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에어팟 프로 2세대: 세상 오직 하나뿐인 너를 위해 준비했어 트루뎁스 카메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과 무선 이어폰 중 가장 편리한 볼륨 제어 컨트롤

  •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 케이스. 1세대와 무게가 조금 늘어난 것 외에는 디자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사진=씨넷코리아)

  • 에어팟 프로 1세대와 2세대 충전 케이스. 어떤 게 2세대 신형일까? 사진만 보고는 절대 알 수가 없다. 정답은 오른쪽이 에어팟 프로 2세대다. (사진=씨넷코리아)

  •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기에 1세대와 2세대 이어버드를 수납하면, 이미지와 같이 잘못된 이어버드가 수납됐다고 안내를 해준다. (사진=씨넷코리아)

  • 애플은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처음으로 XS 사이즈 실리콘 이어팁을 제공한다. (사진=씨넷코리아)

  • 충전 케이스 하단에 추가된 스피커와 측면에 자리한 '랜야드 루프' (사진=씨넷코리아)

  • 에어팟 프로 2세대 이어버드를 착용한 모습. ANC를 사용하고 볼륨 80% 수준으로 연속 재생 시 최대 6시간 가까이 연속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가는 배터리 효율을 보여준다. (사진=씨넷코리아)

  • (왼쪽) U1칩이 탑재된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 케이스는 블루투스로 연결돼 있으면 '에어태그'와 같이 방향을 안내 받으며 케이스 위치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잃어버리기 쉬운 이어버드도 각각 찾기를 지원한다. 다만 케이스처럼 방향을 알려주진 않고 1m 근처에 가면 위치를 적당히 알 수 있는 정도만 안내 받을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애플은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출시하면서 사람마다 소리를 듣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데 착안했다. 이를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 기능은 아이폰 트루뎁스 카메라를 활용해 페이스 아이디(ID)를 설정하듯 양쪽 귀를 캡처하면 음악과 통화 목소리를 더 깨끗하게 들을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에어팟 프로 2세대 이어버드는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가 상단으로 분리돼 주변 소음을 더 빠르게 파악하는데 최적화됐다. (사진=씨넷코리아)

  • 에어팟 프로 2세대 모델 착용 컷. 내부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사진이다. (사진=씨넷코리아)

  • 애플 뮤직과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사용해 음악을 듣는 모습. 돌비 애트모스라고 표시된 음악을 들으면 사방에서 소리가 들리는 공간 음향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에어팟 긴 기둥에 자리한 터치 제어 기능에 추가된 '볼륨 조절' 기능.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이 기능 덕분에 유닛이 울리는 소리 없이 음악에 더 몰입하고 제어도 편리하다. (사진=씨넷코리아)

  • 아이폰14 프로맥스와 에어팟 프로 2세대. (사진=씨넷코리아)

The GOOD 더 풍부해진 공간 음향, 6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 훌륭한 ANC, 가장 편리한 볼륨 조절 방법

The BAD 아쉬운 통화 품질, 애플 사용자'만'을 위한 무선 이어폰, 부족한 저음

한줄평 가장 작은 에어팟 프로와 공간 음향, 언제 어디서나 만들어내는 휴대용 홈시어터

8.8 Overall
  • 가격 8
  • 성능 9
  • 휴대성 10
  • 디자인 8.5
  • 확장성 9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2016년 겨울 등장한 애플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은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나 아이폰에 들어있는 유선 이어폰 '이어팟'에 선만 똑 하고 자른 이 에어팟은 당시 콩나물이라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됐다. 물론 지금은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흰색 막대기를 귀에 안 차고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싸템이 됐지만 말이다.

3년 뒤인 2019년에 등장한 ‘에어팟 프로’는 주변 소음을 없애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 ANC)' 기술로 완전 무선 이어폰 대세를 만드는 데 성공한 모델이다. 이후 음향 업체나 최근에 출시되는 고가의 무선 이어폰에 약속이라도 한 듯 필수 기능으로 들어가야 하는 기능이 바로 ANC가 됐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 케이스. 1세대와 무게가 조금 늘어난 것 외에는 디자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사진=씨넷코리아)

■ "바뀐 게 뭐지?" 3년이란 기다림이 무색한 에어팟 프로 2세대 디자인

지난 9월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 울트라 등 신형들을 공개한 가운데 약 8분간 짧고 굵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등장한 제품이 있었다. 바로 애플 인이어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2세대’다.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가장 작고 강력한 ANC 무선 이어폰은 첫 인상부터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뀐 걸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작과 닮은 디자인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애플은 자신이거나, 게으르거나 둘 중 하나다. 후자일 리는 희박하지만.

