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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 등장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인공지능 빅스비 ‘눈길’

삼성전자가 현지시간으로 29일 뉴욕과 런던에서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S8과 갤럭시S8+을 공개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삼성전자가 현지시간으로 29일 뉴욕과 런던에서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S8과 갤럭시S8+을 공개했다. 외관이나 디자인 등은 2016년 12월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흘러나온 사진과 도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밤잠을 아껴가며 언팩 행사를 시청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었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했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인 빅스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개되었고 스마트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액세서리인 덱스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언팩 행사에 재미를 더 했다. 반면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풀어주는 데는 충분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엣지를 활용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탑재한 5.8인치 QHD+(2960×1440 화소) 화면에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화면 테두리를 최소화했다기보다는 아예 화면을 양 옆으로 펼쳐서 테두리를 아예 없앤 효과를 준 것이다.

이런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은 단 하나다. 바로 엣지 디스플레이다. 화면 양 옆까지 디스플레이 영역으로 활용한 덕에 가로 크기는 69.6mm(갤럭시S7)에서 68.1mm로 오히려 조금 더 줄어들었다. 대신 ‘엣지’ 모델이 모두 사라지고 모든 모델에 엣지 디스플레이가 달린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같은 크기에 더 큰 화면을 넣었다.

다만 이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18:9 비율 디스플레이와 HDR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지금 당장은 화면을 분할하는 멀티태스킹 기능과 함께 웹페이지나 페이스북 등 애플리케이션에서 스크롤하는 수고가 줄어드는 정도다.

또 엣지 디스플레이가 반드시 모든 사람이 반기는 디스플레이는 아니라는 사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손바닥에 닿아 오동작한다는 문제가 있고 한 손에 안정감 있게 잡히지 않는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홈 버튼은 소프트 키 방식으로 바뀌었고 누를 때마다 진동이 온다.

터치 수고를 줄여주는 빅스비

갤럭시S8에는 삼성전자가 지난 해 인수한 인공지능 기업의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인터페이스인 빅스비가 탑재된다. 터치 뿐만 아니라 음성을 이용해서 화면 여기저기를 터치하는 수고를 줄여준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시연에서 보여 준 예를 보면 빅스비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도를 띄워 놓은 화면에서 빅스비 전용 버튼을 누르고 “이거 캡처해서 진희에게 보내줘”라고 말하면 ‘이거’라는 대명사가 가진 의미를 파악해 화면을 캡처한 다음 메시지로 보낸다.

음성과 사진을 인식하는 인터페이스, 빅스비도 탑재되었다.

만약 주소록에 ‘진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면 이용자에게 어떤 사람에게 보내야 할지 메뉴를 띄워서 물어본다. 전원 버튼과 홈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캡처하고, ‘공유’ 버튼을 누른 다음 문자메시지를 누르는 몇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음성 명령으로 끝내는 것이다.

물론 비슷한 기능을 가진 인터페이스는 이미 다른 스마트폰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기능을 불러내기 위해서 홈 버튼을 오래 누르거나 다른 방식으로 불러 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옆에 빅스비 전용 버튼을 달아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도 함께 쓸 수 있다.

스마트폰을 생산성 도구로, 덱스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문서를 편집하고 파워포인트 파일을 만들 때는 거의 모든 사람이 망설임 없이 데스크톱PC 앞에 앉거나 노트북을 펼친다. 상대적으로 좁은 화면을 보면서 스크린 키보드를 누르고 터치하는 것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8과 함께 등장한 덱스(Dex)는 이런 스마트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액세서리다. 독에 꽂기만 하면 HDMI 단자로 연결된 모니터에 기존 PC와 비슷한 인터페이스가 나타나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데스크톱 환경에서 쓸 수 있게 해 주는 액세서리, 덱스.

사실 삼성전자가 이런 시도를 전혀 안 했던 것은 아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12년 갤럭시S3와 함께 등장한 스파이더 랩톱이 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데스크톱PC 프로세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성능과 부족한 앱 때문에 시장에서 쓸쓸히 잊혀졌던 과거가 있다.

그러나 덱스는 스파이더랩톱의 전철을 밟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한컴오피스 등 문서 작성 앱 뿐만 아니라 어도비 포토샵·라이트룸 등 큰 화면에서 더 효율적인 앱이 덱스를 지원하는데다 내장된 프로세서 성능도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윈도우10 스마트폰에 내장된 컨티뉴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각종 앱을 큰 화면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한다.

“그래서 배터리는?”

안전성 문제부터 환경오염 논란까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가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남긴 상처는 크고 깊다. 사실상 1년만에 등장한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에도 자연히 안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언팩 행사에서는 이런 의문에 대한 답변이 충분하지 않았다. 배터리 테스트 과정에 대한 영상이 잠시 지나갔을 뿐이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커다란 시련을 겪었다”, “실패에서 배웠다”는 지극히 원론적이고 간접적인 설명만 내놨다. “과연 믿고 사도 되는가”라는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4월 21일부터 전세계 시장에 갤럭시S8과 갤럭시S8+를 출시할 예정이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블랙, 오키드 그레이, 아크틱 실버, 코랄 블루, 메이플 골드 등 총 5가지이며 국내 통신사에 공급되는 출고가는 미정이다.

갤럭시S8은 총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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