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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동영상용 고성능 PC, NVMe SSD가 제격"

WD 최고사양 SSD, 최대의 무기는 “가성비”

WD 블랙 PCIe SSD를 소개하는 수하스 나약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NVMe 방식 고성능 SSD를 지금 내놓은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최신 기술을 지원하는 프로세서가 상당히 보급되었고 최고의 성능을 찾는 게이머나 몰입형 게임을 즐기는 사람, 그리고 고해상도 동영상을 편집하는 이들에게는 고성능 SSD가 필요하다. 내년부터 PC 업체도 제품 두 대 중 한 대 꼴로 고성능 SSD를 달아서 내보낼 것이다”

웨스턴디지털(WD) 수하스 나약 클라이언트 SSD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가 7일 국내 정식 출시한 고성능 제품인 WD 블랙 PCIe SSD를 소개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WD SSD 중 최고 성능, 지연 시간도 최소화

WD 블랙 PCIe SSD는 2016년 WD 블루·그린 SSD에 이어 지난 1월 CES 2017에 처음 등장했다. 데스크톱 PC나 노트북과 초당 최대 4GB 가까이 전송할 수 있는 PCI 익스프레스 3.0 x4 규격으로 연결되며 플래시 메모리에 최적화된 NVMe도 함께 적용되어 최상의 성능을 낸다.

PC나 노트북에 흔히 쓰이던 SATA 3 방식 SSD에 비해 읽기 속도는 4배 이상인 초당 최대 2050MB까지, 쓰기 속도는 1.5배인 초당 최대 800MB까지 끌어올렸다. 샌디스크는 물론 WD가 지금까지 소개한 제품 중 최고 수준이다.

WD 블랙 PCIe SSD는 WD 브랜드를 달고 세 번째로 시장에 나온 제품이다.

PCI 익스프레스(PCIe) 방식 SSD가 기존 SATA 방식 SSD보다 나은 점은 또 있다. 바로 지연 시간이다.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PCI 익스프레스 방식은 PC 프로세서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 SATA 방식보다 지연 시간이 줄어든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를 읽어 와야 하는 게임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WD가 꺼내든 카드, “가성비”

그러나 이미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인텔 등 강력한 경쟁자가 많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시장에서는 강자지만 SSD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WD가 무기로 내세운 것은 다름아닌 ‘가격 대비 성능’이다.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WD 블랙 PCIe SSD는 SATA 대신 PCI 익스프레스 방식 SSD를 쓰고 싶지만 가격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소비자를 위해 가격과 성능 사이에서 타협을 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보여주었다.

WD 블랙 PCIe SSD는 가격 대비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는 “‘유력한 경쟁사 제품’(정황상 삼성전자 950 프로)과 비교해 보면 SSD 성능을 잴 때 흔히 쓰이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 점수는 33%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실제 이용 환경을 재현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PC마크 밴티지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도 경쟁사 제품보다 크게 비싸지 않다. 256GB 제품은 정가 기준 19만 9천원, 512GB 제품은 29만 9천원이다. 무상보증기간 5년에 최대 170만 시간 쓸 수 있고 SSD 수명에 직접 영향을 주는 쓰기보증용량(TBW)도 256GB 기준 80TBW다. 신뢰성 면에서는 저가 제품보다 더 뛰어나다.

복제 프로그램 없다는 지적에 “현재 검토중”

반면 몇 가지 의아한 점도 있다.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최대 용량이 512GB에 불과하다. 윈도우 운영체제와 고용량 게임 몇 개만 설치하면 이 정도는 금방 가득찬다.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세계적으로 아직까지는 256GB 제품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다. 다만 미래 수요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WD SSD는 복제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주지 않는다.

WD SSD에 대해 나오는 불만 중 하나로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나 저용량 SSD에 설치한 운영체제를 그대로 옮겨 심을 수 있는 복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WD 블랙 PCIe SSD에서도 이런 복제 프로그램은 빠졌다. 이에 대해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현재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낸드 공급받던 도시바 팹 매물로⋯10개 업체 뛰어들어

SSD의 가장 기초적인 재료인 플래시 메모리 공급 문제도 있다. 지금까지 샌디스크·WD SSD는 일본 미에 현 욧카이치 시에 세운 도시바 공장에서 생산한 플래시 메모리를 썼다. 이 공장은 2001년에 샌디스크와 도시바가 조인트벤처를 통해 세웠다.

WD 블랙 PCIe SSD에 내장된 15nm(나노미터) TLC 방식 플래시 메모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도시바가 분식회계 여파에 시달리면서 파산 위기에 몰리자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지분 20%를 다른 회사에 팔기로 한 것이 문제다.

도시바에서 분사하는 반도체 사업 입찰에 전세계 10여 개 회사가 뛰어든 상황이다.

당장 7일 오전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입찰에 참여해 3조원 가량을 써 냈다는 뉴스가 나왔고 오후에는 대만 기업인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도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WD도 입찰에는 참여했지만 10개가 넘는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WD 이외의 다른 기업이 20%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플래시 메모리 공급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수하스 나약 매니저는 “현재로서는 시장에 있는 정보 말고는 더 아는 것이 없다. 경영진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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