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텔앤컨 칸]탄탄한 앰프와 오디오 플레이어의 만남

  • USB 단자 두 개와 SD카드 단자 두 개를 달았다.

  • 재생 제어 버튼을 화면 아래 따로 달았다.

  • SD카드 512GB, 마이크로SD카드 256GB를 더해 최대 768GB까지 늘릴 수 있다.

  • PC DAC 기능을 쓸 때는 충전용 케이블을 따로 꽂아 줘야 한다.

  • 뒷면은 사다리꼴 모양이다.

  • 24비트, 48kHz aptX-HD 코덱도 지원한다.

  • 맥OS나 윈도우 모두 연결하면 바로 외장형 DAC으로 인식한다.

The GOOD 유선이면 유선, 무선이면 무선. 어느쪽이든 듣기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The BAD 64GB는 역시나 좀 버겁다. 그리고 이제 슬슬 USB 3.0을 지원해 주면 안 될까.

한줄평 모두를 위한 제품은 아니지만 타겟은 확실히 잡은 보기 드문 제품. 무척 흥미롭다.

6.8 Overall
  • 가격 7
  • 디자인 6
  • 휴대성 6
  • 음향 8
  • 부가기능 7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아스텔앤컨 KANN(이하 ‘칸’)은 앰프를 내장해 현존하는 거의 모든 이어폰, 헤드폰을 지원하는 오디오 플레이어다. 최대 32비트, 384kHz 음원을 있는 그대로 재생하며 재생이 까다로운 DSD 음원은 최대 11.2MHz까지 내부 변환 없이 그대로 재생한다.

내장된 DAC은 AK300과 동일한 AK4490이며 외부 오디오 플레이어나 PC와 연결하면 간이 외장형 DAC으로 작동한다. 3.5mm 언밸런스드 출력과 2.5mm 4극 밸런스드 출력을 동시에 지원하며 임피던스가 높은 하이엔드 헤드폰도 변환 단자만 꽂으면 그대로 쓸 수 있다.

저장공간은 기본 64GB에 SD카드 최대 512GB, 마이크로SD카드 최대 256GB를 더해 최대 768GB까지 더 쓸 수 있다. PC와 연결은 USB-C 단자로 하며 고속충전기를 이용하면 한 시간 충전해 최대 6시간 30분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격은 아이리버샵 기준 129만원.

무겁고 두껍지만 손에는 잘 잡힌다?

언밸런스·밸런스 출력을 겸하는 앰프에 SD·마이크로SD카드 슬롯까지 겸한 탓에 두께는 25.6mm, 무게는 455g으로 늘어났다. 무게만 따지고 보면 피파 월드컵 공인구 하나를 들고 다니는 셈이다. 단 본체 단면이 사다리꼴이라 손에서 놓치거나 떨어뜨릴 위험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본체 두께가 두꺼워진데는 나름대로 이유도 있다. 3.5mm 일반 이어폰잭과 2.5mm 밸런스드 출력, 여기에 라인아웃 단자까지 충실하게 늘어났다.

칸은 볼륨 조절 스위치가 세로가 아닌 가로로 움직이는데다 쉽게 좌우로 돌아가지 않는 마찰력을 갖추고 있어서 조작 실수로 볼륨이 요동칠 확률은 크게 줄어들었다. 따로 설정을 마치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는 오작동하지 않게 잠글 수 있다.

뒷면은 사다리꼴 모양이다.

소리를 들어보니 “과연, 그럴만 하다”

칸이 쓰는 DAC인 AK4490은 최근 아스텔앤컨 오디오 플레이어에 심심찮게 쓰인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말끔하고 균형잡힌 소리를 들려주는 편이다. 여기에 언밸런스·밸런스 출력과 앰프가 더해지면서 특히 헤드폰으로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임피던스가 너무 높아 스마트폰이나 다른 오디오 플레이어에 끼우면 너무 볼륨이 낮아 듣기 힘들었던 제품(이를테면 젠하이저 하이엔드 등)도 칸에 끼우면 곧잘 작동한다. 2.5mm 밸런스 출력이 가능한 이어폰도 꽂아 쓸 수 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 출력이 모자라 원하는 소리를 못 듣는 불상사는 일어나기 힘들다고 봐도 좋다.

소니가 만든 포맷인 LDAC이 안드로이드 O에 탑재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낳기도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니 기기가 있어야 쓸모가 있다. 칸은 aptX HD도 지원하기 때문에 HBS-1100처럼 해당 코덱을 지원하는 기기와 연결하면 한결 나은 소리를 들려준다.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거친 느낌이 한결 덜하다.

