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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C,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대세’

아직 보급률 낮지만 퍼지는 건 시간문제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USB-C 단자를 달았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2014년 12월 처음 등장한 USB-C 규격이 데스크톱PC, 노트북, 투인원,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조배터리와 OTG 메모리를 거쳐 거침없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USB-C 단자가 안 달려 있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는 판국이다.

올 상반기 등장한 LG전자 G5와 프렌즈 액세서리가 USB-C 단자로 대동단결하더니, 이제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까지 USB-C 단자를 달고 나왔다.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USB-C로 간다

가장 먼저 USB-C 단자를 달고 나온 스마트폰은 2015년 하반기에 나온 구글 스마트폰인 넥서스5X·6P다. MWC 2016만 해도 마이크로USB 단자를 쓰는 스마트폰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USB-C 단자가 당연하게 여겨진다. 샤오미도, 화웨이도, 레노버도, 최신 스마트폰에는 USB-C 단자를 단다.

여기에 삼성전자까지 USB-C 단자로 돌아섰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가 전세계 시장에서 지니는 지위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만 스마트폰을 7천700만 대 생산해 1위를 굳혔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USB-C를 선택했다는 것은 USB-C로 갈지 망설이던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의 등을 떠미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결국 자체 규격인 8핀 라이트닝 단자를 쓰는 애플 이외에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USB-C 단자를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는 제법 많은 제품에서 USB-C 단자를 찾아볼 수 있다.

단자 망가뜨릴 위험 덜고 어댑터도 통합 가능

USB-C 단자가 주는 이점은 많다. 단자 크기를 줄여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보다 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마이크로USB 단자에 케이블을 거꾸로 꽂아서 단자를 망가뜨리거나 고정장치가 헐거워져 충전이 제대로 안 되던 문제도 사라진다.

전원공급과 관련된 규격인 USB-PD를 따른 제품이라면 케이블과 충전기 호환성도 보장된다. 삼성전자 투인원 어댑터로 HP 투인원을 충전하거나, 애플 12인치 맥북용 충전기로 갤럭시노트7을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 몇 년만 더 지나면 노트북 따로, 스마트폰 따로 충전기를 챙기던 일은 옛일이 될 지도 모른다.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하는 USB-C 주변기기

이렇게 놓고 보면 마냥 좋아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직 USB-C 단자가 널리 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데스크톱PC와 노트북, USB 보조배터리와 어댑터에도 당연히 USB-C 단자가 안 달려 있다. 결국 USB-A to C 케이블을 별도로 챙기거나, 새로운 제품을 사야 한다. 지금까지 쓰던 USB 주변기기를 USB-C 단자에 연결할 때도 변환 커넥터를 챙겨야 한다.

이런 상황은 각종 케이블이나 액세서리 제조사에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만큼 보급이 더디다는 의미다. 예전에는 USB-C 충전 케이블을 찾으려면 해외 직구가 가장 싸고 빨랐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름을 들으면 익히 알 만한 여러 업체가 올 하반기 들어 경쟁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USB-A와 USB-C 단자를 동시에 단 스마트폰용 OTG 메모리도 나왔다.

오픈마켓에서도 USB-C 액세서리를 찾아보기 쉬워졌다. 각종 충전 케이블과 어댑터 이외에 직접 스마트폰과 꽂을 수 있는 국산 OTG 메모리도 등장했다. 그런데 가격만 따지는 일부 제조사는 연결된 기기를 고장낼 수 있는 불량 케이블을 팔기도 한다.

마이크로USB 케이블이 그랬던 것처럼, USB-C 단자가 자리를 잡는데도 그만큼의 시간과 혼란은 필요하다. 하지만 USB-C 케이블이 마이크로USB 케이블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보급될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표준 규격이 나온지 1년 8개월만에 거의 모든 메이저 스마트폰 제조사가 USB-C 단자로 돌아선 것만 해도 그렇다.

USB-C 단자가 마이크로USB 케이블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보급될 확률이 크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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