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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잘나가는 윈도우10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

윈도우10 제대로 쓸 수 있는 기기는 아직도 서피스 뿐?

3일 윈도우10 디바이스 데이에 전시된 다양한 기기들. 윈도우 태블릿 중 윈도우10이 기본 탑재된 기기는 적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7월 29일 출시된 윈도우10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순항중인 것으로 보인다. 출시 한 달만에 7천 500만대 이상의 기기에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200여개 국가의 1억 1천만 대 이상의 컴퓨터에서 윈도우10이 실행된다. 11월에는 첫 대규모 업데이트인 버전 1511을 통해 출시 이후 제기되었던 각종 호환성 문제나 자잘한 버그도 수정했다.

이런 상황은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3일 열린 윈도우10 디바이스데이 행사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송규철 상무는 “2015년 11월 기준으로 국내에서도 140만 개 기기에 윈도우10이 설치되었고 2만 개 이상의 다양한 하드웨어 조합(컨피규레이션)을 통해 호환성 테스트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2009년 윈도우7 출시 이후 간만에 맞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성기인 셈이다.

급격히 몸집 불린 윈도우 태블릿

이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윈도우 태블릿의 성장세에 대해 강조했다. 장흥국 상무는 “국내 25개 중소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 하반기 윈도우 8.1 이상을 실행하는 태블릿의 시장 점유율도 자체 조사 결과 17%에서 19%를 오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중소 업체를 통해 다양한 윈도우 태블릿이 쏟아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중국 심천에서 진행한 ‘심천 프로젝트’ 덕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심천에 저가 윈도우 태블릿을 제조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심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국 중소 제조사는 55개가 넘는다. 국내 중소 제조 업체 뿐만 아니라 HP나 델도 이 제조사에서 나온 제품을 공급받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올 하반기 윈도우 태블릿의 시장 점유율이 19%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저가 윈도우 태블릿 “업그레이드가 안 된다?”

심천 프로젝트는 국내에 윈도우 태블릿이 급속히 보급되는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여러 과제도 남겼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태블릿은 대부분 단가를 최대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때문에 처음 윈도우 태블릿을 접했던 사람들이 초기 품질 문제때문에 실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더 큰 문제는 윈도우10 출시 이후 불거졌다. 윈도우10 무료 업그레이드 대상에 포함되지만 저장공간이 모자라거나 하드웨어 드라이버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업그레이드가 사실상 불가능한 제품도 있다. 윈도우 태블릿 보급에 도움을 주었던 심천 프로젝트가 윈도우10 보급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장홍국 상무는 “심천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시작되었고 올해 중반까지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초기에 나온 제품에는 품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2015년 여름 이후 나온 기기들은 품질이나 디자인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거꾸로 뒤집어 보면 ’2015년 여름 이전에 나온 기기는 윈도우10 업그레이드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공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심천 프로젝트는 보급률 상승이라는 성과와 함께 품질 관리라는 과제도 남겼다.

“지금은 곤란하다, 한 달만 기다려 달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숨은 고민은 또 있다. 윈도우 헬로, 컨티뉴엄 등 윈도우10의 다양한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싼 제품, 혹은 비싼 제품만 팔릴 정도로 양극화된 시장 상황도 여기에 한 몫 한다. 단가 경쟁을 하는 제조사로서는 원가 상승을 불러올 여러 기능을 제품에 투입하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장홍국 상무와 송규철 상무는 입을 모아 “한 달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글로벌 제조사에서 서피스 프로4와 비슷한 수준의 기능과 성능을 가진 제품을 곧 선보일 예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제조사가 내놓는 제품이 국내 시장에 실제 출시된다는 보장도 없다. 당분간 윈도우 진영에서는 서피스 프로4가 ‘레퍼런스’ 제품이 아닌 ‘프리미엄’ 제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장홍국 상무는 “서피스와 견줄만한 기기들이 한 달 안에 출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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