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MDR-1000X]"노이즈 캔슬링 성능? 이 정도는 되어야⋯"

  • 조작을 위한 버튼은 왼쪽에 몰아 놓았다.

  • 부피가 커진 탓에 잘 접기가 쉽지 않다.

  • 하이 레졸루션 음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유선 연결이 필수다.

  • 양쪽에 달린 마이크로 외부 소리를 가져온 다음 필요한 소리만 걸러낸다.

  • 맥OS(OS X)와 연결하면 aptX 코덱을 쓴다.

  • 헤드폰을 벗을 필요가 없는 퀵 어텐션 모드. 매우 유용하다.

The GOOD 공포가 느껴질 정도로 고요한 노이즈 캔슬링. 끼고만 있어도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The BAD 센스 엔진을 거친 목소리는 아무래도 이질적이다. 무음 상태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압박감이 있다.

한줄평 오전 12시를 살짝 넘겨 한창 시끄러운 카페에 들고 가 보라. 왜 ‘노이즈 컨트롤’인지, 들어 보면 안다.

7.6 Overall
  • 가격 6
  • 음질 8
  • 착용감 8
  • 노이즈 캔슬링 9
  • 편의성 7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니 MDR-1000X(이하 1000X)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무효화시키는 노이즈 캔슬링에 주변음이나 음성을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블루투스 헤드폰이다. 내장 코덱은 SBC, AAC, aptX, LDAC 등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코덱을 지원하며 PC나 태블릿,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워크맨이나 엑스페리아 스마트폰 등과 연동하면 최대 96kHz, 990kbps로 음원을 전송하는 코덱인 LDAC을 활성화해 보다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원은 내장형 리튬이온 배터리이며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꽂아 충전한다. 완전 충전에는 4시간이 걸리며 블루투스 연결 후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최대 20시간, 노이즈 캔슬링을 끄면 최대 22시간을 쓴다.

디지털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 연결하거나 배터리가 떨어진 경우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하면 유선 헤드폰으로 작동한다. 귀 모양이나 머리 형태 등 밀착 상태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최적화 기능, 음악을 듣다가 잠시 대화가 필요할 때 헤드폰을 벗지 않고 주위 소리를 들려주는 퀵 어텐션 기능을 내장했다. 색상은 블랙, 크림 두 종류이며 정가는 54만 9천원.

오래 써도 피곤하지 않은 헤드폰

아무리 잡음을 잘 막아 주는 헤드폰이라 해도 쓰고 있을 때 불편하다면 이미 실격이다. 배터리가 열두 시간을 넘게 간다고 해도 두 시간을 채 못 쓰고 있는 헤드폰이라면 있으나 마나다. 차음 성능은 둘째 치고 일단 쓰기 편해야 한다.

1000X는 일단 착용감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귀를 감싸는 이어패드 면적이 넓어져서 압박감이 확실히 덜하다. 비행 시간이 4시간을 넘는 홍콩이나 태국 비행편에서 내릴 때까지 그대로 끼고 있어도 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작을 위한 버튼은 왼쪽에 몰아 놓았다.

다만 진동판을 40mm까지 늘리고 착용감을 우선한 탓에 부피는 어쩔 수 없이 커졌다. 올 상반기에 나온 제품인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헤드폰, 히어온과 비교하면 더욱 더 그렇다. 착용 편의성을 고려하느냐, 디자인과 패션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전원 버튼이나 노이즈 캔슬링 버튼, 주변음 모드 버튼 등 조작이 필요한 대부분의 버튼은 왼쪽 이어컵에 몰아 놨다. 겉보기는 모두 똑같아 보이지만 손 끝으로 만져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하루에서 이틀 정도만 지나면 실수 없이 조작할 수 있다.

소니가 적극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른쪽 이어컵을 쓸어 올리거나 쓸어 내리며 곡을 앞뒤로 넘기고 볼륨을 조절하는 제스처도 여전히 유효하다. 익숙해지면 일일이 스마트폰을 꺼내 잠금을 풀고 화면을 터치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

대낮 카페에서 경험한 노이즈 캔슬링의 위력

1000X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가장 잘 실감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카페다. 점심 시간, 저녁 시간은 물론이고 낮에도 시끄러운 카페의 소음도는 알고 보면 상당히 심각하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거나 청각에 영향을 미치는 90dB(데시벨)-110dB을 오갈 정도다.

