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WF-1000X]지금 만나는 미래 이어폰의 이상형

  • 귀에 잘 밀착되는 이어버드를 선택할 수 있다.

  • 한 쪽 이어폰의 무게는 6.8g에 불과하다.

  • 왼쪽 버튼으로 노이즈 캔슬링 상태를, 오른쪽 버튼으로 재생을 제어한다.

  • 케이스를 열어 양쪽 이어폰을 끝까지 밀어 넣으면 충전된다.

  • 충전 상태를 보여 주는 LED가 뒤에만 있다.

  • 충전 상태를 확인하려면 케이스를 열어야 한다.

  • 착용시 귀에 압박감이 전혀 없다. 투명 창에 보이는 반원형 물체가 안테나다.

  • 전용 앱으로 노이즈 캔슬링 상태와 블루투스 코덱을 선택한다.

The GOOD 지금까지 나온 완전 무선 이어폰 중 착용감과 디자인, 소리만큼은 최고.

The BAD 배터리 용량이 줄어든 탓에 배터리 지속 시간이 상당히 짧다.

한줄평 시작은 늦었지만 첫 결과물 치고는 대단히 공을 들였다. 다음 제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7 Overall
  • 가격 7
  • 디자인 8
  • 착용감 7
  • 음향 6
  • 노이즈 캔슬링 7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니 WF-1000X(이하 WF-1000X)는 선 연결 없이 완전 무선으로 작동하는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완전 충전하면 최대 3시간을 쓰고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 케이스에 넣어 충전한다. 충전 케이스를 완전 충전하는 데는 3시간이 걸리며 본체를 두 번 충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아이폰에 전용 앱인 헤드폰 커넥트를 설치하면 상황이나 운동량에 맞게 주변 음을 적절히 배합하는 주변음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앱에 내장된 이퀄라이저를 이용해 취향에 맞게 음색을 설정하는 기능은 10월 이후 추가될 예정이다.

신축성을 갖춘 트리플 컴포트 이어버드 3종과 일반 하이브리드 이어버드 4종, 피팅 서포터 2종을 이용해 귓구멍에 본체를 단단히 고정할 수 있다. 15분간 충전해 약 70분간 음악 재생이 가능한 급속 충전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소니스토어 기준 29만 9천원이며 색상은 샴페인 골드와 블랙 두 종류다.

“다른 회사도 이 정도만 디자인 했다면⋯”

노이즈 캔슬링 유무를 떠나 인이어 이어폰이 갖춰야 할 기본기는 바로 ‘귀에 잘 고정될 것’이다. 귓구멍과 진동판(혹은 밸런스드 아머쳐) 사이가 밀착되어 외부 소리가 가로막혀야 이상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 면에서 WF-1000X는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컴플라이 폼팁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질감을 주는 트리플 컴포트 이어버드를 추천한다.

블루투스 모듈과 배터리, 각종 마이크와 버튼까지 몰아 넣으려다 보니 본체는 일반 이어폰보다 자연히 커진다. 본체 앞쪽 투명 재질 안으로 들여다 보이는 케이블도 사실은 블루투스 전파를 받기 위한 안테나다. 그러나 귓구멍을 제외한 귓바퀴 등 다른 곳에 압박감을 주지 않는다. 투박함 일색이었던 기존 완전 무선 이어폰과는 궤를 달리한다.

유일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싶은 것은 바로 충전용 케이스다. 깊이 누르면 내부 고정용 플라스틱에 걸려서 단단히 고정되는 구조는 훌륭하지만 뚜껑을 열 때 고정 부분이 열리는 느낌이 썩 좋지 않다. 외부에 LED가 없어 완전충전 여부를 확인하려면 일일이 뚜껑을 열어야 하는 것도 감점 요인 중 하나다.

충전 상태를 확인하려면 케이스를 열어야 한다.

버스·지하철 주행음 줄여주는 성능

2016년 제품인 MDR-1000X를 테스트할 때, 어두운 밤길을 걸어서 퇴근할 때는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꺼 놓았었다. 저속 주행시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뒤에서 다가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치일 뻔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제품, WF-1000X는 어떤가. 귀를 완전히 덮지 않기 때문에 외부 소음을 차단해 주는 기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MDR-1000X처럼 파괴적인 노이즈 캔슬링을 기대한다면 그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안전 면에서는 오히려 나은 일일 수 있다).

