스마트폰은 혹평을 받았고 HP가 내놓은 첫 태블릿인 터치패드는 헐값인 99달러(한화 약 11만원, 16GB 기준)에 재고를 정리했다.

운영체제인 웹OS는 LG전자로 넘어가 스마트TV 운영체제로 쓰였고, ‘팜’ 브랜드는 중국 가전업체인 TCL에 팔린 뒤 여태껏 감감무소식이다. 2014년에는 음성통화 기능을 갖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슬레이트6 보이스탭을 내놨지만 그야말로 ‘묻혔다’. 이런 HP가 다시 스마트폰, 그것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아닌 윈도우10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것이다.

HP가 내놓은 첫 태블릿인 터치패드는 출시 1년도 안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윈도우10 컨티뉴엄으로 마치 노트북처럼⋯

HP 엘리트 X3는 윈도우10을 탑재한 스마트폰이지만 단순히 ‘스마트폰’으로만 본다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윈도우10이 내장한 강력한 기능인 컨티뉴엄 때문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들고 다닐때는 스마트폰으로, 도킹스테이션에 꽂으면 데스크톱 모드로 쓸 수 있다. 12.5인치 화면과 키보드가 달린 주변기기인 모바일 익스텐더를 연결하면 노트북으로 변신한다.

물론 이런 기능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모토로라(現 레노버)가 2011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아트릭스의 주변기기로 ‘랩독’이라는 기기를 내놓은 적이 있고, 삼성전자도 KT와 손잡고 갤럭시S3와 연동되는 ‘스파이더 랩톱’이라는 주변기기를 내놨다. 하지만 운영체제가 안드로이드, 혹은 리눅스 기반인데다 당시 모바일 프로세서 성능도 썩 뛰어나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 등장한 엘리트 X3는 운영체제가 윈도우10이기 때문에 기존 PC 이용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스냅드래곤 820 모바일 프로세서를 써서 성능 면에서도 비교가 안된다. 무엇보다 사무 환경의 사실상 표준인 오피스가 무료로 돌아간다. 단 윈도우10 앱이 적다는 것은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는다.

윈도우10 기능인 컨티뉴엄을 통해 스마트폰을 노트북이나 태블릿처럼 쓸 수 있다.

올 여름부터 기업용 시장 우선 공급 예정

엘리트 X3는 다른 면에서도 상당히 경쟁력을 갖췄다. 뱅앤올룹슨 음향기술을 적용해 화상회의나 음성통화 중 주위 소음을 낮춰주는 기능이 있고 화상회의용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유심칩을 두 개 꽂아 한 회선은 개인용, 한 회선은 업무용으로 쓸 수 있다. 아직 인증 시험이 진행중이지만 방진·방수 등급 역시 IP67로 생활방수에는 충분해 보인다.

HP는 엘리트 X3를 올 여름부터 30여개 나라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에 공급하는 대신 PC나 노트북 유통망을 이용해 기업용 시장에 판매한다. 개인 시장 판매 여부, 또 국내 출시 여부나 가격 역시 미정이다.

HP는 엘리트 X3를 올 여름부터 30여개 나라에 판매할 예정이다.
HP가 공개한 엘리트 X3 소개 영상(유튜브)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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