1000X를 켜고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한 다음 써 보면 커피 머신이 내는 소리, 쓸데없이 틀어둔 음악이 상당부분 가려지며 주위 소음에 따라 덩달아 커지는 목소리가 귀에 직접 전달되지 않아 상당히 쾌적해진다. 주위 말소리를 가리기 위해 귀가 아플 정도로 볼륨을 높일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체험한 노이즈 캔슬링 제품 중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우수하다.

헤드폰을 벗을 필요가 없는 퀵 어텐션 모드. 매우 유용하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혹은 주위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벗는 것도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오른쪽 이어컵에 손을 대 주위 소리를 들려주는 퀵 리스폰스 기능을 쓰거나, 주변음(음성) 모드로 놓으면 된다.

주변음(음성) 모드는 누군가 내 뒷담화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다만 이어컵 위에 달린 마이크로 수집된 다음 다시 재생되는 음성은 꽤 이질적이다. 또 음악 볼륨이 지나치게 높다면 음악에 묻혀 말소리도 안 들린다.

무선은 ‘하이 레졸루션에 가까운 상태’

1000X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가. 이 헤드폰의 개발자인 와타나베 나오키 매니저의 유권해석에 따르자면 유감스럽게도 무선 상태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가 아니다. 그야 당연한 이야기다.

24비트, 96kHz로 만들어진 고해상도 음원의 정보량은 4617kbps(577KB/s)나 된다. 아무리 소니가 자랑하는 LDAC을 쓴다 해도 그 정보량은 20% 수준인 990kbps(123KB/s)까지 떨어진다. ‘음원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정보를 손실 없이 전달한다’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의 대원칙에 어긋난다.

하이 레졸루션 음원을 제대로 즐기려면 유선 연결이 필수다.

냉정히 말하자면 운송 도중(블루투스) 맛이 떨어진 식재료(음원)에 조미료(DSEE HX)를 뿌려서 ‘최대한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에 가까운’ 상태로 만든 것이 1000X의 무선 상태다. 기존 블루투스 헤드폰과는 또 다른 훌륭한 맛을 내지만 이미 원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결국 1000X에서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즐기는 방법은 유선이다. 실제로 제품 정보에서도 8-40,000Hz 대역을 듣고 싶다면 전원을 켠 다음 기기에 연결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약간 심술을 부려서(?) 전원을 끈 상태로 다른 기기에 연결해 보면 예상도 못했던 심심한 소리가 들려온다. 물론 이런 패시브 재생은 어디까지나 내장된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비상용이다.

결론 : 절대 후회하지 않을 노이즈 캔슬링의 끝판왕

노이즈 캔슬링은 두 가지 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막아야 하고, 그럼에도 헤드폰 안으로 비집고 들어온 소리는 반대 파형으로 상쇄시켜야 한다. MDR-1000X는 이런 두 가지 요소를 잘 배합해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냈다.

소니 제품이니 당연히 LDAC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내기 마련이지만, 아직은 aptX 코덱을 쓴 스마트폰이나 PC가 더 많다. 여기에 떠오르는 샛별(?)인 aptX HD도 있다. MDR-1000X는 aptX HD를 제외한 최신 코덱을 모두 지원해서 어떤 기기에서나 좋은 소리를 낸다. 블루투스 전송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정보량을 보완해주는 DSEE HX의 효과도 위력적이다.

어려운 말을 제쳐 놓고 설명하자면, 최근에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구입했다면 되도록 이 제품 옆에 가지 말아야 한다. 전에 쓰던 제품을 어떻게 팔아야 손해를 덜 보면서 갈아탈 수 있을 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블루투스 헤드폰의 소리, 혹은 착용감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원음 원리주의자, 혹은 오디오 플레이어나 스마트폰을 가리지 않는 레퍼런스급 제품을 원한다면 이 제품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자. 이 헤드폰은 어디까지나 ‘소음을 최대한 지우면서 듣기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는 것’이 주임무다.

부피가 커진 탓에 잘 접기가 쉽지 않다.
양쪽에 달린 마이크로 외부 소리를 가져온 다음 필요한 소리만 걸러낸다.
맥OS(OS X)와 연결하면 aptX 코덱을 쓴다.
상세 정보
통신 방식 블루투스 4.1
최대 도달 거리 약 10미터
지원 코덱 SBC, AAC, aptX, LDAC
음질 향상 기능 DSEE HX
정격 소비전력 3W
드라이버 40mm
주파수 응답 4-40,000Hz (케이블 연결시)
무게 275g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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