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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aptX HD에 뒤늦게 올라탄 소니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 신제품 3종으로 LDAC·aptX HD 쌍끌이

소니코리아가 무선 블루투스 헤드셋 3종을 20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니코리아가 지난 9월 초 IFA를 통해 공개한 무선 블루투스 헤드셋 3종을 20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2016년 출시되어 노이즈 캔슬링 효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완전 무선 헤드폰, MDR-1000X에 내장된 기술을 기반으로 완전 무선 이어폰인 WF-1000X, 무선 넥밴드 이어폰 WI-1000X, 무선 헤드폰인 WH-1000XM2(마크2) 등 총 세 가지 제품이 공개됐다.

그런데 20일 정식 공개된 세 제품의 제원을 자세히 살펴 보면 예상치 못한 여섯 글자에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바로 ‘aptX HD’다.

고해상도 음원을 보다 자연스럽게, aptX HD

aptX HD는 퀄컴(보다 정확히는 퀄컴 자회사인 CSR)이 개발한 고음질 블루투스 오디오 코덱이다. 지금까지 CD 수준(16비트, 44kHz)에 그쳤던 aptX 코덱과 달리 최대 24비트, 48kHz 고해상도 음원을 전송할 수 있다.

aptX 코덱에 비해 소리의 정보량이 늘어나는데다 24비트, 96kHz 이상으로 제작된 고해상도 음원을 한층 원래 상태에 가깝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는 코덱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LG전자 V20·V30 등 V 시리즈 스마트폰과 G6 스마트폰에 탑재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aptX HD로 소리를 즐기려면 스마트폰·오디오 플레이어 등 음원을 재생하는 기기는 물론 이어폰·헤드폰도 이 코덱을 동시에 지원해야 한다. 올 상반기부터 aptX HD를 지원하는 이어폰과 헤드폰, 블루투스 헤드폰 앰프 등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LG전자는 V20와 G6, V30 등 스마트폰에 aptX HD를 적용했다.

독자 코덱, LDAC에 숨은 함정

소니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내세운 2011년부터 독자 개발한 코덱인 LDAC을 내세우고 있었다.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내장된 코덱보다 정보량이 3배 가까이 많아 음질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이 소니의 설명이었다.

같은 소리를 들려 주는데 필요한 정보량이 늘어날 수록 보다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제대로 만들어진 고해상도 음원을 LDAC이 적용된 기기로 들어보면 블루투스 오디오 기기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건조함’이 한결 덜하다.

그러나 소니가 독자 개발한 LDAC 코덱은 오직 소니 스마트폰과 오디오 플레이어, 혹은 이어폰과 스피커에만 내장된다. 소니 생태계를 벗어나는 순간 LDAC은 ‘없는’ 기능이 되고 만다. 한 마디로 호환성이 떨어진다.

LDAC은 소니 독자 개발 코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소니 “시장 상황을 고려했던 것 뿐”

왜 하필 지금인가. 소니 아시아 지역 담당 오쿠다 류 시니어 매니저는 이런 의문에 대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서 지원하는 코덱을 확대했다. aptX HD 코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소리만 따지자면 여전히 LDAC이 더 나은 소리를 들려 주지만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한 관계자는 “WI-2000X에 내장된 퀄컴 칩이 aptX HD를 기본 지원하는 기능을 갖추고있어서 함께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어떤 칩이 적용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황상 올해 초 스냅드래곤 835와 함께 공개된 칩, CSR8675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올 하반기 정식 공개된 안드로이드 새 버전, 오레오(8.0)부터 LDAC이 표준탑재되면서 소니가 만들지 않은 스마트폰이나 오디오 플레이어 등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굳이 독자 코덱에 집착하는 것보다 앞으로 보급률이 늘어날 aptX HD 코덱까지 함께 가져 가는 것이 여러모로 이로운 셈이다.

오쿠다 류 시니어 매니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서 지원하는 코덱을 확대했다고 답했다”

소니 코덱으로 갤럭시노트에서 고음질 음원을?

톤플러스를 만들던 LG전자에 이어 음향기기와 스마트폰을 함께 만들던 소니도 aptX HD 코덱을 탑재하면서 눈은 자연히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쏠린다. 국내 판매되는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아직 aptX HD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aptX HD는 자체 개발한 코덱과 겹치는 데다 (이를 탑재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고 설명한다. 물론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모뎀 대신 엑시노스 칩과 자체 LTE 모뎀을 쓰는 것도 한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오레오에 LDAC이 기본 탑재되기 때문에 갤럭시노트8이나 갤럭시S8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소니 헤드폰을 이용해 고음질 음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코덱을 쓰느냐는 제조사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 시 이 코덱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아직 aptX HD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다.

긴 추석 연휴 탓에⋯”예판이 없다”

소니가 20일 공개한 신제품 3종은 바로 다음날인 21일(목)부터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된다. 소니 제품 중 이례적으로 예약 판매 없이 바로 본 판매에 들어간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출시 일정 전후로 추석 연휴가 있어 이를 고려한 결과다. 전세계적으로 따져도 가장 빠른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완전 무선 이어폰인 WF-1000X가 29만 9천원, 무선 넥밴드 이어폰 WI-1000X가 39만 9천원, 무선 헤드폰인 WH-1000XM2는 54만 9천원이다. 색상은 골드·블랙 두 종류다.

신제품 3종은 21일(목)부터 예약 판매 없이 바로 본 판매에 들어간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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