우선 충전 케이스와 이어버드를 빠르게 살펴보면, 소소하게 바뀐 부분 외에는 전체 디자인은 모두 같다. 무게가 조금씩 바뀐 부분 외에는 1세대와 2세대 사이즈가 0.1mm 오차가 전혀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일치한다.

에어팟 프로 1세대와 2세대 충전 케이스. 어떤 게 2세대 신형일까? 사진만 보고는 절대 알 수가 없다. 정답은 오른쪽이 에어팟 프로 2세대다. (사진=씨넷코리아)

물론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 케이스 하단과 옆면을 보면 변화를 맞이한 걸 확인할 순 있다. 이번 신형에는 케이스 옆면에 가방이나 손목에 걸기 쉽게 해주는 '랜야드 루프'가 추가됐다. 또 충전포트 오른쪽에 추가된 스피커와 왼쪽에 압력을 빼주는 벤트 구멍이 바뀐 포인트다. 그 외에 모든 것이 똑같다. 고집스러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라이트닝 포트도 여전하다.

이어버드는 2세대가 5.3g 수준으로 전 세대 대비 0.1g 가벼워졌다. 체감상 거의 차이가 없다. 자동으로 착용을 감지하는 피부 감지 센서는 1세대 대비 더 슬림해졌으며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는 상단으로 분리돼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기에 1세대와 2세대 이어버드를 수납하면, 이미지와 같이 잘못된 이어버드가 수납됐다고 안내를 해준다. (사진=씨넷코리아)

충전 케이스는 신형이 50.8g으로 전작 대비 5.2g 더 늘었다. 대신 기존 Qi 규격 무선 충전기 외 애플 사용자라면 익숙한 맥세이프 충전기나 애플워치 전용 마그네틱 충전기로도 충전기 가능해졌다. 

그 외에는 외관상 큰 변화가 없다.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큰 변화를 찾기 힘들다. 심지어 2세대 이어버드를 1세대 케이스에 꼭 맞게 들어갈 정도로 사이즈가 딱 맞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특히 이 부분에서 재미있었던 점은 1세대 이어버드와 2세대 이어버드를 2세대 케이스에 각자 따로 넣으면 한쪽씩 따로 안내해주면서 잘못 넣었다고 안내해주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꼼꼼한 부분은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주문할 때 각인을 넣을 때도 적용된다. 만약 사용자가 애플스토어에서 충전 케이스에 각인을 추가하면 주문 받은 제품을 처음 페어링 할 때나 배터리를 확인할 때 각인된 케이스 UI를 아이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재미 요소도 추가됐다.

애플은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처음으로 XS 사이즈 실리콘 이어팁을 제공한다. (사진=씨넷코리아)

또 애플은 전 세대와 차별화를 두고자 처음으로 XS 사이즈 이어팁을 추가 제공한다. 총 4개 사이즈 이어팁을 사용할 수 있어 인이어 무선 이어폰을 귓구멍에 꼭 맞게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 우수한 착용감과 안정적인 ANC를 이용할 수 있다.

충전 케이스 하단 오른쪽에 추가된 스피커는 과묵했던 1세대 에어팟 프로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을 주는 부분이다.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는 기기를 연결할 때 페어링부터 시작해 기기를 연결할 때 페어링부터 시작해 충전할 때나 배터리가 부족할 때, 또는 충전 케이스 위치를 찾아야 할 때 알람 소리를 내준다.

충전 케이스 하단에 추가된 스피커와 측면에 자리한 '랜야드 루프' (사진=씨넷코리아)

■ ANC를 최대 6시간까지…분실 걱정까지 없앤 새로운 'U1칩'과 찾기 기능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전작 대비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지만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우선 전 세대 대비 33% 늘어난 배터리 덕분에 이어버드로 최대 6시간까지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ANC를 사용했을 경우 이 정도이며 ANC를 비활성화하면 1시간 더 사용할 수 있는 긴 사용 시간을 보장한다.

