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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상봉 디자인과 엡손 기술이 만든 친환경 패션, 서울패션위크에 특별함을 더하다

'이상봉, 그의 상상을 프린트하다' 공동 개최···30일까지 총 160벌 의상 공개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도화서길에서 진행되는 '2022 S/S 서울패션위크 이상봉 컬렉션' 11층에 마련된 미디어아트 쇼룸 전경. (사진=씨넷코리아)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에게 있어 ‘돌’은 특별한 의미다. 길가나 강가, 산이나 바다에서 눈에 들어오는 작은 돌을 하나 둘씩 주워 담아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그게 이상봉이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마음이다. 모나거나 둥글거나 모두가 다르게 생긴 이 평범한 돌,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 돌이 패션계 거장에겐 또 다르게 보였나 보다. 1985년부터 시작해 37년 동안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가 ‘2023 S/S(봄/여름) 서울패션위크’ 기간에 선택한 패션쇼에는 친환경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기술과 미디어아트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엡손과 협력해 돌과 인연, 생명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상봉 디자이너(오른쪽)가 '2023 S/S 이상봉 컬렉션'에 함께 작업에 참여한 디자이너(왼쪽 두 번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친환경 패션 거장 디자이너와 엡손 컬러 기술이 구현한 미디어아트 패션쇼

이상봉 디자이너와 엡손의 만남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양측은 10월 개최 예정인 2023 S/S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 진행될 브랜드 ‘이상봉(LIE SANGBONG) 2023 S/S 컬렉션’에 국내에 친환경 패션 가치를 추구하는 트렌드를 제시하고자 뜻을 함께했다.

약 6개월 동안 진행된 이상봉과 엡손의 친환경 프로젝트가 드디어 대중에게 공개됐다. 세계적인 패션행사인 2023 S/S 서울패션위크가 3년 만에 100% 오프쇼로 부활한 가운데 국내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이 선택한 방식은 ‘착한 염색’과 ‘미디어아트’였다.

'2023 S/S 서울패션위크 이상봉 컬렉션' 런웨이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모델 이혜정. (사진=씨넷코리아)

12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도화서길에서 막을 올린 ‘2023 S/S 서울패션위크 이상봉 컬렉션’에는 친환경 패션쇼와 함께 브랜드 이상봉 37주년을 기념하는 아카이브 전시회가 함께 개최됐다.

30일까지 'RE-FLECT 37'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각 층마다 ▲Dream ▲Esprit ▲Identity ▲Passion 테마로 진행된다. 이번 컬렉션에 공개된 총 160벌 의상 중 패션쇼에 약 40벌, 전시에서는 120벌 규모의 의상이 공개됐다. 특히 이 의상 중 절반 이상이 엡손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 ‘모나리자(Monna Lisa)'와 ’SC-F3060'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11층에 마련된 미디어아트 쇼룸과 패션쇼를 화려하게 수놓은 미디어아트는 엡손 고광량 3LCD 프로젝터 ‘EB-PU1007B NL'이 맡았다.

특히 지하 2층에 마련된 패션쇼장을 화려하게 꾸민 미디어아트 연출은 엡손 프로젝터 12대가 바닥부터 벽, 천장까지 구석구석을 우주 공간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전 세대 대비 사이즈와 무게를 대폭 줄인 이 프로젝터는 7,000루멘(lm) 밝기와 WUXGA(1,920x1,200) 해상도에 4K급 영상과 이미지로 구현하는 가상 4K 기술 '4K 인핸스먼트(4K Enhancement) 기술을 탑재했다. 또 투사 거리에 따라 옵션으로 초단초점 렌즈를 장착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해 조명과 사람이 가득 들어찬 좁은 실내 패션쇼장에서도 다수 프로젝터 운용이 가능할 정도로 높은 공간 효율성을 자랑한다.

