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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실시간 번역 지원하는 애플 인텔리전스···언어 장벽 무너뜨린 비결은?

온디바이스 구동으로 대화 유출 방지...에어팟 활용한 대면 대화 번역 성능 ‘인상적’

애플 인텔리전스 '실시간 번역' 기능 관련 이미지 (사진=apple)

(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해외여행을 갔을 때 현지인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적 한번쯤 있을 거다. 또 회사에서 해외 임원들 앞에서 보고를 해야한다 하면 잠을 이루지 못할 테다. 아쉬운 대로 번역 앱을 활용해보지만 익숙치 않다. 온라인 연결이 안 되는 해외라면 햄버거 하나 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인공지능 발전으로 이런 수고로움은 많이 덜게 됐다. 애플은 특히 이 번역 기능을 자사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 시리즈에 넣었다. iOS 26.1 출시로 한국어까지 지원하게 된 애플 인텔리전스 '실시간 번역' 덕분에 나만의 통역사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실시간 번역 기능은 아이폰 전화 및 메시지, 페이스타임(FaceTime) 앱을 에어팟을 이용해 외국에 있는 친구나 직장 동료와 막힘없는 대화를 지원한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이 기능, 어떻게 탄생한 걸까?

■ 번역 정확성 위해 '언어 전문가'를 적극 활용한 애플

실시간으로 외국어를 번역해주는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번역의 정확도일 것이다. 특히 관용구나 문화적인 맥락을 AI가 정확하게 번역해내야 한다. 이에 대해 론 황(Ron Huang) 애플 감지 및 연결성 담당 부사장은 “번역의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해 언어 전문가들을 많이 활용했다.

기존에 번역을 담당하던 전문가뿐만 아니라, 사내에서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인력도 포함시켜 그들의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데이터 수집과 평가 과정에서는 기계 평가뿐 아니라 전문가 평가를 함께 진행해, 번역의 자연스러움, 문화적 맥락, 관용구 처리 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대화하는 양쪽 사용자 모두가 에어팟을 착용하면 아이폰 없이도 실시간 번역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캡처=apple 제공 영상)

또 한 가지 실시간 번역에서 우려되는 것은 사용자 간의 중요한 대화, 비즈니스 관련 내용이 오갈 때 이것이 서버를 통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다. 론 황 부사장은 이에 대해 “먼저 애플 인텔리전스 실시간 번역은 모든 머신 러닝이 온디바이스로 구동돼 사적인 대화가 서버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유용한 부분은 여행 중 사용이다. 로밍 또는 호텔 와이파이 사용이 상황에 따라 매끄럽지 않을 수 있는데, 온디바이스 구동 덕분에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도 iOS에는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한 웹 사이트 번역과 같은 기능들이 존재했지만 실시간 번역은 새로운 모델로 개발됐다. 짧은 문구와 대화 형식의 번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메시지 앱에서 작동하는 '실시간 번역' 기능 관련 이미지 (사진=apple)

■ 빠르고 정확한 번역, 주요 앱은 물론 에어팟 활용성 뛰어나

실시간 번역 기능이 작동하는 주요 앱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도 살펴봤다. 메시지 앱에서는 문장을 타이핑하는 순간 번역 결과가 실시간으로 함께 표시된다. 입력한 문장과 번역문을 동시에 확인해 수정 또는 그대로 발송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1대 1 대화는 물론, 그룹 메시지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해당 시스템은 사용자의 키보드, OS 설정이나 수신된 메시지 언어를 바탕으로 이를 자동 감지한다.

페이스타임(FaceTime)에서 역시 실시간 번역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사진=apple)

페이스타임에서는 실시간 자막으로 상대의 말을 화면에 띄운다. 영상 통화의 일종인 페이스타임은 표정과 제스처를 함께 보며 번역문을 읽을 수 있어 감정을 느끼기 쉽고 보다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다.

또 페이스타임에서 캡션은 상대방의 말과 함께 즉시 번역돼 화면에 나타나 편리하며, 스피커폰을 활성화하면 대화 전사문도 확인할 수 있다. 메시지 앱과 동일하게 이 기능은 구형 아이폰이나 타 기종, 유선 전화기에서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다.

통화 앱에서는 번역 음성이 곧바로 재생되며, 스피커 모드에서 대화 내용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번역 기능을 제공할 때, 번역된 음성의 소리는 높이고, 원음은 작게 들리도록 해 대화 파악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에어팟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활용하면 끊김 없이 이어지는 대화가 가능하다. (캡처=apple 제공 영상)

실시간 번역 기능의 백미는 단연 에어팟에서 활용이다. 가령 외국인과 마주한 상황에서 에어팟을 착용한 사용자에게 상대방이 하는 말을 즉시 번역해 들려주며, 사용자가 말할 때는 이를 번역문으로 화면에 표시해 보여줄 수 있다.

또 대화하는 두 사람 모두 에어팟을 사용한다면 여기서는 아이폰이 없이도 양방향 대화로 매끄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해당 기능 작동도 손쉽다. 에어팟에 간단하게 탭하거나 시리(Siri)를 통해 활성화할 수 있다.

번역문을 아이폰 화면에 표시해 상대방에게 보여주면 더욱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캡처=apple 제공 영상)

에어팟에서 작동하는 실시간 번역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기술적 완성도를 위해 여러 세부 기술이 결합됐다는 점이다. 에어팟 기본 설정은 사용자 목소리를 감지하지만, 실시간 번역에서는 상대방 목소리까지 마이크가 인식한다.

또 잡음이 많은 환경에서 상대방 소리를 감지할 수 있으며, 에어팟 마이크뿐만 아니라 아이폰의 마이크까지 활용한다. 대화 중 번역은 문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의미가 파악되는 즉시 번역문을 띄운다. 놀라운 부분은 상대방이 말할 때 에어팟이 이를 구분하고, 번역 음성이 원음과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다. 

아리바 카말라(Areeba Kamala) AIML 제품 마케팅 담당 시니어 매니저는 “실시간 번역은 이미 사용 중인 기능들에 자연스럽게 통합돼, 기존의 방식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에서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위해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지속적 기술 개선을 이어가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한국어 실시간 번역 기능은 지난 4일 정식 배포된 iOS 26.1을 업그레이드한 기기에 한해 제공된다. 이번 업데이트로 한국어·일본어·중국어 등 아시아 언어가 포함됐으며 알람 해제 방식 변경, 리퀴드 글래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신동민 기자shine@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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