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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분명한데 투자는 주저…‘디지털 트윈’, 기업들이 망설이는 이유는?

탄소배출·비용 최대 20% 절감에도 경영진 16%만 ‘투자 확대’…헥사곤 보고서, 산업별 도입 실태와 인공지능 연계 가능성 조명

헥사곤에서 디지털 트윈 산업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사진=헥사곤).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디지털 기술 기업 헥사곤이 5일 발표한 ‘디지털 트윈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한 기업들은 탄소 배출량을 평균 15% 줄이고, 비용은 평균 19% 절감했으며, 연간 투자 수익률은 2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경영진은 전체의 16%에 불과해 실질적 가치와 실제 투자 사이의 간극이 드러났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제 자산의 복제본을 구현해 운영을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11개 산업에 걸친 경영진 660명의 의견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지속 가능성과 비즈니스 성과 양쪽에서 분명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산업 전반에서 활용은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을 도입한 기업의 78%가 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경험했고, 평균 15%의 탄소 저감 성과를 거뒀다. 또한 협업 효율성도 크게 향상됐다.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44%는 협업 성과가 있었다고 응답한 반면, 비도입 기업 중에서는 5명 중 1명만이 협업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었다.

한편, 디지털 트윈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경영진의 80%는 AI 도입이 디지털 트윈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고 답했으며, 43%의 기업이 1년 내 AI와 디지털 트윈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헥사곤의 버카드 보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는 디지털 트윈의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전략의 핵심 구성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별 격차도 확인됐다. 헥사곤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가치-성숙도 매트릭스’에 따르면 항공우주, 국방, 공공 안전 산업은 높은 기술 성숙도와 비즈니스 성과를 동시에 보이며 리더 그룹에 속한 반면, 건축·엔지니어링·건설(AEC) 분야는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헥사곤 비주얼 컴퓨팅 부문 프랭크 서이켄스 수석 부사장은 “디지털 트윈은 도입 초기부터 measurable(측정 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이라며 “데이터 통합 수준이 높아질수록 지속가능성과 기업 운영 효율성도 함께 향상된다”고 말했다.

헥사곤은 보고서에서 디지털 트윈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할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도입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태훈 기자ifreeth@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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