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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인터넷 전화를 이해하는 5가지 키워드

책상에서만 전화하던 시대는 ‘이제 끝’

요즘 기업의 모든 관심은 비용 절감에 맞춰져 있지만 당장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 줄일 수는 없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요즘 기업의 모든 관심은 비용 절감에 맞춰져 있다. 세계 굴지의 온라인 유통 기업 아마존은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들에게 유일하게 공짜로 지급한 물건인 아스피린을 없애버린 일화로 유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당장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 줄일 수는 없다. 인력을 무작정 줄이기도 어렵다. 결국 기업들이 보통 고려하는 비용 절감 분야는 사무용 비품 사용을 줄이거나, 각종 복지 제도를 축소하고 마케팅 및 홍보 비용 등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IT 인프라 비용은 조금 다르다.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서비스 질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한번 도입해서 익숙해지면 왜 진작 도입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을 겨냥한 IT 서비스 자체가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 전화, 즉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이다. 초창기에는 지역번호가 아닌 070이라는 번호가 거래처나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고 해서 꺼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통신 비용을 확실히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거의 대부분 기업들이 인터넷 전화 도입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 전화가 상용화 된지도 이제 10년 가까이 지났다. 단순히 전화선 대신 인터넷 회선을 사용한다는 기본 개념을 넘어 다양한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효과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인터넷 전화 도입을 위해 꼭 알아야 할 5가지 키워드를 선정했다.

첫 번째 키워드 ‘센트릭스’

흔히 일반 가정 유선 전화와 회사에 있는 전화기는 기능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기업에서 쓰는 전화기는 우선 내선 통화가 가능하고, 다른 곳에서 온 전화를 당겨 받을 수 있고, 나에게 온 전화를 타인에게 돌려줄 수 있다.

물론 인터넷 전화가 도입되기 이전에도 기업에서 쓰는 전화기는 이러한 기능들을 지원했다. 흔히 ‘키폰’이라고 불리는 서비스다. 그러나 키폰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회사 내에 교환기를 설치해야 했다. 문제는 교환기를 도입하는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유지 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드는 것이 단점이었다.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만 이러한 키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센트릭스는 키폰의 모든 기능을 고스란히 가져오면서 교환기 설치 부담을 줄였다.

‘센트릭스’는 이러한 키폰 기능을 고스란히 구현함에도 불구하고 교환기가 필요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원리적으로 보면 교환기가 사실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전화 서비스 사업자의 중앙 서버에서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매월 이용료만 지불하면 유지보수 관리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때문에 직원이 그렇게 많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가장 많이 도입하는 전화 솔루션이다.

과거 아날로그형 키폰과 달리 센트릭스는 부가 기능도 더 다양하다. 내선통화, 당겨받기, 돌려주기 이외에도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녹취해서 관리해주거나, 대표번호를 설정해 ARS 안내를 제공할 수도 있다. 현재 가장 대중적인 인터넷 전화 서비스다.

두 번째 키워드 ‘070’

070은 법적으로 인터넷 전화에 부여하는 공통 식별번호다. 일반 전화와 구분하기 위해 부여된 번호지만, 스팸 전화 등으로 인해 초창기에는 사용자들의 인식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070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면서 070 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바로 번호이동서비스다. 기존에 사용하던 유선 전화번호가 있으면, 그 번호 그대로 인터넷 전화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만약 없는 경우에는 일단 유선 전화에 가입해 지역번호가 붙은 번호를 부여받은 후 번호이동하는 우회 경로도 있다. 다만 번호 이동 요건이 가입 후 6개월이라는 점과, 유선 전화 회선이 많은 경우에는 꽤 많은 서류 작업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다소 번거로운 방법이다.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070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사무실 상주 인원이 적거나 혹은 전화 통화 비중이 적은 소기업 등에서는 센트릭스 대신 일반 070 서비스에 가입해도 큰 문제는 없다. 070이 붙은 전화번호의 통화 요금은 같은 통신사 내에서는 회선수나 서비스 형태와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 회사에 따라서는 가입자간 무료통화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해외 지사나 각종 공사현장과 한국 본사 사이에서 국제전화 요금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전화를 쓰는 경우도 많다.

세 번째 키워드 ‘DCS’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가진 대형 사업장의 경우에는 ‘센트릭스’ 보다는 ‘DCS’를 많이 선택한다. 뭔가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Digital Communication System)의 줄임말이다.

DCS는 고객 구내에 설치되는 교환기다. 다만 과거처럼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라 IP 기반으로 작동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것을 IP-PBX라고 부른다. 구내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당연히 내선 통화는 모두 무료다.

또한 기능 면에서 센트릭스보다 훨씬 다양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단순히 음성 통화 뿐만 아니라 그룹웨어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연계해, 기업마다 필요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DCS는 수백명의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콜센터에 적합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면 소비자 상담 문의가 끊이지 않는 고객지원센터 등에서 도입하기에 적당한 솔루션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직원수가 많고, 통화가 잦은 중대형 기업에서도 고려할 만 하다.

DCS는 일반 통신서비스처럼 일괄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서비스 업체와 상담을 통해 견적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내선번호를 스마트폰에서도 동일하게 이용함으로써 비용절감과 업무편의성을 제공하는 모바일 DCS도 각광받고 있다. 이는 외근이 잦은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통신비를 지급하지 않고 내선 번호로 발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네 번째 키워드 ‘멀티 디바이스’

기존 인터넷 전화는 유선 LAN이나 제한된 와이파이 환경에서 전용 인터넷 전화기나 PC로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급격히 보급되면서 인터넷 전화도 책상을 벗어나 다양한 곳에서 마치 무선전화기처럼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여러 인터넷 전화 업체들은 전용 단말기 대신 스마트폰에 설치해 쓸 수 있는 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통화를 제공하며 일부 업체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내장한 터치패드형 전화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LG유플러스만 해도 거치대를 결합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기업용 인터넷 전화 기능을 통합한 비즈보이를 내놨다.

다섯번째 키워드 ‘비즈 스카이프’

‘비즈 스카이프’는 기업용 인터넷 전화 서비스 중 가장 발전된 형태다. 통합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적당한 표현이다. 효과적인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음성 통화는 인터넷 전화 사용과 같다. 여기에 그룹웨어라고 부르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한다. PC에서는 프로그램 형태로 설치하고 모바일에서는 앱 형태로 제공한다. 모든 버전의 윈도우는 물론 iOS, 안드로이드까지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비즈 스카이프는 기업용 인터넷 전화 서비스 중 가장 발전된 형태다.

비단 음성 통화 뿐만 아니라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한 음성통화와 인스턴트 메신저가 함께 제공된다. 별도의 솔루션 도입 없이 사내 메신저가 생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대다 통화, 화상회의는 물론 MS 오피스 툴을 활용한 온라인 협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인터넷 전화에서 추가되는 요금은 기존 회선당 수천원에 불과하다.

통신 비용은 둘째치고서라도 기존에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했던 것을 일괄적으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도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유지 보수 비용도 없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중소기업이 도입하기에 가장 적당한 솔루션이라는 평가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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