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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브랜드, SSD로 다시 돌아왔다

WD의 이유 있는 ‘한 지붕 두 살림’

WD가 지난 5월 30일 플래시 메모리를 64단으로 쌓은 3D 낸드 SSD, WD 블루 3D 낸드 SATA SSD와 샌디스크 울트라 3D SSD를 발표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타이페이(타이완)=권봉석 기자> WD가 지난 30일 플래시 메모리를 64단으로 쌓은 3D 낸드 SSD, WD 블루 3D 낸드 SATA SSD와 샌디스크 울트라 3D SSD를 발표했다. 지난 2016년 7월 WD와 도시바가 공동 개발한 64단 3D 낸드 플래시 기술인 빅스3를 바탕으로 시제품 생산에 들어간 지 4개월만이다.

두 제품 모두 기존 SATA3 인터페이스에 쓸 수 있는 2.5인치 제품이며 용량은 250GB에서 2TB까지 총 네 단계로 나뉜다. 단 WD 블루 제품은 부피가 작은 노트북이나 초소형 PC에 쓸 수 있는 M.2로 나온다. 최대 읽기/쓰기 속도는 순차 기준 각각 최대 560MB/s, 530MB/s로 SATA3 인터페이스의 한계까지 끌어냈다.

왜 다시 샌디스크인가

그런데 제품 이름이 무언가 이상하다. ‘WD 블루 3D 낸드 SATA SSD’, ‘샌디스크 울트라 3D SSD’다. 2016년 5월 WD가 샌디스크를 인수하고 같은 해 하반기 WD 브랜드로 WD 블루·그린 SSD를 출시했을 때의 상황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WD는 일반 조립PC 시장이나 소매 시장에는 ‘WD SSD’를, PC 제조사나 PC 조립업체에는 ‘샌디스크 SSD’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 2월에 출시된 고성능 SSD, WD 블랙 PCIe SSD 역시 WD 브랜드를 달고 나왔다. 적어도 이때까지만 해도 ‘샌디스크’ 브랜드의 존재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똑같은 공정에서 똑같은 기술로 생성되고 성능에도 차이가 없다. 다른 것은 오직 브랜드 뿐이다. SSD 분야에서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던 샌디스크 브랜드가 거의 반년만에 갑자기 부활한 것이다.

“샌디스크는 강력한 잠재력 지닌 브랜드”

타이페이 현지시간으로 31일 오전 만난 WD 클라이언트 SSD 에얄 벡 시니어 디렉터는 신제품 설명을 마치자마자 “왜 샌디스크 브랜드가 다시 나왔는지 궁금하죠?”라며 선수를 쳤다. 그 역시 과거 샌디스크에서 일반 소비자용 SSD를 개발하다가 2016년 5월 이후 WD에 합류했다.

에얄 벡 시니어 디렉터는 샌디스크 브랜드가 SSD에서 다시 부활한 이유로 브랜드 파워를 들었다. “WD와 샌디스크는 모두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브랜드다. WD 블루와 그린은 유통 채널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샌디스크는 SD카드와 USB 플래시 메모리, SSD로 소비자에게 친숙하다”

다시 말해 샌디스크라는 브랜드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샌디스크 브랜드가 부활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브랜드 파워다.

“소비자의 선택은 브랜드 선호도에 달렸다”

이렇게 똑같은 제품이 ‘WD 블루’와 ‘샌디스크’라는 제품으로 출시되면 소비자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재 WD SSD에는 구형 PC를 업그레이드하는데 적합한 WD 그린, 그리고 일반적인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WD 블루, PCI 익스프레스 인터페이스로 고성능에 치중한 WD 블랙 등 세 가지 제품이 있다. 여기에 샌디스크 브랜드까지 가세했다.

에얄 벡 시니어 디렉터는 “사실 많은 소비자들은 WD SSD라는 제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러나 WD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WD를 고를 것이고 샌디스크를 좋아하는 사람은 샌디스크를 고를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에 제품 가격도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WD SSD 중 최하위 제품인 WD 그린 SSD의 미래에 대해 묻자 “WD 그린 SSD는 가격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에게 여전히 가치가 있으며 나름대로 틈새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용도와 성능에 따라 구분된 WD SSD. 최상위 제품은 WD 블랙 PCIe SSD다.

오는 3분기부터 전세계 출시 예정

WD 블루 3D 낸드 SATA SSD와 샌디스크 울트라 3D SSD는 가격도 같다. 2.5인치 250GB 버전의 가격이 12만 9천원이다. 에얄 벡 시니어 디렉터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 구입 경로에 따라 두 브랜드 사이에 약간 가격이 차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M.2 2280 버전 가격은 13만 3천원으로 약간 비싸다.

이전 제품이 그랬듯이 64단 3D 낸드를 쓴 제품 역시 SATA3 버전으로만 나온다. 1TB를 넘는 대용량 제품을 만드는데 적합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 오는 3분기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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