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CAS-1]밸런스·바꿈질 대신 소리에 집중하고 싶다면…

  • 전면 표시등은 심플하다.

  • USB 플래시 메모리를 꽂아 내부 음원을 재생한다.

  • 스피커 연결용 단자는 필요에 따라 캡을 끼우거나 벗길 수 있다.

  • 소리를 분리하는 덕트를 스피커 하단에 달았다.

  • 진동이 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금속 플레이트를 깔 수 있다.

  • PC나 노트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 리모컨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다.

  • DSEE HX 기능은 스마트폰 앱으로만 조작할 수 있다.

The GOOD 스피커와 앰프가 한 세트. 조합을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연결해 들으면 된다. 일반 압축음원을 오버샘플링하는 DSEE HX 기능도 쓸만하다.

The BAD 아이폰 음악을 재생하려면 블루투스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임피던스가 19옴 이하인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했을 때 지극히 낮은 화이트 노이즈가 들릴 수 있다. 일부 설정은 스마트폰 앱으로 해야 한다.

한줄평 스피커 조합이나 밸런스에 대한 고민 없이 고해상도 음원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니 CAS-1(이하 CAS-1)은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하는 앰프와 2웨이 2드라이버 스피커를 한데 묶은 오디오 세트다. PC와 USB 2.0 단자로, 스마트폰·태블릿과 블루투스 3.0으로 연결한다. 재생 가능한 음원은 최대 24비트, 192kHz 무압축음원이다. 드라이버와 전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소니·필립스가 개발한 고해상도 음원인 DSD(2.8MHz) 파일도 재생한다.

앰프 최대 출력은 좌·우 각각 24W이며 전면에 설치된 헤드폰 잭을 이용하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해 음악이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음반 마스터링 과정이나 MP3·AAC 압축 과정에서 손상되는 고음역대를 되살려주는 DSEE HX 기술도 내장했다.

스피커는 2웨이, 2드라이버 방식이며 재생 가능 주파수 대역은 60Hz-50kHz다. 인클로저는 12mm 두께 MDF 소재를 썼고 트위터는 14mm, 우퍼는 62mm다. 스피커 단자의 캡은 필요에 따라 벗길 수 있고 전면 스파이크를 교체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가격은 소니스토어 기준 109만 9천원.

PC파이를 염두에 둔 기기

지금까지 소니가 내놓은 다른 음향기기와 달리 CAS-1은 철저히 재생에 초점을 맞췄다. 데스크톱PC든, 노트북이든, 일단은 음원을 재생할(보낼) 기기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블루투스로 연결되지만 소니 고유 코덱인 LDAC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음질은 떨어진다. 한 마디로 노트북조차 없다면 휴대용 DAC을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USB 입력단자는 두 개인데 하나는 앞에, 하나는 뒤에 달았다. 이 중 뒤에 있는 USB 단자는 주로 PC나 맥에 연결하기 위한 것이며 전용 케이블을 구입하면 워크맨이나 다른 기기도 연결 가능하다. 기존에 쓰던 케이블을 그대로 쓰고 싶다면 앞에 달린 USB A 단자 이외에 방법이 없다.

다만 이 USB A 단자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워크맨을 연결하면 CAS-1은 이것을 USB 플래시 메모리로만 인식하고 외장 DAC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냥 음원 저장장치가 되는 셈이다. 내부 파일을 개방하지 않는 iOS 특성상 아이폰을 연결하면 충전만 가능하다.

전면 단자에 USB 플래시 메모리를 꽂으면 PC 없이도 FLAC 파일이나 MP3 파일 등 내부 저장된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exFAT로 포맷한 64GB 제품은 정상 인식했지만 USB 3.0 어댑터에 연결한 128GB SSD는 인식하지 못했다.

※ 추가(3/7 16:00) : 소니코리아는 “전면 USB A단자에 워크맨이나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USB 플래시 메모리로 인식해 저장된 음원 파일을 CAS-1에서 재생 가능하다. 또 별매 전용 케이블을 이용해 엑스페리아 스마트폰이나 워크맨을 후면 USB B단자에 연결하면 CAS-1이 워크맨의 외장 DAC으로 작동한다”고 부연설명하였습니다. 이에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본문 내용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 추가(3/10 18:30) : 소니코리아는 “전면 USB A 단자에 64GB exFAT 방식 USB 플래시 메모리를 연결했을 때 정상 작동하는 것을 내부에서 확인하였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소니코리아 본사에서 직접 이 사실을 확인한 결과 이 설명이 맞는 것으로 확인하여,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본문 내용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PC나 노트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장된 스피커는 평이

CAS-1 설치 과정에 눈에 띄게 어려운 점은 없다. PC나 노트북과 USB 케이블을 연결하고, 극성에 주의해 본체와 스피커를 연결하면 된다. 드라이버 역시 윈도우 운영체제와 OS X용 모두 있어 설치에 큰 문제는 없다. 소니·필립스 고유 음원인 DSD 파일까지 재생하겠다면 전용 프로그램까지 설치해 주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스피커를 받치는 스파이크를 교체해 음원이 귀에 전달되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상에 PC나 모니터를 배치하다 보면 스피커가 귀 아래로 놓여 소리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기 마련이다.

