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미국 씨넷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신제품 이벤트에서 차세대 아이폰, 에어팟, 애플 워치를 대거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사전 유출 정보 상당수가 맞아떨어졌지만, 여전히 놀라움을 안겨준 발표도 적지 않았다.
이번 무대에서 애플은 아이폰 17, 아이폰 에어, 아이폰 17 프로와 프로 맥스, 에어팟 프로 3, 그리고 애플 워치 시리즈 11·SE 3·울트라 3까지 총 다섯 가지 축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며 기술 혁신과 전략적 변화를 동시에 보여줬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에어팟 프로 3는 3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이다. 가격은 250달러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배터리 수명은 6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었고, 노이즈 캔슬링과 더불어 심박수 측정, 운동 추적, 실시간 번역, IP57 방진·방수 등급까지 추가됐다. 단순한 음향 기기를 넘어 건강 관리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애플 워치 라인업은 세 가지 신제품으로 강화됐다. 애플 워치 시리즈 11은 수면 추적과 고혈압 가능성 경고 기능을 더해 건강 모니터링 역할을 확대했고, 보급형 SE 3와 아웃도어 특화형 울트라 3도 함께 공개됐다. 애플은 이번에도 '생명을 구하는 기기'라는 기존 서사를 반복했지만, 신규 기능 자체는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아이폰 17은 기본 모델부터 의미 있는 변화를 담았다. 화면은 6.1인치에서 6.3인치로 확대됐고, 내구성을 높인 세라믹 실드 2 레이어가 적용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고급형에서만 제공되던 120Hz 프로모션 디스플레이가 기본 모델에도 탑재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게이밍과 멀티미디어 경험에서 아이폰 전체 라인업의 사용성을 크게 끌어올릴 전망이다.
플러스 모델을 대체하는 새로운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도 눈길을 끌었다. 두께 5.6mm, 6.5인치 대화면을 갖춘 이 제품은 애플이 "역대 가장 전력 효율적인 아이폰"이라고 강조한 모델이다. iOS 26에 포함된 적응형 전력 관리 기능과 결합해 한 번 충전으로도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자인과 효율성을 동시에 노린 제품으로 해석된다.
프리미엄 라인업의 정점은 아이폰 17 프로와 프로 맥스가 차지했다. 애플은 두 모델에 신형 A19 프로 칩을 탑재하고, 후면 카메라 3개 모두를 4,8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했으며, 최대 8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새로운 망원 카메라를 추가했다. 배터리 성능도 대폭 향상돼 프로 모델은 33시간, 프로 맥스는 39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고 애플은 밝혔다. 특히 프로 맥스는 최대 2TB 저장 용량을 제공하며, 최고가 모델은 2,000달러에 달해 '역대 가장 비싼 아이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애플의 전략은 분명하다. 기본 모델의 성능을 끌어올려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초슬림 아이폰 에어로 디자인 혁신을 강조하고, 프로 라인업에서는 최고 사양과 가격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여기에 에어팟과 애플 워치까지 생태계를 확대하며 하드웨어 전반을 재정비한 셈이다.
결국 이번 이벤트는 방대한 신제품 공개와 라인업 재편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유출된 정보가 상당수 사실로 확인됐지만, 프로모션 디스플레이의 기본 모델 적용이나 아이폰 에어의 등장 같은 변화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애플은 다시 한번 자사의 기술과 브랜드 파워가 여전히 시장의 기준점임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