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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왔숑]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남는 곳에 '툭'···포터블 스피커로 만든 홈시어터

CES 2024서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체험···쉬운 설치·저렴한 가격으로 공간음향 구현 가능해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 MGM 리조트 노매드 호텔에 마련된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데모 시연. 돌비 관계자가 플렉스커넥트 기술을 이용해 맵핑을 완료한 뒤 모습. (사진=씨넷코리아)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게 있죠. 바로 홈시어터입니다. 영화광이라면 대화면 TV, 사운드바와 서브우퍼, 서라운드 스피커로 꾸민 거실을 가지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또 홈시어터죠. TV는 몰라도 스피커들이 문제입니다. TV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도 맞춰야 하고요, 거실 환경에 따라 소파부터 TV 장식장까지 고민해야 하죠. 설치도 까다롭지만 가격도 부담입니다.

영상 및 음향 전문기업 돌비 래버러토리스(이하 돌비)는 홈시어터를 고민 중인 분들에게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애플 뮤직과 돌비 시네마로 이제 많이 알려진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공간음향’을 집 안에서 누구나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거죠.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TV와 포터블 스피커 몇 개가 전부입니다. 스피커도 짝수로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거실 협탁이나 TV 장식장 위에 남은 공간에 툭 하고 그냥, 놔두면 됩니다.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4' 행사에서 돌비 래버러토리스는 '돌비 하우스'를 별도 운영하면서 새 솔루션과 신기술들을 소개했다. (사진=돌비 래버러토리스)

■ TV, 무선 스피커, 스마트폰만으로 돌비 시네마가 뚝딱!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 MGM 노매드 호텔에서는 같은 기간 열린 글로벌 IT 박람회 'CES 2024'에 맞춰 돌비 하우스가 운영됐습니다. 이곳에서는 돌비 전문가들과 함께 돌비의 최신 기술들을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돌비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조직을 이끌고 있는 패트릭 로시(Patrick Rossi) 한국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과 함께 돌비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로시 부사장은 "오늘 만나볼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는 지금까지 돌비 애트모스를 거실에 구현하는 방법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이다"며 "훨씬 더 쉽고 빠르게 돌비 애트모스의 뛰어난 공간음향을 오늘 체험하게 될 것이다"고 자신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는 공간음향으로 표현되는 몰입형 사운드, 돌비 애트모스를 모두가 더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고안된 기술입니다. 집 안 거실에 있는 TV를 중심으로 다중 채널의 사운드바, 서브우퍼, 서라운드 스피커를 수백만 원을 들여 구매할 필요 없이 홈시어터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게 플렉스커넥트의 핵심입니다. 또 무선이죠.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시연을 위해 마련된 곳에는 TV와 소파, 그리고 포터블 스피커들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텀블러 크기의 원통형 블루투스 스피커 3대, 이게 전부였습니다. 왼쪽에 한 대, 오른쪽에 2대가 책장 위와 협탁 위에 스탠드 조명과 함께 자연스레 놓여져 있었습니다.

돌비 관계자는 시연을 시작하면서 준비된 스마트폰의 돌비 데모 앱을 실행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TV와 앱을 연결한 뒤 주변에 놓여진 무선 스피커를 앱과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끝이었죠. 그리고 이어진 캘리브레이션(보정) 작업을 거치자 TV 화면으로 TV와 스피커가 배치된 화면을 띄워줬습니다. 플렉스커넥트의 음향 매핑 기술로 방 안의 스피커들 위치를 한 눈에 보여준 거죠. 이 작업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기술을 이용,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포터블 스피커 위치를 확인한 뒤 캘리브레이션(보정) 작업을 마친 모습. TV 화면을 보면 자유롭게 놓여진 스피커 3개를 정확하게 포착, 지도화 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익숙한 K팝 음악 하나를 들어봤습니다. 사방에서 소리가 날아오듯 들리는 이 입체 사운드는 돌비 애트모스의 공간음향 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좌우 개수도 맞지 않은, 스피커들로 공간음향을 구현한 이 기술이었습니다. 돌비 관계자는 “지금 이 자리에는 3개 스피커만 놓여져 있지만, 더 강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부엌에 엄마가 쓰는 무선 스피커나 동생이 쓰는 무선 스피커를 가져와 구성에 추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실이 아닌 작은 방에 TV와 플레이스테이션5, Xbox가 있다면 이 방도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게임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거실에 있는 스피커를 잠깐 가져가 TV와 연결해 똑같이 보정 작업을 하면 되는 거죠. 빠르고 간편하게, 가구 배치의 제약 없이 돌비 애트모스 홈시어터를 만드는 게 바로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입니다.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 소개 영상. (출처=돌비(Dolby) 공식 유튜브 채널)

물론 TV와 무선 스피커는 제조사들이 이 기술을 지원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돌비에 따르면 TV 브랜드 ‘하이센스’ ‘TCL’이 2024년부터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TV 또 무선 스피커 하드웨어 제조사들도 이 기술을 함께 지원해야겠죠.

