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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조회수 20만건 안 넘으면 벌금 내라"

체코 법원, 불법복제로 잡힌 남성에게 별난 벌 내려

불법복제로 잡힌 체코 남성이 ‘동영상 반성문을 올리라’는 별난 벌을 받았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로 잡힌 체코 남성이 별난 벌을 받았다. 자기가 지금까지 했던 일을 반성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서 조회수가 20만 번을 넘지 않으면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 것이다. 지난 25일 토렌트프릭이 소개한 자쿱 F의 사례다.

자쿱 F는 수 년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운영체제를 포함해 각종 음악과 동영상을 온라인 웹사이트 상에서 무료로 배포해왔다. 메가업로드 등 파일 업로드 사이트에 파일을 올린 다음 이를 받을 수 있는 링크를 남겨 놓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모임인 소프트웨어 얼라이언스(BSA)가 그를 추적한 끝에 결국 경찰이 들이닥쳤고 컴퓨터와 DVD,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을 압수했다. 지난 9월 열린 공판에서 자쿱 F는 집행유예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징역살이 뿐만 아니라 막대한 손해배상 액수다. 마이크로소프트, HBO, 소니뮤직, 20세기 폭스는 자쿱 F의 불법복제 피해액인 37만 3천 달러(한화 약 4억 2천900만원)를 배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중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장한 피해액만 22만 3천 달러(한화 약 2억 5천630만원)나 된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고 결국 자쿱 F와 해당 기업들은 다른 방식으로 합의했다. 훨씬 적은 벌금을 낸 대신 불법복제 방지 영상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2분 9초 가량의 짧은 동영상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파일을 ‘공유’하던 그가 고발당해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자쿱 F가 직접 출연한 불법복제 캠페인 동영상(유튜브).

단 이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뒤로 두 달 안에 재생수가 20만을 넘지 않으면 민사 소송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동영상이 올라온 웹사이트를 통해 “나는 8년동안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재미삼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해 왔다. 나같은 피라미는 잡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는 잡혔다. (불법 소프트웨어) 공유로 시작한 내 이야기를 (동영상) 공유로 끝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22일 웹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은 27일 현재 30만 건이 넘는 재생수를 기록했다. 적어도 억대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위기에서는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자쿱 F는 운이 좋은 편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불법복제로 고발당하면 평생 갚아도 모자랄 엄청난 액수를 배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불법 복제한 소프트웨어를 단 하루만 써도 정품 가격 전부를 배상해야 한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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