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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차단을 넘는 의외의 방법, 홍콩 유심

신청 방법 복잡하고 LTE는 스마트폰 가리는 것이 흠

중국 통신사가 홍콩에서 파는 유심으로 중국에서 로밍 서비스를 쓰면 인터넷 차단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중국만큼 인터넷 쓰기 까다로운 나라가 없습니다. G메일, 구글독스, 유튜브 등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가 차단당했고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안 됩니다. 심지어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도 가끔 이유없이 차단됩니다. 호텔 와이파이도 이들 서비스를 막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물론 국내 통신사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해외 로밍 회선은 이러한 차단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일 넘게 중국에 머물러야 한다면 매일 1만 1천원씩 내기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현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선불 유심을 산 다음 VPN을 쓰면 된다고요? 이마저도 함정이 있습니다. 실제보다 더 적은 돈이 들어 있는 선불 유심을 비싸게 파는 경우가 심심찮다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에서 벌써 피해 사례가 한 건 나온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 선불 유심을 구입하려 해도 한 시가 아까운 출장에서 유심 파는 곳을 찾는 것도 일이며, 일부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통해도 10만원이 넘는 바가지를 씌우기도 합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방법을 소개합니다. 중국 통신사가 홍콩에서 파는 유심으로 중국에서 로밍 서비스를 쓰면 이런 문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요?

현재 홍콩에서는 홍콩을 기반으로 한 통신사 이외에 중국 통신사인 중국연통(차이나 유니콤, 中国联通)과 중국이동(차이나 모바일, 中国移动)도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 두 통신사가 판매하는 선불 유심 중, 홍콩 번호와 중국 번호를 동시에 주는 상품이 있습니다.

이 상품은 평소 홍콩에서 생활하다가 잠시 중국으로 넘어가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품인데요, 데이터 요금제도 홍콩 현지 전용 데이터 요금제, 그리고 중국과 홍콩에서 모두 쓸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가 따로 있습니다.

이 유심은 명목상 홍콩 통신사가 만든 유심인 만큼 중국 현지에서 인터넷을 써도 해외 통신사 로밍으로 취급해서 중국 인터넷 검열이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중국 본토, 그리고 홍콩과 마카오를 마치 다른 나라처럼 별도 행정구역으로 치는 ‘일국양제’ 제도 때문입니다.

TD-LTE의 함정을 피해야

중국이동 홍콩이 파는 중국·홍콩 겸용 유심. 중국 내에서는 TD-LTE로만 서비스한다.

홍콩 통신사가 파는 선불 유심을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우 당연하지만 홍콩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입니다. 물론 유심 하나를 구하겠다고 홍콩에 넘어가는 것은 썩 현명한 일이 아니지요. 이미 국내에서도 ‘홍콩/중국/마카오 3G 유심’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유심을 파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여기에서 유심을 구입하거나, 이베이의 홍콩 판매자에게 유심을 구매해도 됩니다.

단 유심을 구매할 때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중국연통 홍콩이 파는 유심은 중국 내에서 3G(HSDPA) 방식으로 서비스를 합니다. 하지만 중국이동 홍콩이 파는 유심은 중국 내에서 TD-LTE 방식으로 서비스를 하죠. 갤럭시S7이나 아이폰6S처럼 일부 스마트폰이 아니면 절대 쓸 수 없는 방식입니다.

만약 TD-LTE를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에서 이런 유심을 꽂으면 전혀 구경도 못해본 2G 방식인 EDGE로 접속하게 됩니다. 속도도 느릴 뿐더러 데이터도 제대로 쓸 수 없습니다.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 어떤 방식을 지원하는지 확실하지 않다면 중국연통 홍콩이 파는 유심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이용할 3G 요금제에 따라 추가 충전 필요

중국연통 홍콩이 제공하는 중국·홍콩 데이터 요금제.

이번에는 중국연통 홍콩이 파는 3G 유심으로 서비스를 받는 방법을 알아 보겠습니다. 이 유심은 정가 120 홍콩달러(한화 약 1만 8천원)에 팔리며, 실제 이용 가능한 금액은 66 홍콩달러입니다. 그런데 개통 후에는 중국과 홍콩 양쪽에 월 기본료 명목으로 6 홍콩달러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실제 쓸 수 있는 금액은 60 홍콩달러입니다.

