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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로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스마트폰과 카메라 경계 허문 니콘 스냅브리지 기술

CP+ 2016 니콘 부스의 스냅브리지 시연 장면. D500에 저장된 사진이 블루투스로 전송된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도쿄=권봉석 기자> 요즘 나오는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 치고 와이파이 기능을 안 갖춘 제품이 없다. 사진을 주고 받고 스마트폰 화면을 리모트 셔터 대신 쓸 수 있는 이 기능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았다. 고품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와 통신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공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저 사양에 한 줄 더할 뿐”

그러나 이 기능이 처음 등장한 뒤로 4년이 넘게 지난 2016년에도 정작 이 기능을 쓰는 사람은 찾기 드물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진을 주고 받기 위해 써야 하는 와이파이 기능 자체에 함정 아닌 함정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주고 받으려면 3G나 LTE를 끄고 와이파이로 카메라에 연결해야 한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복사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사진을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와이파이를 켜고, 카메라와 연결하고, 앱을 띄워 사진을 복사하고, 다시 와이파이를 끄는 복잡한 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

처음 한 두 번은 신기해서, 혹은 메모리카드를 빼기 귀찮아서 써 볼 수 있지만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한두 번이다. 결국 와이파이 기능은 그저 제품 사양표에 한 줄 더 하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만다.

카메라와 스마트폰 경계 허문다

니콘이 지난 1월 공개한 기술인 스냅브리지(SnapBridge)는 초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인 블루투스 LE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일일이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의 와이파이 기능을 켜서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번거로운 과정 대신 블루투스로 항상 연결되게 만든 것이다.

24일 일본 니콘 본사에서 영상사업부 마케팅 총괄부 마츠이 히데키 부장은 스냅브리지 기술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약 13억 대가 팔렸고 카메라 화질도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좋은 사진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요구사항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스냅브리지로 연결된 미러리스/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상호 보완 작용을 한다.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쓸 수 있고 GPS 모듈이 없는 카메라라 해도 스마트폰의 날짜 정보나 위치 정보를 가져 와 사진에 저장할 수 있다. 사진 무단 도용을 막기 위한 저작권 정보나 로고도 쉽게 추가할 수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해 카메라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스냅브리지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과 카메라의 상호보완이 실현됐다.

카메라 사진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스냅브리지가 가진 가장 강력한 기능은 바로 사진 자동 동기화다. 카메라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배터리만 남아 있다면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사진을 가져온다.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넘어 온 사진은 니콘 자체 클라우드인 ‘니콘 이미지 스페이스’에 20GB까지 백업된다(JPEG 기준).

하지만 PC나 노트북과 달리 스마트폰은 저장공간에 제약이 있다. D5 등 풀프레임 카메라에서 고화질 설정으로 찍은 사진은 한 장당 10MB를 가볍게 넘어선다. 계속해서 사진을 복사하다 보면 금새 저장공간이 바닥날 수 있다. 이에 대해 마츠이 히데키 부장은 “스마트폰용 스냅브리지 앱은 사진을 200만 화소 수준으로 저장한다. 필요하다면 원본 그대로 복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사진을 자동으로 복사하는 기능 때문에 민감한 사진이나 동영상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닐까. 마츠이 부장은 “스냅브리지 기능은 블루투스 LE로 페어링 된 스마트폰 한 대에서만 작동한다. 위치정보 등 필요한 정보도 그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한다. 개인정보가 보호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1:1로만 대응된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없다는 것이 니콘 설명이다.

오는 4월부터 쓸 수 있어

스마트폰에서 스냅브리지 앱을 실행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블루투스 LE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에서는 쓸 수 없다. 다시 말해 블루투스 4.0 이상을 탑재하지 않은 스마트폰은 스냅브리지 앱을 설치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스냅브리지 기능을 담은 카메라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니콘은 오는 4월 출시될 DX 포맷 플래그십 카메라인 D500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카메라에 스냅브리지를 탑재할 예정이다. iOS·안드로이드용 앱도 4월에나 나온다.

스냅브리지 기능은 오는 4월 출시되는 카메라부터 적용된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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