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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잘 팔린 아이폰11, 삼성·LG와 한판 승수

애플 마니아층 호응 얻어…2위 탈환 여부 주목

애플 아이폰11 프로.(사진=씨넷)

(씨넷코리아=이은정 기자) 지난주 국내에 상륙한 아이폰11이 초반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11 흥행에 힘 입어 지난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에게 빼앗겼던 2위 자리를 탈환하고 삼성전자을 추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1 시리즈의 개통량은 출시 첫날인 지난 25일에 13만~14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전작 아이폰XS 시리즈의 개통량(10만대 수준)과 비교해 3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아이폰11이 '예상밖 흥행'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초 아이폰11은 ▲5G 모델 부재 ▲경쟁작으로 꼽히는 삼성·LG 플래그십 모델보다 (같은 저장용량 기준) 약 20만~50만원 이상 높은 가격 ▲독특한 카메라 디자인 ▲전작과 비교해 부족한 차별화 포인트 등을 이유로 판매량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반전을 보여준 셈이다.

애플 아이폰11이 선방한 데는 브랜드 충성도, 아직까지 제한적인 5G 상용화, 우수한 카메라 성능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아이폰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아이폰11은 낯선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딥퓨전 기능으로 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등 발전된 사진기능이 주요 흥행 비결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또 "5G 인프라 구축에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 소비자들이 5G 모델에 대한 요구가 크지 않는 점도 또 다른 이유"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5G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지역에 따라 5G 사용이 제한되거나 LTE 대비 속도가 더 느리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실제 아이폰11 사용자들은 출시 첫 날 인터뷰를 통해 "아직 5G 상용 지역이 제한적이고 요금제가 비싸 LTE모델을 사용하는 데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선호하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데 가격은 크게 상관이 없다", "야간 모드 등 카메라 성능이 가장 기대된다" 등을 구매 이유로 꼽았다.

갤럭시노트10 (사진=씨넷)

애플은 아이폰11 초기 흥행을 딛고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은 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LG전자(17%)에 밀려났다. 아이폰 신제품 발표가 매년 9월 이뤄지는 데다 최대 화두였던 5G 모델이 상반기에 준비되지 않았던 영향으로 분석됐다.

애플은 이동통신사를 통해 기기를 반납하면 신제품 구매 시 사용 가능한 크레딧을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올해 처음으로 애플케어플러스를 지원한다. 전화 상담, 무상보증기간 연장 외 소비자 과실로 인한 파손에 대해 최대 2회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내고 수리나 제품 교환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갤럭시노트10을 지난 8월 일찍이 출시됐던 만큼, 마케팅과 보상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긍정적인 판매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통사와 다음 달까지 중고폰 특별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하고 갤럭시노트10, 갤럭시S10, 갤럭시A90 등을 구매하면 일반 중고폰 매입보다 최대 18만원까지 추가로 보상한다. 신규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확대, 5G 스마트폰을 활용한 마케팅 등을 지속하고 있다.

LG전자는 V50S 씽큐의 듀얼 스크린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하반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LG V50S 씽큐의 가격은 119만9천원으로 동일 용량(256GB)을 기준으로 갤럭시노트10, 아이폰11과 비교해 최소 10만원에서 50만원 가량 저렴하게 책정됐다.

또 사용성이 한층 개선된 새 듀얼 스크린도 무상 제공된다. 전작인 V50 씽큐의 듀얼 스크린은 20만원대에 판매됐다. 다만 LG전자는 삼성전자, 애플과 달리 올 하반기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강 연구원은 "각 제조사는 삼성 갤노트10의 경우 콘텐츠 제작 기능, LG V50S 싱큐의 경우 화면의 크기와 게임 구동, 아이폰 11의 경우 카메라 기능 향상에 중점을 두고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기능 향상과 프로모션을 통해 하방기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