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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비어있나 알아봐" 인텔에선 이젠 옛말

첨단 기술 활용해 비용은 줄이고 만족도 높였다

인텔이 지난 1년간 IT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설명하기 위해 1일 한국을 찾은 APAC·일본 지역 담당 추 텐아이 매니저.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인텔은 시가총액만 1천5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거대 IT 기업이다. 데스크톱PC나 노트북, 태블릿과 투인원에 들어가는 각종 프로세서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통신칩, 악성코드나 스미싱을 막는 보안 소프트웨어까지 안 만드는 것이 없다. 직원도 전세계 10만 명이 넘는다.

문제는 전세계 여러 곳에 흩어진 직원들이 한날 한시에 모여 일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단 세 시간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12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것은 분명 비효율적이다. 결국 화상회의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매번 노트북 화면 위에 달린 카메라만 보면서 회의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회의 준비 시간을 초 단위로 줄인 비결은⋯

인텔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화상회의용 로봇인 빔이다. 수터블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이 로봇은 얼굴이 있는 위치에 화면과 카메라를 달아 실제로 사람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일어선 상태에서도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1일 인텔 APAC·일본 지역 담당 추 텐아이 매니저는 “현재 화상회의용 로봇은 개발 단계에 있고 회의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수단도 개발중이다. 또 회의때마다 일일이 노트북에 케이블을 꽂을 필요 없는 무선 컨퍼런스 룸을 500개 이상 만들었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이런 회의실을 3천 개 가량 만들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의실에는 도시락만한 소형 컴퓨터인 NUC와 전용 소프트웨어인 인텔 유나이트가 설치되어 있다.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담은 노트북과 무선으로 연결하면 회의 자료가 바로 대형 화면과 참가자들의 노트북에 나타난다. 당연히 회의를 준비하는 시간도 몇 초 단위로 줄어든다. 프로젝터나 스크린에 자료가 안 나타나 애를 먹는 일은 옛말이 됐다.

무선으로 회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인텔 유나이트. 2015년 공개됐다.

“회의실 비어있나 알아봐” 이젠 옛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회의를 할 때마다 회의실을 잡는 것은 늘 신입사원, 혹은 직급이 낮은 사원의 몫이다. 하지만 인트라넷이나 그룹웨어로 회의실을 예약해 놓아도 회의실 문을 열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분명히 빈 회의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다른 팀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거나, 예약을 잡아 놓고도 회의실을 안 쓰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다시 빈 방을 찾아 헤매는 동안 낭비되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찮다.

인텔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회의실에 적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동작센서나 음성센서, 광센서를 활용해 실제로 회의실이 쓰이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예약된 시간이 5분 이상 지나도 아무도 회의실에 없다면 예약은 자동으로 취소되고 다른 사람들이 회의실을 쓸 수 있다. 발품을 파는 시간도 줄어든다.

인텔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회의실에 적용해 예약 문제를 해결했다.

“보안은 기술이 아닌 사람이 핵심”

모든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요즘 세상에서는 회사 내 컴퓨터가 단 한 대만 악성코드나 웜에 감염되어도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랜섬웨어에 감염된 PC가 한 대만 있어도 사내 전체 메일을 통해 첨부파일이 돌아다니고 중요한 자료가 디지털 쓰레기로 변한다.

추 텐아이 매니저는 “전세계 인텔 네트워크에서 매년 2억 2천500만 개 이상의 악성코드를 탐지해 차단하고 매일 130억 개의 기록을 남긴다. 이런 기록은 보안 향상을 위해 1년간 보관된다. 또 문제가 생길 경우 10년 이상 경험을 갖춘 전문가가 데이터베이스를 동원해 이를 막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대비를 잘 해 놓아도 정작 이를 다루는 사람이 보안에 대한 의식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추 텐아이 매니저는 “보안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의식을 심어 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뉴스레터를 보내고, 퀴즈 게임으로 상품을 주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절감”

인텔이 이렇게 여러 첨단 기술을 내부에서 아낌없이 동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비용절감이다. 매년 10%씩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내부 목표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고 혁신에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최근에는 직원 한 명당 IT 지원에 쓰는 예산을 연간 1만3천달러(한화 약 1천500만원) 수준까지 조금씩 끌어내렸다.

하지만 일반 기업에서 이런 시도를 하기는 쉽지 않다. 바로 예산과 인식 부족 때문이다.

추 텐아이 매니저는 “일반 기업 사무실에서도 무선 회의 기술인 인텔 유나이트를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인텔도 한 때 와이다이(무선디스플레이) 기술을 검토했지만 결국 유나이트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당장 회의 준비에 드는 품이 줄어들고 이용자나 관리자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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