중국연통 홍콩이 제공하는 중국·홍콩 데이터 요금제 중 바로 신청 가능한 요금제는 1일, 300MB 짜리이며 38 홍콩달러를 받습니다. 7일에 500MB를 쓸 수 있는 요금제는 78 홍콩달러, 30일에 1GB를 쓸 수 있는 요금제는 118 홍콩달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적어도 50 홍콩달러, 혹은 100 홍콩달러를 따로 충전해 주어야 하는데요, 유심 판매처에 문의하시거나, 혹은 현지 유심 개통이 끝난 후 중국연통 홍콩이 운영하는 전용 사이트에 접속해서 스스로 충전해야 합니다.

직접 충전할 경우 신용카드가 있어야 하고 최소 50 홍콩달러부터 충전이 가능합니다. 단 이 경우에는 50 홍콩달러당 1 홍콩달러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50 홍콩달러를 충전하면 실제로는 49 홍콩달러가, 100 홍콩달러를 충전하면 98 홍콩달러가 충전됩니다.

데이터 로밍을 켜야 이용 가능

중국에 도착한 다음 스마트폰의 유심을 갈아 끼우고, 셀룰러 데이터를 ‘사용 안함’으로 설정해 주세요. 전파를 잡으면 머지 않아 문자메시지 두 개가 도착합니다. 첫 번째 문자메시지는 중국·홍콩 데이터 요금제 신청 안내이고, 두 번째 문자메시지는 선불 유심이 개통되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메시지입니다. 이제 중국 현지 번호로 전화를 한 번 걸어주면 됩니다. 굳이 통화를 할 필요는 없고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전화를 끊으면 됩니다.

개통을 알리는 문자메시지 도착 후 명령어를 입력해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한다.

개통이 끝난 상태에서 통화 앱을 열고 ‘*118*35#’을 누르면 현재 유심에 남아 있는 금액이 나타납니다. 남아 있는 금액을 문자메시지로 확인한 다음 다시 통화 앱에서 원하는 요금제를 눌러줍니다. 여기서는 충전하지 않은 금액으로 바로 신청할 수 있는 요금제인 1일 300MB에 가입해 보겠습니다.

통화 앱에서 해당 요금제를 신청하는 명령어인 ‘*118*441#’을 누르면 다시 문자메시지가 도착합니다. 어려운 한자가 뒤섞여 있지만 숫자를 잘 보면 신청한 날 23시 59분까지 데이터를 쓸 수 있고 그 이후부터는 1MB당 2 홍콩달러가 차감된다는 내용입니다. 또 APN에 ’3gnet’을 입력해 달라는 말도 있습니다.

로밍 설정을 켜 준 다음 필요에 따라 APN 정보도 함께 입력한다.

데이터 요금제 신청이 끝난 다음에는 셀룰러로 이동해 데이터를 켜 주시면 됩니다. 통신 방식은 3G이며, 홍콩 통신사에서 로밍을 통해 데이터를 쓰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 로밍’도 켜 주어야 합니다. 단 한국 유심을 바꿔 꽂을 일이 있다면 잊지 말고 데이터 로밍을 꺼 주세요.

5일 이상 중국에 머문다면 이득

중국연통 홍콩 3G(왼쪽), 중국이동 홍콩 LTE(오른쪽) 속도 비교.

모든 데이터 개통이 끝났다면 이제부터는 아무런 지장 없이 인터넷을 쓰면 됩니다. 속도는 1.5Mbps로 제한되어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찾거나 모바일 메신저, 혹은 소셜미디어를 둘러 보는데는 크게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 실제 이용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위젯이나 스마트폰 내 데이터 용량 측정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TD-LTE를 쓰는 중국이동 홍콩 유심을 끼운 다음 비슷한 방법으로 개통을 거치고 속도를 재보니 최대 속도는 5Mbps 정도가 나옵니다. 중국연통 홍콩 유심보다는 보다 수월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데, TD-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라면 10일에 1.5GB를 쓸 수 있는 148달러짜리 데이터 전용 유심을 쓰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유심을 파는 홍콩 업자를 이베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홍콩 선불 유심으로 중국에서 데이터를 쓰는 방법은 상당히 까다롭고 복잡합니다. 중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3일 이하라면 국내 이동통신사 로밍 서비스를 쓰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5일 이상 머물러야 한다면 VPN 없이 모든 서비스를 싸게 이용할 수 있어 한 번쯤 고려해 볼 만한 방법입니다. 여권 사본 등 개인정보 제출, 그리고 언어소통의 어려움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의 위험 없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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