다만 노이즈 캔슬링 성능 자체만 놓고 보면 본체를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계속해서 낮게 깔리는 주행음, 혹은 에어컨 실외기 가동음이나 항공기 엔진 소리는 상당히 줄어든다. 특히 상대적으로 조용한 밤길을 걸을때는 주의력을 흐트리는 동영상에 지나치게 몰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용 앱으로 노이즈 캔슬링 상태와 블루투스 코덱을 선택한다.

밸런스는 ‘합격’, 소리는 ‘평범’

이어폰은 기본적으로 소리를 듣기 위한 도구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소리가 나쁘다면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WF-1000X는 적어도 소리를 들은 사람을 실망시킬 만한 싸구려 소리는 내지 않는다.

물론 제품 부피나 전력 소모 탓에 WI-1000X나 WH-1000XM2처럼 고해상도 코덱을 내장한 것은 아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SBC나 애플 기기에 널리 쓰이는 AAC 중 하나만 선택해 쓸 수 있지만 소리는 나쁘지 않다. 소리의 기본이 제대로 되었다는 증거다.

귀에 잘 밀착되는 이어버드를 선택할 수 있다.

무선 이어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끊김 현상과 좌우 밸런스 문제다. WF-1000X를 테스트하는 동안 왼쪽·오른쪽 볼륨이 서로 맞지 않아 위화감을 느끼는 현상은 없었다. 블루투스 감도 문제가 유난히 불거진 특정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끊김 현상도 없다.

다만 아이폰7과 연동한 상태에서 볼륨을 조정할 때 0.5초 가량 느린 반응 속도가 신경쓰였다. 소리가 작게 들린다고 해서 성급하게 볼륨을 올리다가는 별안간 커진 소리에 깜짝 놀랄 수 있다. 또 음악을 입맛에 맞게 조절하는 이퀄라이저 모드는 10월 이후 업데이트되므로 테스트가 불가능했다.

착용시 귀에 압박감이 전혀 없다. 투명 창에 보이는 반원형 물체가 안테나다.

결론 : 지금 만날 수 있는 미래 이어폰의 이상형

3.5mm 이어폰잭은 스마트폰 보급기인 2009년 이후 10년을 채 못 버티고 멸종될 위기에 놓였다. 2016년에 일찌감치 이어폰잭을 몰아낸 애플에 이어 구글도 픽셀2 스마트폰에서 이어폰잭을 빼버렸다. 일부 모바일 게임처럼 소리가 전달되는 지연시간이 중요한 앱이라면 여전히 3.5mm 이어폰의 수요가 있지만 그마저도 시간 문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까지 출시된 완전 무선 이어폰들을 보면 하나같이 어딘가 문제를 안고 있다. 수 차례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쳐도 좌/우 밸런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제품도 있고, 재생 시간이나 성능은 마음에 드는데 오래 끼고 있다 보면 귀가 아파 오는 제품도 있다.

더구나 WF-1000X는 처음 나오는 제품이니 마냥 완벽할 수는 없다. 테스트 중 가장 불편하게 느꼈던 것은 바로 짧은 재생시간이다. 고속 충전 모드가 있어 한 시간 정도는 무난히 버티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만약 충전용 케이스를 어댑터에 연결하는 것을 잊었다면 음악 없는 허전한 출퇴근길을 소음 속에서 버텨야 한다.

단 귀에 고통을 주지 않는 날렵한 디자인에 완전 무선 이어폰과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넣었음을 감안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착용감도 나쁘지 않다. 블루투스 코덱에 aptX를 추가하고 수신 감도만 조금 더 보완한다면 괜찮은 무선 이어폰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한 쪽 이어폰의 무게는 6.8g에 불과하다.
왼쪽 버튼으로 노이즈 캔슬링 상태를, 오른쪽 버튼으로 재생을 제어한다.
케이스를 열어 양쪽 이어폰을 끝까지 밀어 넣으면 충전된다.
충전 상태를 보여 주는 LED가 뒤에만 있다.
상세 정보
재생가능범위 최대 16비트, 44kHz
네트워크 블루투스 4.1
지원 기기 스마트폰, 태블릿 등
노이즈 캔슬링 가능
방진·방수 불가능
배터리 내장형 리튬이온
충전단자 전용 케이스 이용
드라이버 유닛 6mm
무게 6.8g×2 (본체) 70g (케이스)
색상 골드, 실버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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