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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만이 아니다···'급부상'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레노보, 메이주 등 여러 업체가 그리는 새로운 지형도

이미지=미국 씨넷 제임스 마틴(James Martin)

(씨넷코리아=김나래 기자) 애플과 삼성, 하나를 더한다면 화웨이는 그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주자들이 등장했다.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가 그들이다. 아직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낯설지 몰라도 세계 최고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삼성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회사의 왕관을 쓰고 애플은 가장 수익이 많은 회사로 자리를 굳히는 동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전 세계를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도 꽤 건재하다. 

화웨이는 작년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스마트폰 판매가 많은 업체가 됐다. 미국에서는 제품 한 대도 팔지 않고 이뤄낸 성과다. 4월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삼성을 이기기도 했다. 또 2018년 중국 심천에 본사를 두고 출범한 '트랜션(Transsion)'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삼성을 이기고 휴대폰 매출 1위로 등극한 바 있다.

댄 왕(Dan Wang) 중국 컨설팅펌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 기술분석가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세계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구매자가 그들의 휴대폰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 외에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저렴한 카피캣이라는 평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폴더블 디자인이나 팝업 카메라 같은, 어찌 보면 스마트폰 기술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역시 심천에 본사를 둔 로욜(Royole)은, 삼성보다 먼저 세계 최초 플렉서블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물론 엄청난 실패였긴 하지만 말이다.

또 샤오미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한 최초의 3중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비보(vivo)와 메이주(Meizu)가 물리 버튼이 전혀 없고 포트도 찾아보기 힘든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풍파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디자인 혁신과 더불어 중국 휴대폰 브랜드는 가성비 이미지를 탈피하고 하이엔드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 애플 같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고급 제품군을 점차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비평을 받기도 한다.

투옹 후이 응우엔(Tuong Huy Nguyen)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경쟁은 가격 책정, 마케팅, 혁신 등 여러 변화를 촉발하지만, 화웨이를 제외한 중국 제조사들이 애플에 큰 위협이 된다고 확신하진 않는다”며 “애플은 하이엔드 브랜드일 뿐 아니라 하나의 경험 생태계이기도 하다”는 의견을 냈다.

사실 중국 스마트폰 산업은 스마트폰 시장이 통합되면서 화웨이, 샤오미 등의 회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점유율의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심천에 기반을 둔 중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던 지오니(Gionee)는 지난해 파산했다. 그해 5월 파산 신청한 당일에 직원들을 모두 해고했던 브이쑨(Vsun) 사례도 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소규모 회사들일수록 이번 코로나19 영향도 크게 받고 있다.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무대에 이렇게 빨리 다수 출현한 것은 중국 기술력 향상을 보여준다.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로 알려진 시진핑의 야심찬 마스터플랜은 2025년까지 베이징이 로봇, 반도체, 전기자동차를 포함한 10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이기는 세계적 테크 리더로 등극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워싱턴과 베이징 무역 분쟁을 일으킨 것도 바로 이 플랜이다. 올 5월 베이징시는 5G 기술 표준을 설정하는 데 중국 참여에 관한 내용이 담긴 후속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4월 나온 트렌드포스(TrendForce) 보고에서는 전 세계 경제에 전례 없는 타격을 입힌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국 제조사가 2분기 애플과 삼성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나래 기자natalie@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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