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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보고 무료 데이터 적립?" 재팬 웰컴 심 써보니⋯

50Mbps 가볍게 넘기는 속도 “로밍과 비교 불가”

NTT 도코모가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재팬 웰컴 심.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지난 6월 말, 일본 이동통신사 NTT 도코모가 외국 관광객을 노린 선불 유심 상품인 ‘재팬 웰컴 심’을 내놨다는 소식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가 나가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리트윗과 공유가 줄을 잇고 ‘꼭 써보고 싶다’는 댓글도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해외 여행을 떠나기 전에 동영상 광고나 설문조사를 미리 보고 데이터를 적립했다 쓸 수 있다는 재팬 웰컴 심. 무료 데이터 적립은 쉬운지, 쓰기는 편한지, 속도는 어떤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결과는? ‘합격’입니다.

시작은 NTT 도코모 계정 생성부터

재팬 웰컴 심은 NTT 도코모가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NTT 도코모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계정인 ‘d계정’(d 어카운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재팬 웰컴 심 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등록하면 됩니다.

d계정을 만들고 나면 다시 신청 페이지에 로그인합니다. 현재 가입 가능한 요금제는 유심 비용 1천엔(약 1만 1천원)에 128kbps로 무제한 통신이 가능한 플랜 1000, 그리고 500MB를 다 쓰고 나면 자동으로 128kbps로 전환되는 플랜 1700이 있습니다.

데이터 이용량을 따져 본 다음 원하는 요금제를 골라서 신청하면 됩니다. 이용 요금은 신용카드를 이용해 선결제 됩니다. 등록 과정에 간단한 설문조사 과정이 있는데 필수 항목만 입력하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또 당일 도착할 공항을 정확히 지정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재팬 웰컴 심을 쓰려면 먼저 도코모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미리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광고와 설문조사 하나당 10MB씩 적립

재팬 웰컴 심 신청을 모두 마쳤다면 이제부터는 광고를 시청하거나 설문조사에 참여해 무료 데이터를 벌면 됩니다. 8월 2일 현재 재팬 웰컴 심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와 설문조사는 총 22개, 용량으로 따지면 220MB가 적립됩니다.

동영상 분량은 대부분 1분 내외이며 일본의 관광지나 먹을거리, 혹은 전자제품을 소개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끝까지 재생하면 10MB에서 20MB씩 바로 적립됩니다. 단 한 번 시청한 광고나 참여한 설문조사는 두 번 다시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광고 동영상을 보면 10MB에서 20MB씩 데이터가 적립된다.

재팬 웰컴 심을 2017년 9월 30일 이전까지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추가로 200MB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9월 30일 이전까지 가입과 신청을 마치면 100MB가 무료로 적립됩니다.

또 재팬 웰컴 심에 가입했던 적이 있던 사람, 혹은 비슷한 시기에 재팬 웰컴 심을 함께 쓸 친구가 있다면 추천인 ID를 입력해 무료 데이터를 서로 밀어줘도(?) 됩니다.추천을 한 사람, 또 추천을 받은 사람 모두 100MB씩 무료 데이터가 늘어납니다.

24시간 운영 카운터에서 유심을 찾자

재팬 웰컴 심은 일본 현지의 지정된 공항과 역에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8월 현재 도쿄(나리타/하네다), 오사카 칸사이 국제공항과 후쿠오카 하카타 역 등 세 곳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을 이용한다면 입국장 2층에 있는 JAL ABC 카운터에 가서 미리 발급된 QR코드를 보여주고 유심을 받아오면 됩니다.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아침 일찍, 혹은 저녁 늦게 도착하는 인천-하네다 편을 이용해도 수령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유심칩을 받아 들고 나면 스마트폰 설정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패키지를 연 다음 스마트폰 유심 트레이에 맞는 유심칩을 빼고, 설명서에 달린 클립으로 유심칩을 빼고 초기 설정을 하는 과정을 혼자서 처리해야 합니다.

재팬 웰컴 심을 찾을 수 있는 하네다공항 JAL ABC 카운터.
패키지에는 간단한 설명서와 유심칩이 들어 있다.

이 과정은 유심 패키지 안에 든 한글 설명서에 적혀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d계정을 입력해 로그인한 다음 유심 패키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문자메시지로 도착한 확인 코드만 입력해주면 그때부터 재팬 웰컴 심이 활성화됩니다.

단 국내 오픈마켓이나 공항 카운터에서 파는 일부 선불 유심칩처럼 APN을 따로 다운로드하거나 설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간혹 일본 선불 유심을 쓰고 나서 APN 설정을 지우지 않으면 귀국 후 LTE 접속이 안되어 애를 먹는 경우가 있는데, 재팬 웰컴 심은 이런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예전에 쓰던 유심칩을 그대로 꽂으면 됩니다.

유심을 꽂고 문자메시지를 받아 활성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내문에 따라 활성화 과정을 거치면 된다.

50Mbps 가볍게 넘기는 속도 “로밍과 비교 불가”

그렇다면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일본 내 와이파이·LTE 망 속도를 측정하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앱인 RBB스피드를 이용해 시간을 달리하면서 측정해 봤습니다.

NTT 도코모 LTE 망을 빌어쓰는 MVNO가 10Mbps도 못 넘기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재팬 웰컴 심은 다운로드 30Mbps 이상, 업로드 9Mbps 이상을 시원스럽게 뽑아줍니다.

속도 측정 결과. 50Mbps를 가볍게 넘긴다.

단 데이터를 모두 쓴 다음부터는 자동으로 업로드, 다운로드 모두 128kbps로 속도가 제한됩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 텍스트 위주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간단한 검색은 인내심을 가지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지만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것은 무리입니다.

원래 LTE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신용카드로 추가 데이터를 결제해야 합니다. 100MB는 200엔(약 2천원), 500MB는 700엔(약 7천원)입니다.

14일 이내 일본을 여행할 여행자에게 적합

보통 도쿄 내 전자제품 할인점에서 1GB짜리 데이터를 쓸 수 있는 LTE 선불 유심을 사려면 적어도 2천엔 이상이 들고 공항에서 선불 유심을 사면 3천엔 이상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반면 재팬 웰컴 심은 1천엔을 내면 128kbps 속도로 무제한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고 광고를 보거나 설문조사에 답하면 무료 데이터를 적립해 통신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속도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단 이용 기간이 최대 14일에 불과하고 다른 선불 유심과 마찬가지로 음성 통화는 불가능한 점, 그리고 유심을 직접 찾아서 꽂고 설정해야 한다는 난관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쾌적한 속도로 인터넷을 활용하고 싶다면 한 번쯤 써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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