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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 6작품 공개

5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 개최···32개 작품 한글자막 및 수어통역영상 등 제공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1회 가치봄영화제’가 개막을 앞둔 오늘 추천작을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가치봄영화제는 장애인, 비장애인 관객 모두 같이 즐기는 영화축제로 올해는 온라인 상영으로 전환, 총 32개 작품에 대해 한글자막과 화면해설 버전이 포함된 ‘가치봄버전’과 수어통역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주최측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작품 6개는 다음과 같다.

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말리언니> 스틸컷 (사진=가치봄영화제)

<말리언니>

21회 가치봄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말리언니>는 해외로 전쟁고아 및 장애아를 입양보내는 사업으로 인해 우리에게 알려진 홀트 아동복지회와 말리 홀트 여사의 말년을 다루는 영화다. 이 영화는 단순히 박애주의에 입각한 한 독지가의 이야기가 아닌, 장애우와 더불어 늙어가며 희노애락을 겪는 한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오가며 마치 모자이크를 짜맞추듯 그녀의 삶을 재구성한다. 대부분 스틸 이미지로 구성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녀의 삶의 한자락을 들여다보는 듯 생생한 구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사진의 힘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새삼 숙고하게 만든다. 

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우리가 꽃들이라면> 스틸컷 (사진=가치봄영화제)

<우리가 꽃들이라면>

PDFF 경선작 <우리가 꽃들이라면>은 시각장애인 소년과 그의 친구인 두 소년의 조심스런 로맨스에 화면해설이라는 요소를 접목시킨 영화다. 고등학생 상현은, 이사를 앞두고 자신의 마음을 소설 속 구절에서, 애틋한 사랑 영화의 장면 속에서 건져 올려 시각장애인인 친구 정우에게 전하려 한다. 설레고 애틋한 사랑의 감정, 그 미묘한 온도를 ‘화면해설’이라는 소재를 통해 독특하게 전달해주는 영화.

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태몽> 영화 중 한 장면. (사진=가치봄영화제)

<태몽>

장애인미디어운동 부문에 초청된 <태몽>은 지체장애인과 비장애인 부부라는 흔치 않은 커플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가 아닌 두 사람을 직접 출연시켜 극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은경과 영식 부부는 금슬 좋은 여느 부부와 다르지 않다. 임신한 은경을 끔찍이 위하는 영식과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꿈에 부푼 은경의 모습에서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은경이 지체장애인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가족 간의 불편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두 사람의 행복을 지탱하기에 충분히 굳건한 것이다. 어둡고 불편한 장애에 대한 시선을 바꿔놓는 따뜻한 멜로드라마.

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호랑이와 소> 스틸 컷 (사진=가치봄영화제)

<호랑이와 소>

올해 신설된 특별전에서는 작년과 올해 주목받았던 한국단편영화들을 가치봄 버전과 수어통역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한국단편대상을 수상한 자전적 애니메이션 <호랑이와 소>는 호랑이띠 엄마와 소띠인 딸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혼 후 어린 딸을 데리고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엄마는 남편 없는 여자가 한국 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편견과 폭력에 맞서 때로는 당당하고 때로는 거친 살을 살아왔다. 영화는 감독의 내레이션과 엄마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역동적인 드로잉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작년에 봤던 새> 스틸 컷 (사진=가치봄영화제)

<작년에 봤던 새>

작년 가치봄영화제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올해 완성된 <작년에 봤던 새>는 21회 전주국제영화제 단편 경쟁에 이어 21회 가치봄영화제 경쟁에 선정된 수작이다. 이 영화는 제주에서 삶을 꾸렸으나 개발로 인해 제주를 떠나야하는 외지인 양수 부부와 그들의 가게에서 일하는 제주 토박이로 장애를 가진 선재를 중심에 놓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간다.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정서를 중심으로, 장애에 대한 담백한 시선과 냉랭한 현실을 모두 담고 있으면서도 균형을 잡는 감독의 솜씨가 돋보이는 영화.

21회 가치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 스틸 컷 (사진=가치봄영화제)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

국내초청작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기타리스트가 꿈인 지체장애가 있는 소녀 지희의 이야기를 다룬다. 단순한 취미가 아닌 진짜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 그녀가 가야 할 길이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지희의 부모는 고민 끝에 그녀의 꿈을 밀어주기로 결심한다. 장애를 지닌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어려운 길을 거쳐야 한다. 장애는 종종 미성숙으로 오인받기 때문이다. 자신을 한계를 받아들이고 더디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지희의 삶의 태도에서 묻어나는 성숙함, 그녀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기타 선율이 위로와 용기를 선사하는 작품.

21회 가치봄영화제는 12일 저녁 CGV피카디리1958점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시상식에서 대상을 폐막작으로 상영하고 13일 온라인으로 시상식 영상 및 수상작을 앵콜 상영하며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체상영작은 가치봄영화제 홈페이지(www.pdff.or.kr) 내 온라인 상영관을 통해 무료 상영되며, 상영시간표와 각 상영작 소개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윤현종 기자mandu@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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