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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윈도우 8.1 해외직구 단돈 4만원?" 알고보니⋯

알고보면 위험한 ‘윈도우 해외 직구’

G2A.COM을 통해 구입한 제품키로 윈도우 8.1 프로를 정품인증 후 정보를 확인한 화면.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한국MS “해당 제품키는 비매품”

그렇다면 이 제품키는 과연 정상적인 제품키일까. 정품인증 후 생성된 제품ID와 설치ID를 이용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제품키 조회를 요청한 결과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G2A.COM을 통해 구입한 윈도우 8.1 프로 제품키는 원래 ‘드림스파크’용으로 발급된 비매품이라는 것이다.

드림스파크(DreamSpark)란 마이크로소프트에 등록한 학생이나 개발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학습에 필요한 정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윈도우 운영체제는 물론 각종 서버 소프트웨어, 비주얼 스튜디오 등 개발툴까지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급받은 제품키를 타인에게 판매하거나 양도하는 행위, 혹은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하는 행위는 약관으로 금지되어 있다.

드림스파크를 통해 발급받은 제품키를 판매하는 행위는 약관에 금지되어 있다.

정품인증에 문제가 생겨도 보상은 불가능

다시 말해 G2A.COM의 해당 판매자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무료로 발급받은 제품키를 돈을 받고 판매한 것이다. 이렇게 구입한 제품키로 윈도우 8.1 정품인증을 통과한다 해도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는 없다. 특히 개인이 아닌 기업이라면 정품 취득 경로를 증명할 수 없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 등에 적발될 경우 처벌을 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개인이 이 제품키를 가정에서 개인 용도로만 쓴다면 문제가 없을까.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문제의 제품키는 이미 이전에도 여러 번 정품 인증을 받은 기록이 있다. 이렇게 여러번 정품인증이 시도될 경우 제품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정품인증이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처음 설치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어느날 갑자기, 혹은 재설치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자국통화결제로 카드 수수료도 손해 본다

G2A.COM에 표시된 가격보다 실제로 지불해야 할 비용도 더 크다. 이 사이트가 신용카드 결제시 기본적으로 자국통화결제(DCC)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결제시 일반적으로는 해당 국가 통화를 미국 달러화(USD)로 환산한 금액이 카드사로 매입되며 카드사는 이를 다시 한국 원화(KRW)로 환산한 후 수수료를 더해 소비자에게 청구한다.

하지만 자국통화결제가 적용되면 한국 원화로 표시된 금액을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카드사로 매입된다. 한국 원화→미국 달러화→한국 원화로 이중 환전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결제시 표시되는 금액은 한국 원화(KRW)로 결제되어 저렴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3~5% 가량의 수수료를 더 내게 되며 이중 일부는 고스란히 G2A.COM의 수익이 된다.

뿐만 아니라 기본 설정이 한국어인 웹브라우저로 접속하거나 한국 IP로 판단될 경우 자국통화결제가 기본 적용된다. 금액 표시를 한국 원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바꿔주면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G2A.COM 결제시 화면. 자국통화결제가 기본 적용되어 실제 결제액은 더 비싸진다.

“공인 대리점이나 윈도우 스토어 이용해야”

결국 G2A.COM에서 윈도우 제품키를 구입할 경우 정당한 사용권을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품인증이 차단되는 피해를 입을 위험이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자국통화결제로 수수료에서도 손해를 본다. “단돈 4만원”이라는 문구에 혹해 결제한다 해도 득보다 실이 더 크기 때문에 ‘꿀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뿐만 아니라 오피스, 비주얼스튜디오 등 각종 소프트웨어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 공인 대리점을 통해 구입해야 선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윈도우를 온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윈도우 스토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온라인 윈도우 구매시 윈도우 스토어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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