실제로 ANC를 켜고 연속 사용했을 때 6시간 전후로 사용이 가능했다. 그만큼 작은 사이즈 대비 오래가는 배터리는 실사용 면에서 높은 배터리 효율을 보여준다. 충전 케이스를 함께 사용하면 ANC 이용 시 최대 30시간, ANC를 끄고 사용하면 최대 3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는 고속 충전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 부분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인데, 대신 30분 정도 충전하면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었다. 평균적으로 이어버드는 약 40분 정도면 100% 완충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이어버드를 착용한 모습. ANC를 사용하고 볼륨 80% 수준으로 연속 재생 시 최대 6시간 가까이 연속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가는 배터리 효율을 보여준다. (사진=씨넷코리아)

충전 케이스는 새로운 U1칩이 탑재됐다. 애플 에어태그(AirTag)와 같은 기능이 이 안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이어버드로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깜빡하고 케이스를 둔 위치를 깜빡했을 때 사용하기 유용하다.

이 기능은 에어태그 사용법과 같이 에어팟 프로 2세대 옵션에서 제공하는 ‘나의 찾기’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 이어버드를 착용한 상태에서 블루투스 연결이 돼 있어야 하며 5m 내외로 들어오면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나침반 방향을 가리키듯 케이스가 있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이어버드 하나를 분실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알 수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이어버드 한 개만 판매하는 글을 볼 때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타났다는 걸 금새 눈치챌 정도다. 무선이 주는 편리함 대신 분실 위험도 커진 게 사실이다.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이 잃어버리기 쉬운 이어버드를 더 찾기 쉽게 했다. 애플은 이어버드 유닛 하나씩 검색이 가능케 했다. 물론 이어버드는 케이스처럼 방향을 정확하게 안내받을 순 없다. 하지만 귀뚜라미 같은 소리를 내게 해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또 케이스 찾기 기능과 같이 이어버드 찾기를 실행해 분실한 이어버드 1m 안에 다가가면 ‘근처에 있습니다’고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왼쪽) U1칩이 탑재된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 케이스는 블루투스로 연결돼 있으면 '에어태그'와 같이 방향을 안내 받으며 케이스 위치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잃어버리기 쉬운 이어버드도 각각 찾기를 지원한다. 다만 케이스처럼 방향을 알려주진 않고 1m 근처에 가면 위치를 적당히 알 수 있는 정도만 안내 받을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아이폰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가 만들어주는 나만의 '맞춤형 공간 음향'

무선 이어폰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한계가 명확한 제품이다. 블루투스 기술과 유닛 크기에 따른 물리적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중요한 ‘음질’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애플 에어팟은 최대 24비트의 192kHz 무손실 음원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ALAC 코덱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고해상도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고는 있지만 이보다 더 나은 음질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필요하다.

애플이 돌비 래버러토리스와 함께 선보이는 ‘돌비 애트모스 뮤직’은 360도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서라운드 음향 기술이다. 공간 음향이라 불리는 이 기능은 애플 뮤직과 애플TV플러스, 그리고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OTT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기능을 제일 잘 구현하는 게 애플에서 출시하는 에어팟 맥스, 그리고 에어팟 시리즈다.

애플은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출시하면서 사람마다 소리를 듣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데 착안했다. 이를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 기능은 아이폰 트루뎁스 카메라를 활용해 페이스 아이디(ID)를 설정하듯 양쪽 귀를 캡처하면 음악과 통화 목소리를 더 깨끗하게 들을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는 공간 음향 기술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렸다. 누구나 즐기는 공간 음향이 아닌 사용자 본인인 개인화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아이폰 iOS 16과 전면 카메라인 ‘트루뎁스’를 활용해 귀 모양을 분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은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 계정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 계정에 연결돼 있는 기기들과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앞뒤로 캡처해 분석한 귀 모양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공간 음향은 아이폰부터 아이패드, 맥북이나 애플TV 등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공유하는 모든 기기에 추가 등록 없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나에게 꼭 맞는 맞춤 정장처럼 개인화된 공간 음향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음질도 더 향상됐다. 1세대 대비 더 해상도와 공간감이 높아진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애플에서 운영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 돌비 애트모스 공간 음향 음원이나 애플티비 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도 즐기기 좋다.

