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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in카] 맥라렌 아투라: PHEV로 거듭난 680마력 영국산 슈퍼카

전기 모터로만 최대 31km 주행···경제성&공기 역학에 집중한 디자인 '매혹적'

맥라렌 아투라 (사진=씨넷코리아)

(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자동차 업계에 전동화 바람이 불며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가운데 슈퍼카 제조사들도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포뮬러 원과 모터스포츠로 유명한 맥라렌(McLaren Automotive)도 이들 중 하나다.

맥라렌은 최근 수십년 간 쌓아온 자동차 기술력과 미래 전략을 반영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아투라(Artura)’를 선보였다. 폭발적인 성능으로 한계까지 내달리는 슈퍼카가 시내 주행도 31km 거리까지 전기 모터로 달리는 경제성까지 갖춘 셈이다. 영국산 슈퍼카가 하이브리드 기술을 만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맥라렌 아투라를 직접 시승해봤다.

맥라렌 아투라 디자인은 아름다우면서도 공기 역학 성능이 돋보인다. (사진=씨넷코리아)

■ 공기역학에 집중한 디자인...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아투라’라는 모델명은 예술을 의미하는 아트(Art)와 미래를 뜻하는 퓨처(Future)가 합쳐진 이름이다. 맥라렌 아투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디자인과 동시에 미래에서 날아온 우주선과 같은 첫인상을 가졌다. 맥라렌 브랜드가 자랑하는 공기 역학 기술이 차량 곳곳에 반영됐고, 언제 어디서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강렬한 존재감이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맥라렌이 말하는 디자인 철학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고 한다. 이는 차량 전면부에서 곧바로 시작되는데, 낮은 노즈와 캡 포워드 형태로 차가 언제라도 달려 나갈 준비를 마친 듯 보인다. 특히 전면 스플리터는 에어로다이내믹과 쿨러 기능을 겸비하면서도 공격적인 디자인까지 동시에 완성시켰다. 한눈에 봐도 맥라렌 브랜드 개성이 느껴지는 헤드램프는 타 차종과 분명히 구분되며,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맥라렌 아투라 후면 디자인은 강렬하다. (사진=씨넷코리아)

측면부에서도 강조된 캐릭터 라인과 공기 역학 디자인은 그대로 이어진다. 차량 사이즈는 전장 4,539mm에 전폭 2,080mm, 전고는 겨우 1,193mm로 극단적으로 낮다. 키가 큰 성인 남자가 옆에 서면 겨우 배꼽 정도 높이다.

여기에 사치스러운 카본 소재로 꾸며진 펜더 벤트와 사이드 미러, 그리고 초대형 사이즈로 자리한 에어 덕트가 차량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타이어와 휠은 각각 사이즈가 다른데, 앞바퀴는 235/35Z/R19, 뒷바퀴는 295/35/R20을 적용했다.

슈퍼카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후면부다. 뒤따라오는 차량 운전자에게 가장 오래 보여주는 부분인 만큼 슈퍼카들은 경쟁하듯 후면 디자인에 힘을 준다. 맥라렌 아투라도 예외는 아닌데, 엔진룸이 위치한 부위가 펜더까지 한판으로 덮은 형태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또 일자로 찢어진 테일램프는 후면 덕트에 일체화했고, 번호판 위로 올라온 머플러가 이색적이다. 번호판 아래 틈새로 보이는 엔진은 마치 힘을 숨기고 웅크린 괴물처럼 보인다. 이번 아투라 시승차량에 적용된 컬러는 '플럭스 그린(Flux Green)'이다.

맥라렌 아투라 후면 (사진=씨넷코리아)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성능과 효율 모두 잡았다

이번 시승한 아투라가 맥라렌 첫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아니다. 맥라렌은 앞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한 하이퍼카 ‘P1’을 선보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맥라렌은 포뮬러 E 전동화 시스템도 공급하고 있을 만큼 전동화 시대 변화를 일찍부터 준비해왔다.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차가 바로 아투라다.

