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필카 감성에 디지털을 입히다, 니콘 Z fc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FM2 디지털 카메라로 부활···UHD급 동영상 촬영 지원

  • DX포맷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 fc' (사진=씨넷코리아)

  • 니콘 Z fc 디지털 뷰파인더 내부 모습. (사진=씨넷코리아)

  • 니콘 Z fc 상단부. 기계식 카메라 향수를 불러일으코자 셔터 스피드나 ISO 감도 등을 다이얼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사진=씨넷코리아)

  • 스위블 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니콘 Z fc (사진=씨넷코리아)

  • 동영상 촬영 모드에서 활성화된 눈인식 AF 모드. (사진=씨넷코리아)

  • 셔터는 수동 카메라 감성을 느끼기 위해 기존 디지털 카메라와 다른 '찰칵' 소리를 재현했다. (사진=씨넷코리아)

  • (위쪽부터)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 'Z fc'와 애플 아이폰 12 프로. 콤팩트한 사이즈와 445g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사진=씨넷코리아)

  • 니콘 Z fc와 니코르 28mm f/2.8 스페셜 에디션 렌즈. (사진=씨넷코리아)

The GOOD 세기를 뛰어넘는 카메라 디자인과 디지털 카메라의 만남

The BAD 불편한 그립감과 눈인식 AF 외 달라진 게 없는 Z50 '옆'그레이드

한줄평 레트로 열풍으로 제대로 부활한 니콘의 야심작

8.6 Overall
  • 가격 7
  • 성능 8
  • 휴대성 10
  • 디자인 10
  • 확장성 8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쉽게 찍어 올리는 지금과 달리 예전에는 부모님에게 카메라를 물려받아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집 안 장식장에 전시돼있던 50mm 단초점 렌즈가 장착된 펜탁스 MX 카메라를 만지고서 사진에 대한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사진이라곤 ‘하두리캠’밖에 모르던 나에게 말이다.     

2000년대 초 디시인사이드를 시작으로 카메라에 진심이었던 난 남대문을 방문하면서 급속도로 사진과 친해졌다. 박카스 한 병과 함께 받은 첫 디지털 카메라 ‘니콘 쿨픽스 2500’은 친구들 사진을 담아 싸이월드에 공유하며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를 모두 정리하고 다시 필름 카메라로 돌아갔다. 사진은 보정 작업이 아닌 순수하게 빛의 때를 기다리며 사진을 담아야 한다는 나름의 멍청한 고집이 지갑만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잡은 클래식 카메라가 니콘 FM2였다. 기본에 충실한 니콘 FM2로 30장 남짓 필름을 감아가며 나만의 비루한 작품들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2021년이 된 지금 주변에 현상소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내 감성도 쉽고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무거운 카메라보단 작고 휴대하기 좋은 스마트폰으로 순간의 사진을 더 담아냈다.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를 일 때문에 가까이 하고 있지만 전문가 영역이 아니라면 일상 속에서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다니는 그런 친구가 주변에 있을까. 거의 없을 거다.     

DX포맷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 fc' (사진=씨넷코리아)

■ 니콘 명기 FM2, 디지털 옷을 입다     

니콘이 7월 말 출시한 DX포맷 미러리스 카메라 ‘Z fc'는 순수하게 추억에 기댄 제품이다. 약 1년 전 출시한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 ‘Z50’ 성능에 몇 가지 기능들을 추가하고 자사의 대표 카메라 중 하나인 ‘FM2' 옷을 입혔다. 니콘의 이런 시도를 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전문가용 DSLR 카메라 ‘DF'는 복고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나온 제품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동영상 촬영은 캠코더로 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이 기능은 빠져 나왔지만 일부 카메라 매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카메라다.     

이번 Z fc는 1982년 니콘이 첫 선보인 기계식(수동) 카메라 FM2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상단의 마그네슘 합금으로 마감된 은색 포인트는 FM2 티타늄 모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거울로 반사된 뷰파인더(펜타프리즘·펜타미러)도 삼각형 고깔 모자처럼 구현해내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자랑한다.     

니콘 Z fc 디지털 뷰파인더 내부 모습. (사진=씨넷코리아)

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셔터 스피드나 ISO 감도 조절은 터치 디스플레이로 조작하는 편이지만 Z fc는 수동 카메라 감성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셔터 스피드, ISO, 노출 보정 등은 다이얼로 조작하게했고 조리개값은 사진이 몇 장이 남았는지 볼 수 있었던 작은 액정으로 처리해 센스를 더했다.     

니콘 Z fc 상단부. 기계식 카메라 향수를 불러일으코자 셔터 스피드나 ISO 감도 등을 다이얼로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사진=씨넷코리아)

■ 뉴트로 감성과 훌륭한 일상용 디카 성능의 만남     

니콘 Z fc는 APS-C 센서 크롭 바디에 2,088만 화소의 DX 포맷을 지원한다. 니코르 Z 마운트를 기반으로 해 자사 렌즈들과 호환성도 좋다. 동영상 촬영도 UHD(4K) 해상도에 최대 30프레임 녹화를 지원하고 화면이 잘려 약 1.5배 줌이 돼 촬영되는 크롭 현상도 없앴다. 동영상 촬영 시 썸네일을 손쉽게 남길 수 있는 사진 기록 기능도 갖췄다. 동영상 촬영 중 셔터 버튼을 한 번 누르면 그 장면을 사진으로 같이 기록해 썸네일이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다. 단 UHD 해상도급 동영상 촬영 시 800만 화소, FHD 촬영에는 200만 화소급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스위블 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니콘 Z fc (사진=씨넷코리아)

