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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 무엇이 바뀌었나

방수 위한 과감한 선택, 과연 환영받을까

소문만 무성하던 새 아이폰이 드디어 나타났다. 아이폰7이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문만 무성하던 새 아이폰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아이폰6 이후로 3년째 디자인은 바뀌지 않았지만 이름은 아이폰7이다. 2년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폰이 등장하던 예전과는 다르다. 오는 2017년 10주년을 맞는 새 아이폰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아이폰7은 모양은 물론 두께와 크기까지 아이폰6S와 같다. 지난 해 나온 로즈골드와 실버 등 색상을 놓고 비교하라면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바뀐 것은 많다.

방수를 위한 이유있는 선택

아이폰7이 공개되기 전 흘러나온 소문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바로 3.5mm 이어폰 잭 퇴출이었다. 게다가 이제 더 이상 아이폰에 ‘누르는 홈 버튼’은 없다. 다시 말해 물리적으로 눌리지 않는다. 탭틱 엔진의 진동으로 눌렸는지를 파악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여러가지 변화들은 결국 방수를 위한 것이었다. 방수를 위한 전제조건은 바로 최대한 물이 침투할 수 있는 경로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짐은 이미 아이폰6S부터 있었다. 아이폰6S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얇은 고무 패킹이 있었고 내부 단자도 밀폐형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그다지 급작스럽지 않을 지 모른다.

애플은 아이폰7이 방진·방수 등급 IP67을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먼지가 묻거나 지문으로 끈적이는 아이폰을 맹물로 씻은 다음 깨끗이 닦아 내 쓸 수 있다.

다만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환영받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방수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3.5mm 이어폰잭을 달아 놓은 기기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방수를 위한 극단적인 선택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까?

자취를 감췄던 블랙 색상의 귀환

아이폰6S가 출시되었을 때 제법 많은 사람들이 로즈골드를 서택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아이폰6에 없던 색상이라서’라는 답이 많이 돌아왔었다. 그리고 이번 아이폰7에서는 같은 이유로 새롭게 등장한 제트 블랙이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애플은 출시 초기부터 2011년 출시된 아이폰4S까지 지속적으로 검은색 색상을 내왔다. ‘블랙’이라는 색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2012년 나온 아이폰5부터다. 완전한 블랙을 원하던 사람들은 4년간 ‘스페이스 그레이’라는 색상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애플이 4년만에 다시 들고 온 색상인 블랙은 두 종류다. 들뜨지 않고 무게감이 있는 무광 블랙과 금속인데도 매끈한 유리 질감을 낸 제트 블랙이다. 와이파이와 셀룰러 전파 수신을 위해 꼭 필요한 절연 띠도 최대한 테두리에 가깝게 배치했다.

블랙 색상이 드디어 돌아왔다. 종류도 두 가지다.

광량을 보강한 카메라

애플은 카메라 화소 수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2011년 아이폰4S가 나올 때 후면 카메라 화소 수가 800만 화소로 올라간 뒤 4년간 그대로였고, 2015년 아이폰6S에서 다시 한 번 1천2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다. 올해 나온 아이폰7에서도 카메라 화소수는 변함이 없다.

아이폰7은 카메라 렌즈를 손봤다. 화소 수는 늘어났지만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오히려 아이폰6보다 못하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 들인 결과다. 그 결과 조리개값이 아이폰6와 같은 f/1.8로 다시 돌아갔다. 예전에는 5.5인치 아이폰에만 들어갔던 광학식 손떨림 억제(OIS) 기능도 이제는 양쪽에서 모두 쓴다.

아이폰만 가지고 사진을 찍는다면 아이폰7 플러스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1천 200만 화소 광각/망원 카메라를 달아 지금 서 있는 위치에서 광학 2배줌 효과를 낼 수 있다.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되는 피사계 심도 효과를 쓰면 스마트폰으로는 찍기 힘들었던 배경흐림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아이폰7 플러스에는 듀얼 렌즈 카메라도 달린다.

빅.리틀 프로세싱 적용된 A10 퓨전 칩

애플은 새로운 기술을 바로 도입하지 않는다. 기술이 숙성되고 충분히 검증되면 그때서야 제품에 투입한다. 고성능 코어와 저전력 코어를 묶어서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빅.리틀(big.LITTLE) 프로세싱 역시 마찬가지다. 2013년 출시된 스마트폰 중 일부가 빅.리틀 프로세싱을 적용했다가 성능 문제로 논란이 된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이번 아이폰7에 들어간 프로세서, A10 퓨전의 ‘퓨전’은 바로 이런 의미다. 애플은 A10 퓨전에 고성능 코어 2개, 고효율 코어 2개를 담아서 필요에 맞게 전환하도록 만들었다. 3D 게임처럼 고성능이 필요할 때는 고성능 코어 2개를 활용하고, 웹서핑이나 사진 보기, 문자메시지처럼 고성능이 필요 없을때는 고효율 코어를 돌린다.

애플은 A10 퓨전 프로세서를 적용해서 아이폰7은 최대 2시간, 아이폰7 플러스는 최대 1시간 더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속도나 성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줄였다. 이번 빅.리틀 프로세싱 적용은 성능보다는 이용시간 증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A10 퓨전이 노리는 것은 배터리 이용시간 증가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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