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 Korea리뷰액세서리

[첫인상] 벨킨 락스타 오디오·충전 케이블

3.5mm 헤드폰 바로 꽂아 쓰고 동기화까지⋯

이어폰을 어디에 꽂아야 할까요?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꼭 1주일 전, 그러니까 3일부터 아이폰8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100여 명 가까이 줄을 서 가며 기다리던 2년 전, 혹은 1년 전보다는 못하지만 아이폰8으로 갈아 타신 분들도 제법 되는 모양입니다. 꼭 2주 뒤면 아이폰X도 국내 출시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 앞에 기다리는 난관이 있습니다. 1년 전 아이폰7이 국내 정식 출시됐을 때 많은 분들이 겪었던 고민, 바로 사라진 3.5mm 이어폰잭과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충전하면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 것입니다.

■ 그래도 이어폰잭이 필요한 이유 몇 가지

분명, “블루투스 헤드셋을 연결해서 들으면 되잖아요?”라는 댓글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적절한 반론을 제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귀찮습니다. 스마트폰 따로, 스마트워치 따로, 여기에 블루투스 헤드셋까지 충전하려면 어댑터만 세 개 필요합니다.

한 번 충전하면 10시간 이상 쓰는 제품도 있지만 하루 쓰면 배터리가 바닥나는 제품도 있습니다. 충전을 깜빡 잊으면 그 다음날 이동할 때 아무 것도 듣지 못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죠. 한 마디로 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겁니다.

그리고 아직도 블루투스 액세서리를 쓸 수 없는 환경이 분명 존재합니다. 바로 항공기 안입니다.

블루투스 기기를 허용하는 항공사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요즘은 여러 항공사가 운항 전 구간에서 블루투스 기기 이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항공사 마음’입니다. “우리 비행기 안에서는 쓰지 마세요”라고 한다면 너와 나의 안전을 위해 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질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아무리 블루투스 헤드폰이나 헤드셋이 진화한다고 해도, 직접 케이블을 꽂아 들을 때와는 엄연히 차이가 있죠. 마르고 건조한 소리가 듣기 싫어서 유선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고집하는 이들도 상당합니다.

■ 2016년 첫 제품에 쏟아진 혹평, 이유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벨킨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죠. 그래서 2016년 등장한 것이 벨킨 라이트닝 오디오+차지 락스타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등장하자마자 굉장한 혹평에 시달렸습니다.

그 이유는 이 제품에 달린 단자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라이트닝 단자가 두 개입니다. 한 쪽에는 충전용 케이블을, 한 쪽에는 아이폰7에 포함된 변환 커넥터를 연결한 다음 다시 이어폰을 연결해서 쓰라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런 복잡한 구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라이트닝 케이블과 3.5mm 이어폰을 동시에 꽂고 싶었을 뿐이죠. 게다가 케이블을 PC에 연결해서 동기화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2016년 출시된 라이트닝 오디오+차지 락스타.

■ 설명서가 필요 없는 액세서리

그렇다면 올해 나온 ‘3.5mm 오디오+충전 락스타‘는 어떨까요. 기존 3.5mm 이어폰이나 헤드폰, 라이트닝 케이블을 그대로 꽂으면 됩니다. 설명서가 없어도 누구든지 단자를 보는 순간 망설임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제품 박스에는 ‘아이폰7·아이폰7 플러스용’이라고 적혀 있지만 iOS 10 이상이 설치된 아이폰6·6s나 아이패드 에어2에서도 소리가 나오긴 합니다. 아이폰8은? 당연히 됩니다. 단 벨킨의 공식 답변은 ‘아이폰7부터 정식 지원’이니 참고만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기존 모델과 비교.

3.5mm 이어폰잭은 유선 리모컨도 완벽히 지원합니다. 애플 번들 이어팟을 시작으로 주위에 굴러다니던 이어폰이며 헤드폰을 모두 꽂아 테스트해 보니 우리 모두 익히 알고 있는 그 느낌 그대로 작동합니다.

소리는 어떨까요. 전문 계측장비를 이용해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7에 기본 제공되는 라이트닝 오디오 어댑터와 비교했을 때 특별히 뒤떨어지거나 다르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누구나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3.5mm 이어폰과 헤드폰을 바로 꽂아 쓸 수 있습니다.

■ 왜 번거로움은 항상 우리의 몫인가

3.5mm 이어폰잭을 스마트폰에서 몰아내고 싶은 건 어느 제조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먼지나 물이 들어가기 쉽고, 고장도 잦은데다 극성에 따라 호환성 문제도 있습니다. 3.5mm 이어폰잭을 들어내면 하다 못해 배터리 용량이라도 늘릴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장점이 많다고 칩시다. 그러나 결국 불편한 건 소비자입니다.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려면 변환 커넥터를 꽂아야 하고, 블루투스 헤드셋을 쓰려면 따로 충전을 해야 합니다.

벨킨 락스타 오디오·충전 케이블은 이런 과도기, 혹은 난세(?)에 빛을 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제품 자체에 불만은 없고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이런 ‘애플 주민세’(4만 7,900원)가 필요하다는 점은 여전히 마음에 안 듭니다. 그리고 디자인이 조금 더 날렵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이 조금만 더 날렵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만 손해를 안 볼 정보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합니다. 숫자만 잔뜩 등장하는 알맹이 없는 이야기는 빼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