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밀폐형답지 않은 또렷한 저음과 넓은 공간감 / 안경 착용자 배려한 컴포트 존 / 좌우 어느 쪽에도 꽂히는 분리형 케이블 / 이어패드·케이블 교체 가능한 높은 유지 관리성
The BAD 플라스틱 위주 마감 / 오랜 시간 착용 시 밀폐형 특유 열감은 여전
한줄평 밀폐형의 약점을 기술로 돌파한, 스튜디오와 라이브룸을 위한 젠하이저의 진지한 해답
(씨넷코리아=윤현종 기자) 모니터링 헤드폰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갈리는 기준이 있다. 오픈형이냐, 밀폐형이냐. 오픈형은 공간감이 좋지만 보컬 녹음이나 악기 트래킹처럼 헤드폰 소리가 마이크로 새면 안 되는 환경에서는 쓸 수 없다. 그 자리를 밀폐형이 채우지만, 밀폐형에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 있다. 특유의 답답함과 열감, 그리고 내부 반사로 인해 부풀어 뭉개지는 저음이다.
젠하이저 HD 480 PRO는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제품이다. 스튜디오 녹음, 트래킹, 모니터링, 라이브 현장까지 묵직하게 겨냥한 유선 밀폐형 모니터링 헤드폰으로, 젠하이저가 밀폐형 라인업에서 내놓은 첫 번째 플래그십이다.
■ 장식은 덜고 가벼움은 살린 ‘철저한 현장용 디자인’
디자인은 젠하이저 프로 장비답게 철저히 기능 중심이다. 화려한 장식은 전혀 없고 전체적으로 블랙 컬러로 정리돼 무대 위나 녹음실 안에서 튀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인상이다. 직접 측정해보니 케이블 제외 본체 무게는 273g으로 밀폐형치고 가벼운 편에 속한다.
다만 경량화를 위해 하우징 전반에 플라스틱 소재가 대거 쓰인 탓에 67만5천 원이라는 가격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질감을 기대하면 안 된다. 손에 쥐어보면 기능적으로 탄탄하다는 느낌은 오지만 같은 가격대 경쟁 제품들이 주는 묵직한 프리미엄 촉감과는 거리가 있다. 작업 현장에서 쓰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외관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한 번쯤 따져볼 지점이다.
■ 앰프에서 진가 발휘하는 ‘프로의 스펙’
HD 480 PRO는 38mm 다이내믹 드라이버(네오디뮴 마그넷)를 탑재했으며 임피던스는 130Ω이다. 주파수 응답은 3Hz~28,700Hz(-10dB)로 넓고, 감도는 107dB SPL(1kHz/1Vrms)에 달한다.
스마트폰에 그냥 꽂아 쓰는 캐주얼 헤드폰이 아니라,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전용 헤드폰 앰프에 물렸을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제품이다. 구성품으로는 3m 코일 케이블, 3.5mm 플러그, 6.3mm 어댑터, 보관용 파우치가 제공된다.
■ 내부 반사 잡는 ‘진동 감쇄 시스템’과 세심한 착용 설계
젠하이저가 이번 HD 480 PRO에서 가장 힘주어 강조하는 부분은 '진동 감쇄 시스템(Vibration Attenuation system)'이다. 하우징 내부의 불필요한 반사와 진동을 억제해 소리의 윤곽을 또렷하게 살려내는 구조다. 이와 함께 다단계 수동 차음 설계를 통해 마이크로 새어 들어가는 누음을 최소화한다.
착용 구조에도 독자 기술이 들어갔다. '스페셜 액시스 지오메트리(Special Axes Geometry)'는 머리 모양이 달라도 압력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구조다. 특히 안경 착용자를 위해 이어패드 안쪽에 '컴포트 존(Comfort Zone for Glasses)'을 마련해 안경다리가 지나가는 틈새를 배려했다.
실용적인 세부 설계도 돋보인다. 좌우 구분을 점자로 표시해 어두운 백스테이지에서 빠르게 착용할 수 있고, 케이블은 좌우 이어컵 어느 쪽에나 자유롭게 꽂을 수 있어 작업 동선에 맞게 유연하게 쓸 수 있다.
■ 저음 뭉침 지워낸 밸런스와 기대 이상의 무대감
젠하이저 HD 480 PRO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재즈와 베이스가 강조된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였다. 더블베이스가 낮게 깔릴 때 저음이 한 덩어리로 뭉치기보다 현의 질감과 울림의 끝을 비교적 또렷하게 들려줬다. 킥드럼이나 베이스 라인도 중고역을 덮지 않고 아래에서 단단하게 받쳐주는 쪽이라, 저음이 많은 곡에서도 전체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공간감도 밀폐형치고는 상당히 넓다. 보컬의 미세한 숨소리나 스튜디오의 잔향까지 꽤 자연스럽게 표현해 인위적인 과장 없는 입체적인 무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밀폐형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진동 감쇄 시스템이 특유의 답답한 통울림을 상당 부분 잡아낸 덕분으로 보인다. 장시간 착용 시 밀폐형 구조 특유의 열감은 피할 수 없었지만, 착용압 자체는 오래 써도 피로감이 적었다. 안경을 쓴 채 수 시간 작업해도 컴포트 존 덕분에 템플 부위 압박이 크게 줄었다.
■ 밀폐형의 아쉬움을 달랜 프리미엄 작업 파트너, 젠하이저 'HD 480 PRO'
젠하이저 HD 480 PRO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오픈형 플래그십 HD 490 PRO와 함께 같은 프로 라인업 안에서 오픈형과 밀폐형 선택지를 모두 갖추게 됐다. 이같은 라인업을 모두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흔치 않다.
HD 480 PRO는 일반 헤드폰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임에는 틀림 없다. 또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 지지도 않았다. 헤드폰 소리가 마이크로 새어 들어가면 곤란한 녹음 환경, 라이브 현장에서 모니터링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맞게 설계된 작업 장비다.
67만5천 원이라는 가격은 입문형 모니터링 헤드폰과 비교하면 분명히 높고, 이 가격대에서 플라스틱 마감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진동 감쇄 시스템이 구현해 낸 또렷한 저음과 예상을 뛰어넘는 공간감, 안경 착용자까지 배려한 착용 설계, 그리고 케이블과 이어패드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실용적인 유지 관리성은 프로 작업 환경에서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인위적인 과장 없이 원음 그대로의 해상도와 정확한 저음을 원하는 오디오 애호가에게도 밀폐형의 새로운 선택지로 권해볼 만하다.
| 상세 정보 | |
|---|---|
| 형식 | 밀폐형(Closed-back) 오버이어 |
| 드라이버 | 38mm 다이나믹 (네오디뮴 마그넷) |
| 주파수 응답 | 3Hz~28,700Hz (-10dB) |
| 임피던스 | 130Ω (1kHz) |
| 감도 | 107dB SPL (1kHz/1Vrms) / 98dB SPL (1kHz/1mW) |
| 최대 SPL | 130dB (1kHz, 5% THD) |
| 최대 입력 | 300mW |
| 무게 | 272g (케이블 제외) |
| 케이블 | 분리형, 좌/우 자유 선택 연결, 3m 코일 케이블 포함 |
| 이어패드 | 벨루어 소재, 교체 가능 |
| 특허 기술 | Special Axes Geometry, Comfort Zone for Glass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