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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한국 서비스, 일등공신은 "오픈스트리트맵"

국내 업체와 포켓스톱 제휴했나 묻자 “밝힐 수 없다”

포켓몬고가 24일 새벽부터 한국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16년 7월 글로벌 출시 이후 국내 서비스가 불투명했던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가 24일 새벽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포켓몬고는 23일 KBS 단독보도 이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면서 24일 0시경부터 한 시간동안 포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부 “지도 가려라”⋯구글 “수용할 수 없다”

포켓몬고 출시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것은 바로 국외 지도 반출 문제였다. 포켓몬고는 그동안 전세계에서 구글 지도를 이용해 게임 화면 안 지형지물을 표기해 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안보 이유로 구글이 지도를 서버로 가져가 서비스하는 것을 거부했다.

정부는 2016년 11월에도 구글 지도 반출 요청에 ‘불허’ 처분을 내렸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정부는 지도에서 국가 중요 시설을 흐리게 가려야 국외 반출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고 구글 역시 ‘한국 정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구글 지도와 마이크로소프트 빙 지도 모두 SK플래닛의 지도를 끌어와 쓴다.

결국 현재 상태로는 포켓몬고 뿐만 아니라 구글 지도를 포함한 외국 앱이나 서비스에서는 한국 지도와 관련된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

현재 구글 지도와 마이크로소프트 빙 지도 모두 SK플래닛(구 SK마케팅앤컴퍼니) 서버에 저장된 지도를 가져와 보여주는 데 그친다. 길찾기나 대중교통 안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세계에 열려 있는 오픈스트리트맵 이용

24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포켓몬고는 어떤 지도 데이터를 이용한 것일까.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이언틱 데니스 황 이사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도 데이터를 이용했다”고만 밝혔다. 지도 데이터를 제공한 곳이나 축척 등 세부 정보에 대해서도 답을 꺼렸다.

그러나 게임 업계 관계자나 개발자들은 “무료로 쓸 수 있는 지도 데이터는 오픈스트리트맵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오픈스트리트맵은 오픈스트리트맵 재단이 관리하는 무료 온라인 지도이며 전세계 누구나 허가·신청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포켓몬고는 한국 서비스에 오픈스트리트맵 지도 데이터를 활용했다.

실제로 24일 업데이트된 포켓몬고 앱의 라이선스 부분을 살펴보면 ‘한국 지도 데이터 저작권은 오픈스트리트맵 기여자에게 있음’이라는 항목이 추가되어 있다.

오픈스트리트맵은 포켓몬고가 서비스를 시작하기 10년 전인 2005년부터 시작된 서비스다. 애초에 오픈스트리트맵을 썼다면 ‘골든 타임’인 출시 초기를 넘기지 않고도 서비스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출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묻자 “콘텐츠를 한글화 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시간 핑계로 질문 차단하기도⋯”알맹이는 없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와 나이언틱 발표를 종합하면 포켓몬고는 출시 첫 달인 2016년 7월 2억650만 달러(한화 약 2천400억 원)를 벌어들였다. 출시 110일이 지나자 매출액은 8억 달러(한화 약 9천300억 원)를 돌파했다.​

그러나 현재는 포켓몬고의 열기가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나이언틱은 이를 의식한 듯 미국에서는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스타벅스와 손을 잡고 미국 내 매장을 포켓몬 체육관이나 포켓스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24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포켓몬고 국내 출시 이외에 새로운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23일 KBS 단독보도에서도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나 음료 업체, 또는 유명 관광지와 포켓몬고가 제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이언틱과 포켓몬코리아 모두 “현재 밝힐 내용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나이언틱과 포켓몬코리아는 지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다음 일정’을 이유로 질문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취재진의 항의에 마지못해 ‘지도 이외의 질문을 받겠다’며 물러서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포켓몬고 국내 출시 이외에는 어떤 새로운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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