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또렷한 푸조 디자인, 전기차처럼 탄탄한 주행감과 뛰어난 연비 돋보여
(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디젤 엔진 차량이 전성기를 누리던 2010년대 초중반, 특히 뛰어난 연비로 유명했던 제조사가 바로 ‘푸조(Peugeot)'다. 오늘날에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 및 디젤차에 대한 인식 변화로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푸조가 독특한 구동 시스템으로 다시 혁신을 노린다. 기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를 기반으로 하면서 풀 하이브리드의 장점까지 품은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이하 푸조 308)‘가 주인공이다.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48V 전압 시스템을 쓴다는 점에선 기존 MHEV와 같다. 분명한 차이는 풀 하이브리드(HEV)와 같이 전기 모터만으로 시속 30km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심 주행 환경에서는 전체 주행 시간의 약 50%를 전기 모드로만 달릴 수 있다. 다시 말해 HEV의 장점인 전기차와 비슷한 주행 성능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콤팩트한 구조가 합쳐진 셈이다. 높은 연비 효율과 적은 CO2 배출량은 물론, 경쾌한 주행 성능까지 선사함과 동시에 가격은 풀 하이브리드 대비 낮다는 점이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자랑거리다.
■ 푸조 디자인은 얼굴로 말한다
푸조 308은 정통 해치백 타입을 고수하고 있다. 경쟁 차종으로 생각나는 폭스바겐 골프와 비교하면 날카로우면서도 매혹적인 인상이 시선을 잡아끈다. 전면에서는 사자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 주행등이 푸조 브랜드 정체성을 잘 살리고 있다. 최근 푸조는 숫자로 된 모델명을 보닛 하단에 배치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며, 새로워진 엠블럼과 함께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그래픽의 그릴이 스포티한 매력을 더한다. 실제로 공력 계수도 0.28Cd 수준으로 우수한 편이다.
측면에서 바라본 해치백은 다이나믹한 인상이 풍긴다. 전장은 4,374mm, 전폭 1,850mm, 전고 1,465mm로 누구라도 운전에 자신 있어 할 정도의 차량 크기다. 후면부에서는 푸조 브랜드 개성이 전면만큼이나 도드라지는데, 사자 발톱이 할퀸 형상의 리어 램프가 인상적이다. 트렁크는 412L 수준이며, 뒷좌석을 폴딩하면 약 1,323L로 늘어나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차량 실내로 들어오면 푸조가 자랑하는 i-cockpit 인테리어 디자인이 감성을 자극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디자인을 보여준 적이 없는 브랜드가 바로 푸조다. 이번 308은 직선을 강조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스티어링 휠은 위 아래가 잘린 형태에 크기 또한 작아 두 손으로 잡고 돌리기 편안하다. 그 위로 올라선 디지털 클러스터는 속도를 비롯한 일부 정보 표기에 3D 효과를 넣어 독특함을 더했다. 센터스크린은 10인치에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i-toggle 디스플레이로 멋과 편의성을 다잡았다. 특히 그린 컬러 스티치와 함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 등에 동일한 컬러를 넣은 부분에서 센스가 돋보인다.
이번 시승한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GT 트림으로 알칸타라 패브릭 시트를 비롯해서 마사지 기능, 운전석 전동 시트, 선루프 등 옵션 사양이 적용됐다. 시트는 편안하면서도 타이트하게 몸을 잡아줘 만족스럽다. 정통 해치백 타입의 디자인 탓에 2열 공간이 비교적 넉넉하지는 않지만 딱히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 스마트 하이브리드가 뭔가요?
푸조 308은 3기통 1.2리터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 엔진과 e-DCS6 변속기를 조합한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가 가장 큰 특징이다. 이것이 특별한 이유는 배터리 규격을 두고 봤을 땐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와 같지만, 전기모터가 변속기가 기어 박스 내에 통합된 구조 덕분에 순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기존 MHEV에 적용된 모터는 엔진을 서포트하는 역할에 그치지만 해당 시스템은 모터로 변속기를 구동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스텔란티스 측 설명이다. 전기차와 비슷한 정숙성,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장점인 경제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실제 차량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때는 전기 모터만으로 가속해 마치 전기차와 같은 느낌을 주며, 차량 정체 구간에서 역시 전기모터 구동만으로 시속 30km 이하 수준에서 주행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주행 중 브레이크를 해제했을 때 역시 저속으로 전기 주행이 가능하고, 주차 시에 역시 전기 모터만을 사용해 섬세한 조작이 가능한 점 역시 차별화된 부분이다.
푸조 308에 탑재된 가솔린 엔진은 최고 출력 136마력에 23.5kg·m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더해진 전기 모터는 최고 출력 15.6kWh, 최대 토크 51Nm 힘을 갖췄으며 구동 배터리는 0.89kWh의 에너지를 가진 수냉식 48V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했다. 이 둘의 합산 출력은 최고 145마력이다. 연비는 복합 15.2km/l, 도심 14.1km/l, 고속 16.7km/l의 효율을 낸다.
■ 변속기 울컥거림은 옛말...경쾌한 핸들링과 주행 성능 돋보여
이번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승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변속기와 연비였다. 먼저 변속기를 봤을 때 푸조는 과거 DCT라는 변속기로 울컥거림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새롭게 적용된 e-DCS6 변속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만족스러운 부분은 부드러운 스타트, 저속 주행에서의 전기 모터 구동이다. 시속 30km 이하에서 마치 전기차나 HEV와 같은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빠른 변속과 낮은 동력 손실률 덕분에 주행에서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대했던 부분 중 하나인 연비 역시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서울 마포구에서 경기도 오산시까지 퇴근길, 교통 체증이 빈번한 도심과 한산한 고속도로가 뒤섞인 55km 구간에서 보여준 연비는 리터당 16.3km다. 전기 모터의 적극적인 활용,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서 이같은 높은 효율을 보여준 것으로 짐작된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유럽 해치백 차량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탄탄한 주행 느낌을 기본적으로 가져가며, 푸조가 자랑해온 민첩한 핸들링도 두말하면 입 아프다. 반면 1.2리터 가솔린 엔진은 아주 정숙하거나 부드러운 질감은 느끼기 어렵지만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 특히 하이브리드 특유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적합해 보인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알뤼르 트림 3천990만 원, GT 트림은 4천650만 원이다.