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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노트북에 숨어 있던 키로거 발견되다

오디오 드라이버 특수 기능이 문제⋯HP “새 드라이버 제공할 것”

HP 노트북에 키로거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HP 노트북에 기본 탑재된 오디오 드라이버에 키보드로 입력한 기능을 몰래 빼돌리는 황당한 기능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HP는 문제가 된 드라이버를 수정하고 윈도우 업데이트와 HP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드라이버는 HP 노트북에 탑재된 오디오 칩 제조사, 코넥산트가 만든 것이다. 이 드라이버는 이용자가 특별한 키를 누를 때마다 작동하도록 만들었지만 드라이버 문제를 찾기 위해 내장시켰던 기능이 문제를 일으켰다. 바로 이용자가 입력한 키를 전부 가로챈 것이다.

코넥산트가 만든 드라이버는 이용자가 입력한 웹사이트 주소나 비밀번호 등 모든 내용을 가로챈 다음 노트북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나 SSD에 암호화도 하지 않은채로 저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문제는 유럽 현지시간으로 11일 스위스 보안 업체인 모드제로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모드제로는 “드라이버 파일을 분석한 결과 이 문제가 적어도 2015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드라이버가 내장된 노트북은 HP 엘리트북, 프로북, Z북 등 총 24개 모델이다. HP는 “부품 공급 협력사가 제품 출시 전 오디오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지만 이는 최종 버전에서는 빠졌어야 했다”고 밝혔다.

현재 HP는 2015년에 출시된 모델용 드라이버를 윈도우 업데이트와 HP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HP 노트북을 쓰고 있다면 내장된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실행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트북에 기본 내장된 프로그램이 보안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015년 2월에는 레노버 일부 노트북에 검색 기록과 인터넷 이용 습관을 모두 추적하는 스파이웨어인 ‘슈퍼피시 비주얼 디스커버리‘가 탑재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5년 6월에는 삼성전자가 드라이버 호환성을 이유로 윈도우 8.1 업데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노트북에 배포했다가 비난을 받은 뒤 해당 프로그램을 모두 삭제했다. 11월에는 델이 인스피런 5000과 XPS 15 등 노트북에 기본 탑재한 보안 인증서가 문제를 일으켰고 델 역시 이를 삭제해야 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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