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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비행하는 드론 시대가 온다

미국 최대 드론기업 3D로보틱스 신제품 ‘솔로’ 한국 출시

3D로보틱스 ‘솔로’

(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드론이 생각보다 빠르게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생각보다 조종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보통 4개의 프로펠러의 회전 세기를 각각 제어해 방향을 전환하고 속도와 고도를 결정하는 드론의 원리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일반 드론의 경우 초보자는 방향 전환은 물론 띄우는 것 조차 어려워한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요즘 부상하고 있는 기술이 자동 항법(Auto Pilot) 기능이다. 드론을 수족처럼 마음껏 부릴 수 있을 정도의 조종 실력을 가진 사람이 적고, 실제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각종 사고를 방지하고 좀 더 편리하게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 고안되는 기술이다.

미국 최대 개인 드론기업 3D로보틱스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 드론 ‘솔로’도 이러한 점에 착안해 기존 드론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초보 사용자도 손쉽게 조종할 수 있도록 각종 자동항법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 바로 스마트 드론 ‘솔로’다.

‘솔로’는 1Ghz로 작동하는 퀄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당연히 GPS 기술을 바탕으로 드론이 정해진 위치를 자동으로 비행한다. 두 개의 정해진 위치를 왕복하거나, 하나의 피사체를 중심으로 원형 궤도를 따라 움직이거나, 조종자를 화면 중앙에 위치시키고 촬영하거나 심지어 피사체를 자동으로 추적하면서 비행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동 항법 비행을 강조하는 이유는 실제로 드론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영상 촬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드론들이 그렇듯이 ‘솔로’는 액션캠 그중에서도 고프로와 연결성이 뛰어나다. 드론으로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능숙한 조종 실력을 필요로 하지만, ‘솔로’는 자동으로 자세를 제어하고 원하는 피사체를 매우 자연스럽게 촬영해낸다.

고프로로 촬영된 영상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탁월한 자동항법 기능

3D로보틱스가 가진 자동항법 기술은 핵심 부품인 ‘픽스호크’를 통해 이미 증명했다. ‘픽스호크’는 자동조종시스템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데, 부품 자체의 가격은 199달러이며 드론 뿐 아니라 무인항공기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솔로’에는 보다 경량화 되고 안정성을 더욱 확보한 ‘픽스호크2’가 장착됐다.

‘솔로’는 스마트폰(안드로이드, iOS)이나 태블릿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전용 조종기로 조작할 수 있다. 이때 어떤 촬영을 할 것인가를 정하고, 지도상에 위치를 정해두면 알아서 촬영하는 형태다. 위치와 고도를 정해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고도는 조종기로 수시로 바꿀 수 있다.

자동 비행 상황에서 장애물을 만난다고 해도 스스로 감지하고 피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도를 바꿔주는 것으로 긴급대응을 할 수 있다. 또한 ‘에어 브레이크’ 기능으로 급하면 바로 드론 비행을 멈출수도 있다. 그것 만으로도 사고 위험은 꽤 줄어든다. 그러나 사용자가 비행 경로에 장애물이 없는지 미리 체크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피사체를 추적해서 촬영하는 기능은 꽤 흥미롭다. 예를 들어서 사용자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드론이 따라가면서 그 모습을 자동으로 촬영해준다는 이야기다.

자동 항법 기능의 핵심인 ‘픽스호크’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는 리눅스 기반으로 제작됐다. 오픈소스이며 전 세계 드론 개발자들이 스스로 고치고 발전시켜 나갈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어떤 규제도 사용자 스스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3D로보틱스 관계자가 직접 실내에서 ‘솔로’를 비행 시연을 하는 모습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확장성

‘솔로’는 사용자가 취향에 따라 튜닝할 여지가 꽤 있다. 픽스호크 내의 프로그램을 만지는 것은 전문 개발자나 해볼만한 일이지만, 날개를 바꿔주거나 각종 액세서리를 달아주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 PC로 따지면 조립PC까지는 안되더라도 노트북 보다는 조금 더 개조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가장 강력한 연계 기능은 고프로하고 이뤄진다. 고프로의 각종 설정을 원격으로 바꿀 수 있을 정도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완제품 드론 중 유일하게 지원되는 기능이다. 고프로를 통해 촬영되는 영상은 HD 해상도로 전용 조종기로 실시간 전달되며 곧바로 녹화 및 저장이 가능하다. 히어로 3, 3+, 4 등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별도의 액세서리 베이를 가지고 있어 향후 LED 라이트닝 키트나 패러슈트, 옵티컬 센서와 같은 다양한 액세서리를 통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3D로보틱스 솔로 본체, 프로펠러와 짐벌이 제거된 모습이다.

국내 가격 및 판매

미국서 세금 제외 999달러에 판매되는 3D로보틱스 ‘솔로’의 국내 판매 가격은 140만원이다. 고프로와 연결이 가능한 액세서리 ‘짐볼’의 가격은 57만원이다. 999달러가 140만원이 되는 것은 환율과 세금을 감안하면 이해 못해줄 정도는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솔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약 250만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애당초 자동 항법 비행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가 영상촬영 때문이라서다. 즉 짐벌과 고프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 유통은 고프로와 자전거 유통으로 경험을 쌓은 세파스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주요 대형마트, 양판점 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사후 서비스 역시 세파스가 대행한다. ’솔로’는 비행 기록을 자동으로 저장해주는 표준화 된 블랙박스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3D로보틱스는 블랙박스 로그 기록을 바탕으로 소비자 과실이 아닌 기기 결함의 경우 1년간 부품 교환 및 무상 수리를 제공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세파스 역시 다음달 문을 여는 강동구 AS센터를 통해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비단 3D로보틱스 뿐만 아니라 DJI 등 중국 업체들도 향후 드론의 미래로 자동항법 기능을 주목하고 있다. 이렇듯 최근 드론이 UAV(unmaned aerial vehicle. 무인항공기)로 운용되기 위한 기술이 최근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극단적으로 말해 폭탄을 실은 드론이 이미 프로그램 된 위치에 자동하는 날아가 폭발하는 방식의 테러를 일반인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것이 드론의 진화를 인위적으로 늦춰야 할 명분이나 이유가 될 순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