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 Korea뉴스신제품

[시승기] 40만대 넘게 팔린 닛산 2세대 전기차 '리프'

전비 8km/kwh 대, e-페달 주행 피로 감소 효과

닛산 2세대 리프 (사진=지디넷코리아)

(씨넷코리아=조재환 기자) “어? 왜 프로파일럿이 없지?”

지난해 11월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에서 열렸던 닛산 2세대 리프 미디어 기자간담회에 나온 기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여기서 프로파일럿은 닛산이 내세우고 있는 최신형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말한다.

프로파일럿은 지난 2016년 7월 최초로 공개됐다. 해당 사양은 자율주행 2단계(최고 자율주행 단계는 4단계 또는 5단계)에 속하며, 차량 상단에 자리잡은 모노 카메라로 전방 차량 움직임과 차선 인식을 수행할 수 있다. 또 커브길 주행과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 차량을 감지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갖는다.

프로파일럿은 닛산 2세대 리프의 핵심 사양 중 하나다. 닛산은 전 세계적으로 리프의 프로파일럿 탑재를 최우선 판매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내 판매되는 리프는 프로파일럿이 제외됐다. 가격적인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주행보조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가운데 국내 판매 리프의 프로파일럿 부재는 아쉽다.

한국닛산은 2세대 리프 프로파일럿 부재에 대한 대중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 커넥티드 전략을 선택했다.

국내 판매 2세대 리프는 팅크웨어의 새로운 커넥티드 지도 플랫폼 ‘WHERE(웨어)’와 프로야구와 날씨 등 실시간 콘텐츠를 한번에 살펴볼 수 있는 LG유플러스 플랫폼 ‘U+Drive(유플러스드라이브)’, 네이버 음성인식 비서 시스템 ‘클로바’가 탑재됐다.

주행 중인 닛산 2세대 리프 모습. A필러 시야가 다소 좁은 것은 아쉽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동안 현대기아차 주력 판매 차종에 카카오아이 음성인식이 널리 탑재됐지만, 국내 판매차량에 네이버 클로바가 들어간 것은 2세대 리프가 처음이다. 자세한 클로바 리뷰 기사는 기사 하단 관련 기사 링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프로파일럿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2세대 리프의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는 한 번 충전후 최대 231km다. 배터리 용량이 40kWh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소 370km가 넘는 경쟁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짧은 편이다. 이 때문에 지디넷코리아가 평소에 진행했던 무충전 장거리 주행 테스트는 진행하기 어려웠다.

대신 스타필드 시티 위례부터 연세대학교 인천 송도캠퍼스까지 약 64km 경로를 달리며 차량의 효율성을 중점적으로 알아봤다.

닛산 리프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리프의 효율성을 알아볼 수 있는 기능은 바로 e-페달(pedal)이다. 전기차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과 같은 개념이다

e-페달 기능은 센터페시아 아래쪽 레버를 통해 활용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켜보고 스타필드 시티 위례 지상 주차장에서 일반도로까지 수 차례 가속페달을 떼보고 눌러봤다. 리프는 약 30도 경사에서도 제대로 된 e-페달 기능을 발휘했다. 경사로 인한 미끄러짐이나 크리핑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반 도로 평지에서도 e-페달 기능은 효과가 있었다. 약 50km/h 내외로 주행할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손쉬운 제동을 유도한다.

e-페달은 막히는 도로나 저속 주행 구간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평소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에게 발목 피로를 덜어줄 수 있는 ‘꿀’같은 기능이다.

하지만 e-페달은 시속 70km/h 이상 주행할 때 완벽한 정차를 유도하지 않는다. 운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왼쪽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준비를 해야 한다.

국내 판매되는 2세대 리프는 프로파일럿이 없지만 ▲차량 주변 이미지를 360도로 보여줘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인텔리전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 ▲앞 차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교통 흐름에 따라 속도를 조정하는 인텔리전트 차간거리 제어시스템 ▲코너 주행 시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주는 인텔리전트 트레이스 컨트롤 시스템 등의 주행보조 기능은 마련됐다.

스타필드 시티 위례서 출발 전 촬영된 닛산 2세대 리프 클러스터 (사진=지디넷코리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으로 부를 수 있는 인텔리전트 차간거리 제어시스템은 부드럽게 감속과 가속을 할 줄 안다.

시속 60km/h에 맞춰놓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주행을 해봤다. 앞차가 신호로 인해 정차한 것을 알아챈 리프는 서서히 속도를 줄어나가 정차를 준비했다. 급하게 정차한다기 보다 사람이 밟듯 천천히 정차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것은 정차 이후의 순간이다. 리프는 정차 후 약 2초도 지나지 않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꺼진다는 안내 비프음을 내보냈다. 어떻게 다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실행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이 점은 국내 출시된 현대기아차 차량보다 부족해 아쉽다.

64km를 주행한 후, 연세대 송도캠퍼스 전기차 충전기 앞에서 클러스터 상에 표기된 차량 전비와 남은 주행거리를 살펴봤다. 시승 코스는 톨게이트를 지나가지 않고 지나가는 코스라 거리와 시간이 더 든다.

스타필드 시티 위례에서 출발했을 때는 남은 주행거리가 222km, 배터리 남은 용량은 87%였다.

연세대 송도캠퍼스를 도착한 후 남은 주행거리는 188km, 배터리 남은 용량은 66%였다. 64km를 주행했지만, 주행거리는 불과 34km 정도 줄어들었다.

에너지 효율(전비)을 보니 클러스터에는 kWh당 8.3km로 찍혔다. 이는 5.1km/kWh인 닛산 리프 국내 공인 복합 전비보다 높고, 고속도로 전비 4.7km/kWh와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 높다.

시승일인 9일에는 비가 내렸고, 에어컨을 틀기엔 추운 날씨였다. 실내 온도는 20도에 맞춰놨고, 송풍 기능만 작동시켰다. 리프를 포함한 전기차는 에어컨을 켰을 때나 언덕길을 오를 때 주행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

2세대 리프는 S와 SL 총 두 개의 트림으로 구성되며 판매 가격은 4천190만원~4천900만원이다. 올해 신형 리프에 대한 환경부 보조금은 900만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지역에 따라 450만~1천만원으로 책정됐다.

리프에 대한 주행영상은 지디넷코리아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