패션쇼장 실내 천장에 곳곳에 설치된 엡손 3LCD 프로젝터 'EB-PU1007B NL'. 엡손은 이번 이상봉 컬렉션을 위해 총 22대 프로젝터를 지원했다. (사진=씨넷코리아)

프로젝터 강점을 활용해 11층 미디어아트 쇼룸도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천장에 10대 프로젝터로 전면의 유리벽을 전부 미디어월로 표현해 쇼룸으로 구성한 이 곳은 2023 S/S 서울패션위크 이상봉 컬렉션 대표 옷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 공간은 돌로 37년 이상봉 디자이너 패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컬렉션 의미가 가장 잘 담겨 있는 이 곳은 2023 S/S 이상봉 컬렉션을 대표하는 옷들과 영상이 함께 만나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그의 과거의 돌과 미래의 돌이 무한한 시간과 우주 공간에서 만나는 기이한 현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11층에 마련된 미디어아트 쇼룸. 전면의 유리를 모두 스크린으로 활용, 천장에 배치된 10대 엡손 고광량 3LCD 프로젝터 ‘EB-PU1007B NL'가 표현하는 영상과 2022 S/S 이상봉 컬렉션 옷들로 웅장함을 더했다. (사진=씨넷코리아)

■ 부작용도 줄이고 작업 환경도 개선하고프린터 기술 발전이 이룬 패션 업계 변화

디자인과 패션 업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상봉 컬렉션에서 필자는 친환경 패션쇼가 갖는 의미가 정확히 뭔지 알고 싶었다. 패션이라면 청바지와 흰 티셔츠로 ‘깔맞춤’하는 수준밖에 안 되는 필자가 심오한 패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도움이 필요했다. 다행이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한 참가자와 대화를 통해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착한 염색’ 트렌드가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원단에 색을 입히는 염색 과정에 꼭 필요한 이 염료가 친환경 소재가 아니었다”며 “특히 이 염료를 사용해 염색하는 과정에서 공해가 많이 일어나고 부작용도 꽤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프린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친환경 염료 잉크를 사용하는 제품들이 등장하는 추세”라며 “이렇게 옷에 사용된 페브릭 원단에 실제로 프린팅도 할 수 있어서 사용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줄이고 환경도 개선할 수 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엡손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의 환경 친화 염료를 사용한 '제네스타(Genesta)' 잉크로 프린팅해 디자인된 이상봉 컬렉션 작품. (사진=씨넷코리아)

이상봉 디자이너는 실제로 친환경 염료 잉크를 사용한 프린터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날 패션쇼와 1층부터 4층의 전시장과 11층 미디어아트 쇼룸에 소개된 의상들 50% 이상은 모두 엡손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를 활용해 만든 작품들이다.

도화서길 디파이브 1층에는 이상봉 컬렉션을 만나기 전에 엡손 프린터와 프로젝터가 소개된 전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는 엡손과 For.Tex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환경 친화 염료 잉크 ‘제네스타(Genesta)’가 적용된 ‘모나리자’ 프린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 프린터는 티셔츠 위에 잉크를 1분 안에 빠르게 프린팅 할 수 있는 제품이다. 90초 건조 시간까지 더하면 최소 2~3분이면 디자이너의 멋진 프린팅이 담긴 티셔츠를 얻을 수 있다.

엡손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터 '모나리자(Monna Lisa)'로 프린팅한 티셔츠 (사진=씨넷코리아)

엡손은 높은 인쇄 품질과 함께 안정성도 잡는데 주력했다. 듀얼 헤드 스트라이크 센서를 탑재, 원단과 헤드 간 충돌을 최대한 방지해 안정적인 구동과 빠른 인쇄 속도를 제공한다.

엡손 제품 담당자는 “작업 옵션에 따라 작업 시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최대 해상도 출력 옵션으로 설정해도 건조까지 최대 5분 안이면 완성된 티셔츠를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 S/S 서울패션위크 이상봉 컬렉션은 한국엡손이 공식 후원하며 서울 종로구 도화서길에서 3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후지이 시게오 한국엡손 대표는 "친환경 홍보대사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이상봉 디자이너와 함께 행사를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번 협업으로 엡손이 추구하는 친환경 가치를 많은 분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엡손의 모나리자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공정은 1달 이상 소요되는 기존 아날로그 날염 작업 시간을 1주일 이내로 줄여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 현장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며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도 줄여줘 친환경 경영을 최우선하고 있는 엡손과 협업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가치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이상봉과 한국엡손이 공식 후원하는 '2023 S/S 서울패션위크 이상봉 컬렉션'. 3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윤현종 기자mandu@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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