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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애플·오픈AI 상대로 소송…"아이폰 이용자 챗GPT 강제"

독점 논란, 반독점 규제 이슈로 번질 가능성

(사진=뉴시스)

(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미국 씨넷은 25일(현지시간)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애플과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북부 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송 문서에 따르면, 머스크가 세운 AI 회사 xAI는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오직 챗GPT만 쓰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핵심은 아이폰에서 '그록(Grok)' 같은 다른 챗봇 접근을 막고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 측은 이 때문에 오픈AI만 사용자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지적한다.

머스크 측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의 노출 순위까지 조작해 오픈AI가 아닌 경쟁 챗봇을 의도적으로 불리하게 취급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는 무료 앱 1위에 올라 있고, 그록은 26위, 머스크가 운영하는 X는 31위에 머물러 있다. 애플은 이에 대해 "앱스토어 차트는 전문가 심사, 알고리즘 추천,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며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애플은 지난해 개발자 회의에서 아이폰·아이패드·맥북에 챗GPT를 통합한다고 발표하며 인공지능 전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와 강화된 시리 출시는 2026년으로 연기된 상태다. 현재 아이폰 사용자들은 시리와 챗GPT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주요 인공지능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픈AI 측은 "머스크의 이번 소송은 지속적인 괴롭힘 패턴의 연장선"이라고 반박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머스크가 과거 X에서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신의 게시물을 우선 노출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씨넷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머스크와 오픈AI의 갈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다. 지난해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 구조 전환을 문제 삼아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고, 당시 약 97억 4천만 달러 규모의 인수 시도를 추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정 다툼이 단기간 내에 아이폰 사용자들의 챗GPT 사용 경험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지는 않겠지만, 향후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 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진영 기자hjy@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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