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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AI가 운전하는 리프트 자율주행차 타보니

알아서 속도 줄이고 방향지시등까지...서울에선 가능할까

리프트(Lyft)는 2018년 1월 이후 라스베이거스 일원에서 자율주행차를 운행중이다. (사진=리프트)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권봉석 기자] 리프트(Lyft)는 우버와 함께 미국 양대 차량공유 서비스로 꼽힌다. 일반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에 CES 기간동안 새로 가입할 경우 할인 코드를 주는 혜택 때문에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 혹은 CES 행사장 사이를 오갈 때 많은 관람객이 리프트나 우버를 이용한다.

리프트는 2018년 CES 기간 이후로 각종 호텔과 전시장이 밀집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Strip) 일원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새로운 운송 수단을 경험해 보려는 관람객들이 노리는 탓인지 예약은 쉽지 않은 편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CES 현장에서 델 컨퍼런스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리프트를 잡아타려다 자율주행차량을 선택 가능한 것을 발견했다. 다른 관람객이 먼저 예약을 할까 조바심을 내며 황급히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려 예약에 성공했다.

라스베이거스 시내나 각종 전시장, 리조트는 일반 택시와 리프트·우버가 출발할 수 있는 곳을 분리했다. 택시는 전시장 정문을 포함해 비교적 자유롭게 내리거나 탈 수 없지만 차량공유 서비스는 발렛 주차장이나 별도 공간에서 탑승해야 한다.

출발지인 베니션 호텔 발렛 주차장에서 4분여를 기다리자 BMW 5 차량이 도착했다. 차량 옆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인 앱티브 마크가 선명하다. 앱티브는 지난해 9월 현대차와 5조 규모 자율주행 조인트벤처(JV) 계약을 맺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각각 안전운전자(Safe Driver)와 앱티브 관계자가 탑승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탑승하자 앱티브 담당자는 "차량 외부 사진은 찍어도 좋지만 내부 모니터나 장비는 촬영하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 안전운전에 초점 맞춘 자율주행

자율주행은 안전운전자가 수동 운전으로 호텔 내 주차장을 벗어나 일반 도로로 나가야 시작된다.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는 순간 대시보드 위 모니터에 'AUTO'라는 글자가 나타나며 자동차가 스스로 굴러간다. 가·감속은 물론 방향 지시등도 스스로 켜고 끈다.

운전석의 안전운전자가 하는 일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운전대에는 가볍게 손을, 브레이크 페달에는 오른발을 얹고 주위를 주시하는 것이다. 갑자기 옆 차선에서 급하게 차가 끼어 들거나 자율주행이 비상식적인 경로를 선택하는 경우, 혹은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야 할 경우에도 수동으로 운전한다.

7일 기자가 탑승한 BMW 5시리즈 기반 리프트 자율주행 차량. (사진=지디넷코리아)

핸들링이나 가감속은 서울 시내에서 가끔 경험하는 일부 난폭운전 택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얌전하다. 다만 안전을 고려해 도로의 규정 속도 범위 안에서만 가속한다. 사람처럼 교통 흐름에 맞춰 약간 더 속도를 내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뒤에서 따라오던 차가 추월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 눈 감고 탔다면 사람과 구별할 수 있었을까

베니션 호텔에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까지는 차로 약 15분 걸린다. 그러나 오전 11시가 지나자 행사장으로 향하는 차들 때문에 정체가 시작됐다.

앱티브 관계자는 "행사장 바로 앞에 있는 르네상스 호텔에 내려가서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르다"고 조언했다. 조언에 따르자 안전운전자가 바로 자율주행을 해제하고 끝차로로 능숙하게 끼어들었다.

1.86마일(약 3km) 거리를 27분간 주행 후 책정된 요금은 9.79달러(약 1만1천500원)다. 리프트 앱은 운행이 끝나면 기사 평가와 함께 팁을 줄 수 있지만 자율주행 차량은 팁을 줄 수 없다. 사람이 아닌 AI가 운전을 했기 때문이다.

약 30분간 체험한 자율주행 택시는 눈을 가리고 탑승했다면 사람이 운전한 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불쑥 끼어드는 차,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거나 신호 대기선에서 잠깐이라도 출발이 늦으면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가 많은 서울에서는 분명 AI도 백기를 들었을 것이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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