스피커 앞쪽의 스파이크를 돌려 빼 낸 다음 보다 높은 것으로 교체하면 소리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진동이 스피커로 전달되어 잡음을 만들지 않도록 철판으로 된 받침대를 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설치를 마치면 사실상 볼륨 이외에는 거의 손댈 것이 없다. 다만 손실압축된 음원을 원래 상태에 가깝게 복원하는 DSEE HX 기능은 리모컨으로도 제어할 수 없다. 이 기능을 끄고 싶다면 스마트폰 전용 앱인 송팔(SongPal)을 설치한 다음 블루투스로 연동해 꺼 줘야 한다. 아무래도 복잡하다.

스피커 연결용 단자는 필요에 따라 캡을 끼우거나 벗길 수 있다.

작은 방을 채우고 남는 제법 준수한 소리

CAS-1에 기본으로 따라오는 스피커는 출력이 좌·우 각각 20W 정도다. 보기에는 작아 보이지만 60% 정도만 볼륨을 올려도 10평방미터 크기 방이 가득찰 정도로 소리를 들려준다. 일부 저음역이나 고음역을 지나치게 높인 음원만 아니라면 소리가 찢어지지도 않는다. 거실에 놓아두고 쓰기에도 나쁘지 않다.

재생하는 음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신경써서 잘 만든 음원을 재생하면 센터 스피커가 없는데도 보컬이 중앙에서 들리는 신기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사실 소니도 이 제품을 만들 때 이런 효과를 노렸다. 반면 스트리밍 서비스에나 걸 요량으로 소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은 음원은 잠시 듣다 보면 상당히 짜증스럽다. 깊이감이 사라진 얕은 소리에 흐리멍덩한 인상이 오래 남는다. 굳이 고해상도 음원이 아니더라도 잘 만든 CD 한 장이면 단박에 느낄 수 있다.

반면 묵직한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CAS-1로 듣는 소리가 약간 가볍다고 느낄 수 있다. 스피커를 2웨이로 구성해 중저음이 아예 묻히지는 않았지만 독립적인 우퍼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어디까지나 ‘음악’, 내지는 ‘소리’를 듣기 위한 제품이지 영화나 드라마를 실감나게 보는데는 적합하지 않다.

스피커를 쓰기 곤란한 야간에는 전면에 달린 헤드폰 단자를 쓰면 된다. 다만 전원 콘센트에 접지를 안 했거나 멀티탭으로 연결한 환경에서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꽂았을 때 낮게 잡음이 깔리기도 한다.

진동이 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금속 플레이트를 깔 수 있다.

결론 : 시작부터 바꿈질에 시달리기보다는…

PC파이에 발을 들일 때 처음에는 USB 외장형 DAC과 헤드폰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스피커로 소리를 제대로 듣고 싶어진다. 그러나 USB 외장형 DAC의 출력에는 엄연히 한계가 있고 이를 받쳐주는 스피커가 어떤 제품인지 종잡기 쉽지 않다. 스피커를 이것 저것 바꿔가며 다른 소리를 들어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예산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소니 CAS-1은 초급을 지나 중급의 길목에 서서 수많은 콤비네이션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피커와 앰프가 최적의 소리를 내도록 튜닝되어 있고 소리가 맺히는 위치도 제법 정확하다. 무엇보다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 조합에서 나오는 경우의 수와 밸런스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나쁘게 말하면 심심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달리 말하면 지극히 정석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소니 제품이 언제나 그렇듯이 가격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 있다. DAC과 앰프, 스피커를 합친 가격이 일곱 자리수나 되다 보니 선뜻 구입하기는 망설여진다. 굳이 편을 들려는 것은 아니지만, 스피커와 앰프를 합친데다 튜닝하는 수고를 줄이는 비용까지 포함했다고 생각하면 적절할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성급한 바꿈질로 통장 잔고가 고통받는 사태를 피하고 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외로 싼 값일지도 모른다.

전면 표시등은 심플하다.
USB 플래시 메모리를 꽂아 내부 음원을 재생한다.
리모컨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하다.
DSEE HX 기능은 스마트폰 앱으로만 조작할 수 있다.
소리를 분리하는 덕트를 스피커 하단에 달았다.
상세 정보
스피커 2웨이 2드라이버
트위터 14mm, 소프트 돔 타입
우퍼 62mm, 콘 타입
최대출력 20W + 20W
앰프 S-마스터 HX
연결 규격(유선) USB 2.0
연결 규격(무선) 블루투스 3.0, NFC
지원 포맷 WAV, FLAC, ALAC, AIFF 등
DSD 지원 여부 지원(2.8MHz, LPCM 변환)
크기(메인유닛) 55×178×172mm
크기(스피커) 95×178×172mm
무게 각각 1.3kg / 1.5kg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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