실제로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사용해보면 놀라운 공간감과 음질 덕분에 음악 외에도 영화를 보는데 더 적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는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콘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애플티비 플러스 외에도 디즈니플러스, 왓챠, 넷플릭스 등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들을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돌비 시네마를 가져온 것처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저음은 타사 이어폰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공간감이 그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경험이어도 애플 뮤직에 한 해서다. 아이폰 설정에 '음악' 탭에 이퀄라이저로 베이스를 더 강조할 수는 있지만 장점인 공간감을 더 죽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힙합 음악이나 강렬한 베이스 기타음을 선호하는 음악 애호가라면 약한 중저음에 아쉬움을 느낄 수는 있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이어버드는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가 상단으로 분리돼 주변 소음을 더 빠르게 파악하는데 최적화됐다. (사진=씨넷코리아)

■ H2칩과 만난 ANC, 주변 소음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적응형 주변음 허용 모드'

에어팟 프로 1세대가 등장했을 당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주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해주는 ANC 기능이었다. 출시 당시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에어팟 프로를 착용했을 때 놀라는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시만 하더라도 ANC가 특별한 기능은 아니었다. 고가 헤드폰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기능이었지만 이걸 엄지 손가락 한 마디 만한 크기의 무선 이어폰에 담았다는 게 특별함이 있었다.

ANC 대중화를 이끌어낸 에어팟 프로였지만 화이트 노이즈와 먹먹함은 여전했다. 음질도 그 먹먹함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그걸 돌비 애트모스와 함께한 공간 음향이라는 기술로 풀어냈지만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제법 있었다.

H2칩을 품은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전작 대비 더 나은 공간 음향 사운드와 음질을 제공한다. 특히 애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과 만나면 작은 무선 이어폰이 높은 해상도와 공간감을 가진 괴물로 순식간에 변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여전히 으뜸이다. 지지직 거리는 화이트 노이즈는 많이 개선됐다.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으며 먹먹함도 상당히 자연스러워졌다. 1세대 때는 그 먹먹함이 주변 소음을 차단해주는 보이지 않는 방패막 같은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주변과 동화되며 공간을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에어팟 프로 2세대 모델 착용 컷. 내부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사진이다. (사진=씨넷코리아)

이어버드에 추가된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는 ANC 성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주변음도 더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역할도 담당한다. 인이어 무선 이어폰 특성상 주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용자를 위해 애플은 '주변음 허용'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 프로 2세대에 이 주변음 허용 모드에 초당 48,000 회 반응하는 마이크와 소음을 처리하는 H2칩이 함께 작동해 공사장 소음이나 자동차 경적 소리를 줄여주는 '적응형 주변음 허용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기능을 켜고 끈 차이가 큰 편이다. 공장에서 크게 들리는 소음이나 자동차 경적 소리를 플랫하게 잘 잡아주는 편인데 실제와 큰 차이가 있다 보니 이질감 때문에 적응이 안 될 정도였다. 에어팟 프로 1세대 경우, 주변음 허용 모드를 켜면 오히려 무선 이어폰을 사용 안 할 때보다 주변음이 더 잘 들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 소리를 더 부드럽게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애플 뮤직과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사용해 음악을 듣는 모습. 돌비 애트모스라고 표시된 음악을 들으면 사방에서 소리가 들리는 공간 음향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콩나물 줄기’ 디자인이 효자가 될 줄이야…가장 편리한 무선 이어폰 볼륨 조절

유선 이어폰에는 중간에 볼륨을 조절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리모컨이 부착돼 있다. 마이크 역할도 하고 있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제어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대신 유선이라는 점 때문에 선이 주는 불편함이 있다. 무선 이어폰이 대중화되기 까지는 몰랐지만 말이다.

무선 이어폰은 선이 없다. 그렇다 보니 리모컨 역할을 하는 이 기능들을 모두 이어버드에 담아야 한다. 작은 몸집 안에 음질과 리모컨 기능까지 담다 보니 제조사 입장에선 숙제가 생긴 셈이다. 대부분의 무선 이어폰은 유닛에 터치 영역을 만들어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손이 가장 닿기 쉽고 넓은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렇다보니 음악을 듣다가 터치 영역에 손을 대면 당연히 귓구멍에 꼽혀 있는 무선 이어폰을 두드리거나 움직이게 만들 수밖에 없다. 착용감 면에서 당연히, 그리고 청취하는 경험에서도 울리는 소리 때문에 좋지 않다.

