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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용 OTG 메모리는 이제 어떻게 파나⋯”

휴대성·편의성 떨어지고 아이폰7 기본용량 늘어 ‘3중고’

아이폰7 저장공간 기본 용량이 16GB에서 32GB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사진은 최근 국내에서 유출된 아이폰7 렌더링 이미지)

올 하반기 나오는 아이폰7 저장공간 기본 용량이 16GB에서 32GB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월부터 중국이나 대만처럼 아이폰에 들어갈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를 통해 관련된 이야기가 계속 흘러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시간으로 5일 ‘지금은 아이폰을 살 때가 아니다’는 기사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출시 초기부터 9년간 장수한 16GB 아이폰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저장공간 용량은 4GB와 8GB, 16GB였다. 아이폰 3G부터는 4GB 모델이 사라졌고 아이폰5부터는 8GB 모델이 단종됐다.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두 배로 높아진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면서 기본 앱 용량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애플이 2014년 아이폰6를 출시하면서 16/32/64GB로 나누었던 용량을 16/64/128GB로 조정하자 32GB 모델도 사라졌다.

오히려 끈질기게 살아 남은 것은 16GB 모델이다. 이 모델은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던 2007년부터 9년이 지난 올해까지 여전히 남아 있다.

16GB 모델은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던 2007년부터 9년이 지난 올해까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이패드 프로 9.7처럼 용량 두 배씩 올릴 듯

16GB는 동영상을 많이 찍고 대용량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턱없이 모자란 용량이다. 저장공간 용량을 운영체제도 함께 쓰기 때문에 실제 용량은 이보다 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iOS 9이 설치된 아이폰6s 16GB 제품은 초기 설정을 마치면 약 11GB를 쓸 수 있다. “16GB면 충분하다”던 사람들이 1년이 채 안되어 고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2015년부터 대부분 기본용량 32GB로 출시되고 있다. 16GB를 고수하는 것은 넥서스5X넥서스6P 등 구글 스마트폰 뿐이다. 하지만 넥서스 스마트폰은 첫 제품인 넥서스원을 제외하고는 마이크로SD카드로 용량 확장이 불가능하다.

결국 개발이나 테스트가 아니라 실제 이용을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가격 차이가 10만원 미만인 32GB 제품을 고른다.

아이폰7은 아이패드 프로 9.7처럼 용량을 정확히 두 배 늘릴 전망이다.

아이폰 최저 저장공간 용량이 16GB에서 32GB로 두 배 커지면 용량 구분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아이폰7 저장공간이 지금보다 정확히 두 배씩 늘어난 32/128/256GB로 세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이미 올 상반기 출시한 아이패드 프로 9.7도 이렇게 용량을 나눴다.

용량을 두 배로 늘리면서 원가나 판매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은 2014년부터 원가 절감에 유리한 TLC 방식 플래시 메모리를 쓰고 있다. 한 때 안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게다가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매년 내리는 추세다. 용량을 끌어올려도 애플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아이폰용 OTG 메모리 제조사, 타격 불가피

아이폰7 최저 용량이 32GB로 늘어나면 소비자에게는 물론 편리하다. 실제 쓸 수 있는 용량이 10GB 이상 늘어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수시로 백업받고 지우거나 앱을 정리하던 불편함도 사라진다. 하지만 이를 내심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바로 아이폰용 OTG 메모리 제조 업체다.

OTG 메모리 제조 업체는 지금까지 ‘16GB에 불과한 아이폰 저장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며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초기에는 USB 보조배터리와 OTG 메모리를 결합한 제품도 나왔지만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단점 때문에 많이 팔리지 않았다. 최근 샌디스크가 출시한 아이익스팬드 케이스는 아예 아이폰6s 케이스와 OTG 메모리를 합쳤다.

아이폰용 OTG 메모리는 휴대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이폰 용량이 두 배씩 늘어나면 굳이 비싼 OTG 메모리를 사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OTG 메모리를 구입할 돈에 조금만 더 보태면 128GB, 혹은 256GB 아이폰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OTG 메모리가 내세웠던 이점인 용량 확장은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여러 제조사는 ‘OTG 메모리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쉽게 백업할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편의성 면에서는 애플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 사진보관함이 더 편리할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 사진보관함은 와이파이에 연결된 상태에서 아이폰을 충전하면 자동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백업하며 다른 애플 기기에서도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에는 저해상도(섬네일) 사진만 남겼다가 필요할 때 원본을 받아오는 방식이라 용량 절약에도 유용하다. 결국 아이폰7 기본용량이 늘어나며 OTG 메모리 제조사는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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