맥라렌 아투라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엔진과 모터 합산 출력 680마력에 최대 토크 720Nm에 달한다. 전기 모터만으로 최대 31km 거리를 달릴 수 있고, 무게 대비 출력비는 동급 슈퍼카들 가운데 최고 수준인 톤당 488마력이다.

맥라렌 아투라는 독특한 다이히드럴 도어 방식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씨넷코리아)

이 차에 탑재된 3.0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은 585마력을 발휘하면서도 크기와 무게는 작아졌다. 엔진 중량은 겨우 160kg으로 V8 엔진 대비 약 50kg 정도 가볍다. 특히 엔진 레이아웃은 120도 V앵글로 배열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압력 손실도 줄였다.

아투라에 적용된 8단 SSG 트랜스미션은 일반적인 슈퍼카와 다르게 후진 기어를 없앴고, E-모터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 후진한다. 총 5개 리튬 이온 모듈로 만들어진 배터리 용량은 7.4kWh이며, 아투라 표준 EVSE 케이블로 충전 시 2시간 반 정도면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또한, 맥라렌이 새롭게 선보인 경량화 아키텍처 MCLA(McLaren Carbon Lightweight Architecture)를 이번 아투라에 처음 적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맥라렌 아투라 실내는 간결한 운전자 중심 설계가 돋보인다. (사진=씨넷코리아)

■ 특별한 매력 가진 슈퍼카 아투라’ 주행 느낌은? 

주행 느낌을 보기 위해 ‘다이히드럴 도어’를 가볍게 들어 열고 실내에 앉았다. 아투라 실내는 아무 것도 보지 말고 오로지 운전에 집중하라는 듯 간결하다. 스티어링 휠에는 어떤 조작 버튼도 없으며, 주행 모드 변경은 계기판 양옆에 배치해 핸들을 쥔 상태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8인치 태블릿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차량 관련 조작과 라운드 뷰 화면을 띄워준다. 기어는 버튼식이며, 새빨간 시동 버튼과 함께 배치한 점이 무척 간결하다.

아투라는 전기 모터로만 달리는 ‘일렉트릭 모드’를 포함해 총 4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노멀한 주행을 할 수 있는 컴포트 모드는 40km/h 이하에선 엔진을 끄고, 가속 시 다시금 엔진을 개입시킨다. 주행 모드를 ‘트랙’으로 바꾸니 ‘딸깍’ 소리와 함께 계기판 디자인이 F1 머신처럼 변한다. 더 빨라지는 응답성과 운전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투라는 제로백은 3초, 시속 200km까지 도달도 약 8.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로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사진=씨넷코리아)

여느 슈퍼카가 그렇듯 아투라 주행감도 단단함을 넘어 딱딱하다 느껴질 정도다.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 악셀 페달 느낌이 상당히 무겁다. 그만큼 달리고 선다는 의사를 차에 분명히 전달해야 정상적으로 차를 몰 수 있다. 반면 운전 난이도는 의외로 쉽다. 차량 앞부분이 짧고, 전방 시야감도 좋은 편이라 좁은 길 주행도 부담이 없다. 슈퍼카들 배기음이 큰 탓에 시선을 끌기 싫을 때는 조용한 일렉트릭 모드를 적극 활용했다. 

아투라는 맥라렌이 쌓아온 슈퍼카 제조 기술과 EV 주행 능력까지 겸비한 차세대 하이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공기 역학 성능으로 완성한 디자인 역시 빼어난 수준으로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맥라렌 아투라 차량 가격은 2억9천900만 원부터 시작된다. 

맥라렌 아투라는 후면 번호판 아래로 엔진이 드러나 보인다. (사진=씨넷코리아)
맥라렌 아투라 (사진=씨넷코리아)
맥라렌 아투라 (사진=씨넷코리아)
맥라렌 아투라 계기판 디자인 (사진=씨넷코리아)
맥라렌 아투라 (사진=씨넷코리아)

신동민 기자shine@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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