24비트, 48kHz aptX-HD 코덱도 지원한다.

PC DAC 연결, 그러나 불편한 동거

데스크톱 PC나 노트북에 달린 DAC은 거의 대부분 소리가 조악하다. 스피커를 공들여 만든 제품이라 해도 좋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해 잠시 들어보면 “이건 아닌데⋯”라는 장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니. 소리의 품질과 출력 모두 매우 실망스럽다.

칸은 내장형 사운드카드에 절망한 사람들을 위해 USB DAC 기능도 갖추고 있다. 맥OS는 어려운 설정 없이 꽂으면 바로 작동하며 윈도우 운영체제도 별 어려움 없이 잘 돌아간다. 잡음 간섭이 적은 설계와 내장 앰프 덕에 밑바닥이 제법 두터운 괜찮은 소리를 낸다.

다만 충전이 문제 아닌 문제로 남는다. 요즘 대세(?)인 USB-C 단자를 쓴 것까지는 좋은데, 충전과 파일 복사는 USB-C 단자로, PC DAC 연결은 전통적인 마이크로USB 단자로 하다 보니 PC에 꽂아 놓아도 충전이 안 된다. 결국 충전은 USB-C로, PC와 연결은 마이크로USB로 하는 불편한 동거가 계속된다.

PC DAC 기능을 쓸 때는 충전용 케이블을 따로 꽂아 줘야 한다.

결론 :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기기는 아니지만⋯

오디오 플레이어나 스마트폰으로 고해상도 음원을 즐기다 보면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 소리에 만족하거나, 혹은 원인모를 부족함을 느끼거나.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음이 아닌 중저음이다. 큰 출력을 낼 수 없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거치형 헤드폰 앰프에서 듣던 그 소리를 기대하기란 힘들다.

스마트폰만한 헤드폰 앰프를 따로 들고 다닐 것인가, 아니면 헤드폰을 포기할 것인가. 옆에서 보기에는 자칫 ‘옥상옥’처럼 보일 수 있는 문제지만 밖에서도 좋은 음악을 밀도 있는 소리로 듣고 싶다면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아스텔앤컨 칸은 오디오 플레이어와 고성능 앰프를 한데 합친 보기 드문 조합이다. 두텁고 무거운 탓에 누군가는 “이런 걸 누가 쓰겠느냐”며 힐난할 법도 하다—용돈으로 조달 가능한 ‘가성비 이어폰’과 무료 스트리밍이 잘 돌아가는 기기만이 최고의 기기가 아니다—.

그런데 이 기기는 ‘모두에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기기는 아니다. 쓸만한 오디오 플레이어와 헤드폰 앰프를 하나로 합치고 싶은 사람, 혹은 다양한 이어폰과 헤드폰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오디오 플레이어에 목말랐던 사람을 위한 기기다.

확실히 이전까지는 없었던 제품이다. 신선하다. 그러나 USB-C 단자와 마이크로USB 단자가 공존하는 풍경은 아무래도 어색하다. AK240보다 더 퇴보했다. USB-C 단자를 살려두고 변환 커넥터와 케이블을 덤으로 주는 게 더 낫다. 파일을 복사할 때마다 인내심을 요구하는 USB 2.0 규격도 이제는 버릴 때가 됐다.

USB 단자 두 개와 SD카드 단자 두 개를 달았다.
재생 제어 버튼을 화면 아래 따로 달았다.
SD카드 512GB, 마이크로SD카드 256GB를 더해 최대 768GB까지 늘릴 수 있다.
맥OS나 윈도우 모두 연결하면 바로 외장형 DAC으로 인식한다.
상세 정보
재생가능포맷(손실) MP3, WMA, AAC, OGG
재생가능포맷(비손실) FLAC, WAV, ALAC, AIFF, DSD
재생가능범위 최대 32비트, 384kHz
DAC AKM AK4490×1
디스플레이 4인치 터치스크린
해상도 800×480 화소
저장장치 64GB
용량확장 SD·마이크로SD카드 이용
네트워크 블루투스 4.0, 802.11n
무선 코덱 SBC, aptX, aptX HD
노이즈 캔슬링 불가능
USB DAC 가능
배터리 내장형 6,200mAh
운영체제 자체 운영체제
PC 인터페이스 USB 2.0
크기 71.23×115.8×25.6mm
무게 455g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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