고가의 사운드바와 서브우퍼, 서라운드 스피커들로 구성된 다중채널 사운드 시스템이 더 훌륭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날 돌비 애트모스 플렉스커넥트가 보여준 건 집 안 구조가 어떻게 되었든 누구나 공간음향을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데모 시연에 사용된 TV는 약 500 달러, 스피커들은 100~150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TV 1대와 스피커 3개로 만든 홈시어터는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무선 스피커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은 홈시어터 구성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나은 열린 옵션을 제공하는 거죠. 이사 갈 집의 거실도 홈시어터를 위해 어떻게 설치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차량용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차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공간음향을 지원하는 음원으로 재탄생한 엘튼 존 대표곡 중 하나인 <로켓맨>을 들어보고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 영화관과 가정집, 자동차까지 물든 공간음향 마법

돌비는 이 공간음향의 경험을 영화관, 가정집에 이어 차 안으로 이어가려 합니다. 사실 자동차만큼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혼자 즐기기 쉬운 곳이 없습니다. 1평도 채 안 되는 이 공간에는 이제 10개 이상의 스피커가 탑재되는 건 기본이죠. 벤츠 마이바흐와 S-클래스는 31개 스피커들을 탑재하고 있으니까요.

차량용 돌비 애트모스는 이제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로터스(Lotus)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 애플 뮤직 외에도 오더블(Audible), 아마존 뮤직(Amazon Music)과 협업해 음악 외에도 다채로운 콘텐츠를 입체 사운드로 즐길 수 있죠.

차 안에서 즐기는 공간음향은 에어팟 맥스나 잘 갖춰진 홈시어터에서 듣는 경험과 달랐습니다. 더 집중이 잘 된다는 느낌이었죠. 당장이라도 움직이는 차 안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고 싶을 정도로 굉장했습니다.

앨튼 존 <로켓맨>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건 전설적인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Money> 였습니다. 1973년 발매된 여덟 번째 정규 앨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에 수록된 이 곡은 초반에 열리고 닫히는 현금출납기와 통통 튀는 동전 소리가 일품인데요, 이 소리들이 차 안의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돌비애트모스 음향이 적용된 핑크 플로이드 (출처=씨넷코리아 테스트 유튜브 공식 채널)

■ 당신이 있는 그 공간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내는 몰입형 사운드&컬러이게 '돌비'

두 세션을 함께 하면서 패트릭 로시 부사장은 전 세계 사람들이 돌비 비전과 애트모스를 직접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생각보다 구현하는 것도, 체험할 수 있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죠.

그는 “돌비 애트모스의 경우, 오늘 보신 것처럼 구현하는 데 스피커 사양이라던가, 가격이라던가, 이런 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라며 “윗층에서는 3개의 스피커로, 또 차 안에서는 31개의 스피커들이 있었지만 공간음향을 구현하는 건 오로지 돌비 애트모스 기술로 손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드웨어가 무엇이든 영상 및 음향 제조사, 그리고 개발자들의 의지만 있다면 오늘 만나본 이 모든 게 가능하단 얘기였죠.

경쟁사들의 공간음향 사운드에 대해 돌비가 가진 특별한 점에 대해 그는 견고하고 성숙한 에코 시스템을 꼽았습니다.

로시 부사장은 “2012년 돌비 애트모스 첫 영화가 나온 이래 돌비는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플러스 외에도 게이밍 회사들, 특히 Xbox와 플스와 같은 콘솔 시장 안에는 또 많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서비스되고 있다”며 “특히 우리는 오디오 외에도 영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돌비 비전’도 있다. 시각과 청각의 경험은 무엇보다 특별하며 특히 이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자산은 현재 매우 견고하며 두 유형의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건 돌비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로시(Patrick Rossi) 돌비 래버러토리스 전략적 파트너십 및 한국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 (사진=씨넷코리아)

마지막으로 그에게 돌비 비전과 애트모스에 대해 가장 쉽게 설명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저도, 동료들도, 전문가들도 어렵게만 설명할 뿐이었죠. 개인적으로 돌비 임원은 어떻게 이걸 설명할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로시 부사장은 “더 많은 컬러와 사운드, 이 몰입적 경험을 많은 분들에게 이야기로 전달드리고 싶지만 정말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라며 “돌비 애트모스의 경우, 여러분이 어디에 있던, 그 공간에 당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소리로 당신을 감싸주는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앉아서 눈을 감으면 아티스트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건 색다른 경험이고 작가가 원하는 그 느낌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며 “돌비 비전도 색의 스토리텔링, 더 밝고 어두운 걸 표현하면서 더 감성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현종 기자mandu@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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