ISO 감도는 최소 100부터 51200까지 지원하고 오토 포커싱(AF) 영역도 209 포인트로 사진 촬영 시 동물 눈인식 AF를, 동영상 촬영 시 사람 눈인식 AF 기능을 갖춰 편리함도 갖췄다. 덕분에 셀프 촬영 시 초점이 나가는 재앙을 피할 수 있다. 또 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기존 Z50보다 발전한 회전형으로 바뀌어 바로 본체 옆으로 촬영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동영상 촬영 모드에서 활성화된 눈인식 AF 모드. (사진=씨넷코리아)

특히 니콘 Z fc는 필름 카메라 감성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기계식 셔터음을 구현해냈다. 다른 카메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 “촤락!” 감기는 셔터음은 다른 어떤 카메라보다 뛰어난 클래식한 디자인에 감성까지 더해주는 포인트다.     

셔터는 수동 카메라 감성을 느끼기 위해 기존 디지털 카메라와 다른 '찰칵' 소리를 재현했다. (사진=씨넷코리아)

■ 웹캠 활용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해주는 ‘스냅브릿지’     

비대면 시대에 여행을 갈 수 없어 잠자고 있는 카메라를 깨우는 방법은 웹캠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화상 회의나 온라인 강의, 또는 개인 온라인 방송을 위해 웹캠을 구매하지 않아도 니콘에서 제공하는 웹캠 유틸리티(Webcam Utility)를 사용하면 PC와 카메라를 연결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니콘 Z fc도 USB-C 포트를 지원해 PC와 카메라를 바로 연결하면 웹캠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심도가 높은 렌즈를 함께 사용하면 고퀄리티의 개인 방송도 할 수 있어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에 사진을 바로 올릴 수 있게 해주는 니콘 ‘스냅브릿지’ 앱도 사용성이 좋다. PC나 스마트폰과 유선 연결 없이 이 앱을 이용하면 카메라에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바로 업데이트해 업로드할 수 있다. 또 귀찮은 펌웨어 업데이트도 앱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위쪽부터)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 'Z fc'와 애플 아이폰 12 프로. 콤팩트한 사이즈와 445g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사진=씨넷코리아)

■ ‘옆그레이드 vs 뉴트로 감성’     

니콘 FM2는 카메라 매니아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명기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사진 동아리에 단골손님이자 사진을 찍는 카메라 외에도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을 초월하는 카메라 디자인으로 대표됐다. 1인 밴드 에피톤 프로젝트 ‘첫사랑’ 뮤직비디오에 가수 겸 배우 수지가 들고 나오는 니콘 FM2를 보고 있으면 카메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관심을 끌 정도다.     

니콘은 현재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큰 축을 담당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소니, 캐논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전의 니콘 명성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수준이다. 이런 니콘이 뉴트로(New+Retro) 열풍이 한창일 때 아재들의 카메라를 부활시켰다. 445g 가벼운 무게와 여행을 떠났을 때 목에 딱 걸고 다니기 좋은 디자인은 카메라가 아닌 패션 잇템으로 MZ세대들에게도 충분히 통할 제품이다. 또 바디 컬러도 깔끔한 화이트 색상부터 복고 느낌의 앰버 브라운 등 6가지를 선택할 수 있어 개성 넘치는 표현도 가능하다.

니콘 Z fc와 니코르 28mm f/2.8 스페셜 에디션 렌즈. (사진=씨넷코리아)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췄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DSLR 카메라에서 볼 수 있는 오른쪽 핸드 그립이 존재하는데 Z fc는 이 부분이 없다. 클래식 카메라들이 가진 바디를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 니콘도 이 부분에 대해 보강 그립 액세서리를 내놨지만 리뷰를 작성하는 8월 말 기준 국내에서는 판매되고 있지 않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가볍게 카메라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충분히 고려해도 좋을 제품이다. 빠른 AF 기능과 동영상 촬영 기능도 UHD에 30프레임까지 지원해 충분하다. 사진도 수동 카메라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기계식 셔터음을 채용한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 수백만원의 풀프레임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컨드 카메라로 좋다. 여기에 출시 기념으로 과거 필름 카메라 감성을 증폭시키는 니콘 니코르 28mm f/2.8 스페셜 에디션 렌즈와 함께 활용도는 더 올라간다.     

니콘 Z fc 출시가는 바디 기준 118만원, 카메라 바디와 니콘 니코르 Z DX 16-50mm f/3.5-6.3 렌즈 킷은 138만원이다.

상세 정보
유효화소수 2,088만 화소
호환 렌즈 Z 마운트용 니코르 렌즈/F 마운트용 니코르 렌즈(마운트 어댑터 필요)
화질 모드 RAW+JPEG / RAW(12/14비트) / JPEG
뷰파인더 전자식 뷰 파인더(0.39형) / 236만 도트
셔터 스피드 다이얼 사용 시 1/4000~4초
ISO 감도 100~51200
노출 보정 ±3단
초점 방식 하이브리드 AF / AF 보조광 장착
초점 고정 AE-L / AF-L
동영상 화소수/프레임 최대 3840x2160(UHD):30p/25p/24p
동영상 최장 기록 시간 29분 59초
액정 모니터 회전식(스위블) 7.5cm(3.0형) TFT LCD
USB USB-C 타입 커넥터
배터리 타입 리튬이온 충전식 배터리 EN-EL25
크기(mm) 134.5x93.5x43.5mm

윤현종 기자mandu@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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