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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크롬캐스트·구글 홈이 공유기 먹통 만든다

대기 상태에서 깨어날 때 네트워크 마비시키는 문제 발견

구글 크롬캐스트나 구글 홈에 전체 네트워크를 먹통으로 만드는 문제가 숨어 있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최근에 구글 크롬캐스트나 구글 홈을 설치한 뒤 와이파이나 인터넷 접속이 먹통이 되는 현상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이 기사를 주의깊게 읽을 필요가 있다.

구글 크롬캐스트나 구글 홈이 설치된 환경에서 인터넷이 먹통이 되는 현상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제기되던 문제다. 그러나 TP링크는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공유기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구글 앱 최신 버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TP링크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구글 홈이나 크롬캐스트는 기기가 켜져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같은 네트워크 안에 있는 모든 기기에 ‘패킷’이라고 불리는 작은 양의 데이터를 항상 뿌리게 만들어져 있다. 패킷 안에 담긴 데이터 용량은 80바이트 내외이며 20초 간격으로 한 번, 1분에 세 번 꼴로 전송된다.

그런데 TP링크는 이들 기기들이 대기 상태에 있다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할 때 엄청난 양의 패킷을 뿌리는 것을 발견했다. 짧은 시간 안에 10만 개 이상의 패킷을 전체 네트워크에 뿌리는 경우도 발견됐다. 특히 대기 상태가 길어질 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게 나타난다.

구글 기기에서 쏟아지는 패킷이 결국 유무선 공유기를 마비시킨다.

문제는 이 패킷이 유선·무선을 가리지 않고 같은 네트워크 안에 있는 모든 기기에 전달되면서 유무선 공유기를 마비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유무선 공유기가 쏟아지는 패킷을 미처 처리할 수 없어서 다운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링크시스와 넷기어, TP링크와 에이수스 등 해외 유무선 공유기 제조사들은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펌웨어를 올려 놓은 상태다.

비록 구글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쏟아부어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는 행동은 디도스(DDoS) 공격과 흡사한 면이 있다. 구글 역시 문제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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