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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게임용 노트북도 가벼워질 수 있다”

새로운 기준 맥스Q…두께는 1/3, 무게는 절반, 성능은 세 배

엔비디아가 슬림한 게임용 노트북의 새로운 기준인 맥스Q를 발표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타이페이(타이완)=권봉석 기자> 엔비디아는 2016년 데스크톱과 차이 없는 노트북용 GPU(그래픽칩셋)를 공개하며 ‘노트북 그래픽 성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도전했다. 이제는 엔비디아 GPU가 데스크톱PC와 노트북 구분 없이 모두 동일한 세대와 공정으로 출시된다.

당시 사전 브리핑에서 엔비디아 관계자는 이들 GPU가 “성능이 미쳤다(insane)”며 공언하기도 했다. 이들 제품이 성능 면에서 데스크톱PC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다양한 벤치마크와 리뷰로 증명되었다.‘노트북 그래픽 성능이 데스크톱보다 한 단계 아래다’라는 말이 엔비디아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성능 잡은 엔비디아 “다음은 휴대성이다”

그런 엔비디아가 두 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에는 성능이 아닌 휴대성이다. ‘게임용 노트북이 두껍고 무겁다’는 상식을 깨겠다는 것이다. 타이페이 현지시간으로 30일 오전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 젠슨황 CEO가 가벼운 게임용 노트북의 기준인 맥스Q(MAX-Q)를 공개했다.

이날 젠슨황은 “2016년에 엔비디아 지포스 GPU를 쓴 노트북이 1천만 개나 팔렸다. X박스원 출하량과 비슷한 수준이며 전세계 단일 최대 스포츠인 이스포츠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도 고성능 게임용 PC의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맥스Q는 PC로 게임을 즐기고 싶지만 보다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노트북이 필요한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기준이다. 몇 년 전 나온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의 평균값인 두께 51mm, 무게 4.5kg에서 벗어나 두께는 절반 이하인 18mm, 무게는 절반 수준인 2.2kg까지 내리는 게 목표다.

맥스Q는 슬림한 게임용 노트북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다.

“TV가 필요 없고 게임기보다 강력하다”

그러나 게임용 노트북이 두꺼워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참 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 노트북에서 발생하는 70-80도 가까운 열을 식히기 위해서다. 이를 제대로 식히지 못하면 열 때문에 다운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절로 성능을 낮추는 스로틀링이 강제로 작동된다.

기판에 접합된 GPU나 프로세서가 떨어져 나가 접촉 불량을 일으키는 냉납 현상때문에 고장이 생길 수 있다. 열을 빼낼 수 있는 냉각팬이나 배기구를 충분히 확보하려다 보니 자연히 두께가 두꺼워질 수 밖에 없다.

맥스Q 기준에 맞춰 만들어진 에이수스 ROG 노트북 데모.

젠슨황도 “게임용 노트북의 두께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지만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해서 이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성능을 높인 지포스 GTX와 전력 낭비를 줄이는 부품을 쓰고, 컴퓨터에 설치된 프로세서와 GPU, 게임 특성에 맞게 자동 최적화하는 지포스 익스피리언스로 최대한 성능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이날 젠슨황은 맥스Q 기준에 맞게 설계된 에이수스 신형 노트북으로 성능을 시연하기도 했다. 그는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레이싱 게임인 프로젝트 카2를 실행하면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보다 60% 이상 뛰어난데다 모니터나 TV를 따로 필요 없는 고성능 게임기나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인텔 울트라북과 닮은 꼴?

맥스Q는 강제력을 지닌 규격은 아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규격에 맞는 노트북을 만들 수 있는 PC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면 된다. 다만 칩 제조사가 어떠한 규격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인지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는 점은 인텔이 2011년 내세웠던 컨셉인 울트라북과도 흡사하다.

인텔은 컴퓨텍스 2011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배터리가 오래가고 얇고 가벼운 노트북 컨셉을 공개하면서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10년 하반기에 인텔이 공개한 11인치 맥북에어가 울트라북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울트라북 브랜드는 윈도우8이 출시되면서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가벼운 노트북’으로 한번 더 변신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터치스크린이 빠진 슬림노트북을 만드는 제조사는 더 이상 ‘울트라북’이라는 용어를 쓸 수 없게 됐다.

이후 인텔이 디태처블 등 변형이 가능한 투인원을 선보이며 ‘울트라북’이라는 용어 자체가 전면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주로 ‘투인원’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인다.

인텔은 울트라북을 내세워 새로운 폼팩터를 시장에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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