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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픽셀 5A, 제한적 출시에도 불구하고 도약할 수 있을까?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해 미국, 일본에서만 출시... 

구글이 픽셀5A 미드레인지 폰을 공개했다. (사진=미국 씨넷)

(씨넷코리아=이민아 기자) 구글이 오늘 픽셀 5A를 공개했다. 449달러에 꽤 괜찮은 사양의 카메라와 방수 방진 기능까지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폰, 픽셀 5A가 구글이 수년간 고전하고 있는 스마트폰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애플과 삼성의 프리미엄폰과 경쟁하기 위해 이달 초 구글이 선보인 날렵한 픽셀6처럼 플래그십 모델과는 달리, 최신 부가 기능들을 다 없앤 구글 A시리즈의 중저가 스마트폰 5A는 대신에 원플러스, 모토로라, 삼성의 A시리즈 라인 등이 점령한 치열한 미드레인지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예정이다.

구글이 올해 초 발표했듯이 픽셀5A는 미국과 일본에서만 판매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을 겨냥하긴 했지만 진정으로 대중적인 폰이 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온라인 스토어와 구글 파이 무선 통신사를 통해 휴대폰이 판매될 예정이다. 이렇게 A시리즈 판매를 위해 전통적인 통신사를 버린 것은 구글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4A는 버라이즌을 통해 판매됐는데 5A는 언락(Unlocked) 상태로 버라이즌, AT&T, T-모바일 등 모든 통신망에서 작동될 예정이다.

구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일으킨 공급망 문제를 이 같은 한정적 출시의 이유로 꼽았다. 올해 초에는 픽셀5A가 공급난으로 인해 출시가 전면 취소됐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픽셀의 제품관리 부사장인 브라이언 라코스키는 지난주 기자 브리핑에서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 특히 실리콘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며 “그 결과, 미국과 일본에서 ‘모스틀리 블랙(Mostly Black)’의 단일 색상으로만 출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픽셀 5A는 공급망 문제로 인해 미국과 일본에서만 출시된다. (사진=미국 씨넷)

구글 A시리즈의 모든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5A 역시 전년도 프리미엄 기기의 중저가 버전이다. 

기기 전면을 가로지르는 6.34인치 디스플레이에 왼쪽 상단 모서리에 펀치홀 카메라(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뚫어 카메라 렌즈를 노출한 방식)를 장착하고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후면에는 F1.7 렌즈가 장착된 1200만 화소 주요 카메라와 F2.2 렌즈가 장착된 1600만 화소 초광속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초광속 촬영은 1200만 화소의 JPEG로 처리된다. 게다가 A시리즈 기기 중 최초로 IP67 방수·방진 기능까지 담고 있다.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가 되지는 못했다. IT 및 통신 전문 시장분석업체 IDC에 따르면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스마트폰의 84%를 점유하고 있다. 픽셀 판매는 수년간 부진한 상황으로 구글의 경영진은 애플과 삼성이 장악한 프리미엄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 탓으로 돌리고 있다. 

구글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하이엔드급 폰을 팔기 위해 2년 전 중간급 라인을 만들었는데 중저가 폰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끌었고 궁극적으로 구글의 스마트폰 사업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에 맞설 만큼의 도움은 되지는 못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레트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픽셀의 점유율은 0.7%로 이는 전년 동기 1.3% 보다 오히려 떨어진 수치다. 

픽셀5A는 구글이 ‘모스틀리 블랙(Mostly Black)’이라고 이름 붙인 검정색으로만 출시된다. (사진=미국 씨넷)

테크놀리시스 리서치(Technalysis Research)의 수석분석가인 밥 오도넬은 “올해가 획기적인 해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가 되려면 아직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이 기기의 기획부터 설계, 개발까지 맡은 최초의 스마트폰 브랜드, 픽셀은 2016년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픽셀 이전 구글은 HTC와 LG와 같은 단말기 제조사들과 협력해 넥서스 폰을 생산했었고 픽셀이 데뷔한 지 1년 후 구글은 HTC와 10억 달러를 투자해 수천 명의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구글은 반드시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건 아니었다. 그 대신, 구글 소프트웨어와 함께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어떻게 기기를 최적화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2013년 349달러에 출시된 넥서스 5와 같이 구글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모델의 다수는 가격과 품질 모두를 겨냥한 제품이었다. 

구글의 A시리즈 또한 예전 넥서스 모델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만 출시되는 조건 아래, 그 노력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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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기자owl@cnet.co.kr

항상 공부하는 마음으로 이해하기 쉽게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