에어팟 긴 기둥에 자리한 터치 제어 기능에 추가된 '볼륨 조절' 기능.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이 기능 덕분에 유닛이 울리는 소리 없이 음악에 더 몰입하고 제어도 편리하다. (사진=씨넷코리아)

에어팟 프로 2세대는 긴 기둥처럼 생긴(프로는 짧다!) 이 부분에 터치 제어 기능을 담았다. 덕분에 귀에 꼽고 있는 유닛을 두드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음악이나 영화를 즐기는데 더 몰입하기 좋다. 또 이번 에어팟 프로 2세대에 추가된 ‘볼륨 조절’ 기능은 더 사용하기 편리하다.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쓸어 올리고 내리면 볼륨 조절이 가능한데 타사 제품들은 유닛을 쓸어 내리기 때문에 음악을 듣다가도 울리는 소리 때문에 음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에어팟 프로 2세대는 그런 단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콩나물이라고 조롱 받던 이 부분이 오히려 다른 무선 이어폰에서 느낄 수 없는 편리함을 느끼는 건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경쾌한 터치음으로 볼륨 조절이 되는지 바로 인지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센서도 더 정교해져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컨트롤 영역을 잘못 건드려도 오작동을 방지해준다.

아이폰14 프로맥스와 에어팟 프로 2세대. (사진=씨넷코리아)

■ 애플은 당신의 개인 공간을 존중합니다…가장 작은 에어팟이 주는 휴대용 홈시어터

최근에 한 사운드 업체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만난 사운드 엔지니어가 한 말이 있다. 훌륭한 사운드를 위해선 좋은 스피커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공간 구조도 중요하다는 부분. 스피커에 맞는 공간과 놓여진 위치, 그리고 그 안에 놓여진 물건들도 사운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오디오쪽에 잘못 발을 들이면 큰일 난다는 말이 절로 실감이 나는 순간이다.

에어팟 프로는 ANC와 공간 음향이라는 사운드로 가상의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무선 이어폰이다. 어쩌면 가장 저렴한 가상 오디오룸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에어팟 프로 1세대와 에어팟 맥스, 그리고 에어팟 프로 2세대까지 이 모든 경험이 이어지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전히 반쪽짜리 서비스인 ‘나의 찾기’ 기능이다. U1칩이 내장된 충전 케이스는 보다 정밀하게 기기 검색이 가능하지만 블루투스 연결이 돼 있어야 가능하다. 실내에서는 사용이 요긴하겠지만 정작 기기를 분실했을 때는 여전히 지도 위에 정확한 위치를 안내받을 수 없다. 물론 이는 에어팟 프로 2세대 외에도 애플 기기 전체가 해당되는 부분이다.

통화 품질도 살짝 기대 대비 아쉬운 부분이다. 약간 먼 거리감은 1세대와 마찬가지다. 조용한 공간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야외에서는 추천하기 어렵다.

가장 많이 고민되는 부분이라면 역시 에어팟 프로 1세대 사용자겠다. 필자도 1세대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지금까지 사용해왔다. 3년 간 신제품을 기다려왔다면 충분히 업그레이드해도 부족함이 없다. ANC는 더 자연스러워졌으며 공간 음향은 막혔던 분무기가 뚫린듯 소리를 더 사방에서 뿌려주는 느낌이다.

음질도 에어팟 맥스와 비교해보면 공간감과 저음이 차이가 있을 뿐 에어팟 프로 2세대면 휴대성 면에서 집에서도 충분히 하이파이 사운드 음향기기로 충분하다. 오히려 애플이 에어팟 맥스와 구분을 위해 출력에 제한을 준 듯한 느낌이다. 속도 제한을 건 스포츠카 느낌이다.

애플 뮤직과 돌비 애트모스 영상 콘텐츠를 즐겨보고자 한다면 이 작은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당신만을 위한, 전 세계 하나밖에 없는 휴대용 홈시어터가 30만 원이면 음향기기 취미를 시작하기엔 가장 저렴한 편이 아닐까.

상세 정보
사이즈(충전 케이스) 60.6 x 45.2 x x 21.7mm(WxHxD)
사이즈(이어버드) 21.8 x 30.9 x 24.0mm(WxHxD)
무게 50.8g(충전 케이스) / 5.3g(1개 당 이어버드)
배터리 이어버드, ANC 사용 시 최대 6시간 청취 가능 / 충전 케이스 사용 시 최대 30시간 청취 가능
블루투스 5.3 버전
구성 에어팟 프로 본체, 실리콘 이어팁(XS, S, M, L), 라이트닝 USB-C 케이블, 설명서
방수 등급 IPX4
센서 듀얼 빔포밍 마이크, 내향 마이크, 피부 감지 센서, 모션 감지 가속도계, 음성 감지 가속도계, 터치 제어
오디오 기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적응형 주변음 허용 모드, 적응형 EQ,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 기압 균일화를 위한 통풍구 시스템 등
가격 35만9천 원

윤현종 기자mandu@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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